통 크게 지갑 여는 중년남성들의 ‘소비본능’
통 크게 지갑 여는 중년남성들의 ‘소비본능’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5.12.1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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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 교수/한국관광연구학회 회장
▲ 김기영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 교수/한국관광연구학회 회장

자신을 위해 돈을 쓰려던 행동이 지극히 인색했던 50~60대 가장들의 소비패턴과 달리 최근  30~40대 중년남성들이 시장의 큰손으로 대접받고 있다. 오프라인 쇼핑은 물론 온라인쇼핑에서도 매우 소극적이었던 중년남성들에게 구매패턴과 구매유형에 대한 변화의 조짐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여성들보다 쇼핑에 관심이 적었던 30~40대 남성들이 최근 쇼핑이나 소비시장에서 매가톤급 고객으로 부상한 것은 소비환경의 패러다임이 새롭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예전에는 쇼핑이나 상품을 구매하려면 매장에 직접 찾아가 시간을 들여 발품을 팔아야 했지만, 기술의 진화로 사무실이나 집 등 장소를 불문하고 간단하게 쇼핑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이런 현상은 새로운 소비계층과 시장을 형성해 성장 가능성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관련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네 과거 중년남성들을 생각해 보라! 오직 일만 하고 돈만 버는 존재였을 뿐, 소비의 영역에서는 그다지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만끽하고 자유와 개방의 가치를 경험한 현재의 30~40대 중년남성은 자신만의 감정을 발견하고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어느 때 부터인가 자신을 위한 소비형 투자는 물론 더 나아가 가족을 위한 소비에도 과감해진 것이다. 특히 해외직구 규모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가장 통 크게 지갑을 연 것 역시 30대 남성들이었다. 국내 최대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이 올해 해외직구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성별과 연령에 따른 1인당 구매금액을 조사한 결과 ‘30대 남성’의 평균 구매 단가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50대 남성의 객단가는 전체 고객보다 약 31%가 높아 해외직구 성장세에 지대한 공을 새우고 있다.

한편 제일기획은 검색 키워드를 기반으로 조사한 결과 40대 남성들의 관심사는 20~30대 못지않게 패션, IT, 캠핑, 키덜트 문화, 요리 등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모바일 쇼핑의 대중화로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게 되고 결재 절차도 간편해지면서 온라인 쇼핑에 소극적이던 중년남성들이 새로운 ‘O2O 소비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그동안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왔던 사치품이나 명품시장에서도 남성들의 비중이 커지게 되면서 국내 대형마트나 쇼핑몰 및 백화점들의 발 빠른 움직임도 엿볼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전체 고객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증가해 지난해 32%까지 늘어나 남성들을 위한 전문관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이에 구매력이 높은 중년 아빠들의 소비층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전략을 모색 중이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국내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글로벌 소비자들의 소비패턴과 쇼핑문화가 트렌드로 정착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 미국의 컨셜팅업체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남성들의 소비 금액이 과거 4년 전에 비해 무려 55% 이상 급증해 여성들의 소비율을 월등히 능가했음을 밝혔다. 세계적인 명품시장의 매출액도 여성과 남성의 비율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수치로 보여준 것이다.

이렇듯 소비 시장이 남성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중년 남성들의 소비 본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자동차나 전자제품을 구매하는 것에 머물렀던 남성들의 소비유형이 시계나 의류, 화장품, 가방 등 주요 소비재 카테고리 제품으로 확장되고 있다.

국내외 소비트렌드 전문가들 또한 여성 명품 브랜드들의 전성기는 지나가고 있는 가운데 남성전용 명품이 태동 단계를 거쳐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런 기회를 놓칠세라 국제적인 유통 채널기업까지도 합세해 30~40대 중년남성들의 지갑을 향한 시선을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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