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가 큰 인기를 끌면서 경쟁사들도 신제품을 속속 내놓는 등 겨울철 만두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비비고 왕교자는 지난 11월 말까지 누적매출 1천억 원을 돌파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성장한 700억 원의 매출 성과를 이뤄냈다. 인기에 힘입어 국내 만두시장 점유율 1위 탈환에도 성공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왕교자의 흥행 요인으로 원물의 맛을 극대화한 점이 주요했다고 평가했다. 돼지고기와 채소를 갈아 만두소를 만들던 기존 방식과 달리 원물을 큼직하게 썰어 넣어 씹는 맛을 살렸다. 개당 중량도 기존 13g에서 35g으로 크게 늘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내 교자만두 시장이 2013년 983억 원에서 2014년 1145억 원으로 크게 성장했다”며 “비비고 왕교자의 인기가 시장 규모 확대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고 자평했다.
CJ제일제당의 이러한 성공에 경쟁사들도 자극을 받았다. 동원F&B는 최근 프리미엄 만두 ‘개성 제주돼지 왕만두’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찹쌀과 찰보리, 감자가루를 넣어 식감이 더욱 쫄깃한 개성식 만두피에 제주산 생 돼지고기와 양배추, 양파, 부추, 무, 배추, 마늘 등 6가지 국내산 채소가 어우러졌다. 반죽 속 공기를 제거하면서 기존 ‘개성 왕만두’ 제품보다 만두피가 얇다. 가격은 469g짜리 2개 묶음에 9500원이다.
롯데푸드도 프리미엄 신제품을 내놨다. 롯데푸드는 검은콩두부로 만두소를 만든 ‘엔네이처 검은콩두부 왕교자’를 선보였다. 대표적인 블랙푸드로 꼽히는 국내산 검은콩 두부와 흑임자를 넣어 고소한 맛이 강하다. 또한 국내산 돼지고기로 만두의 30% 이상을 채우고 국내산 양배추, 양파, 부추를 더했다.
롯데푸드는 1등급 밀가루를 얇고 탄력 있게 반죽해서 찌면 쫄깃한 맛이, 구워내면 바삭한 맛이 잘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찐만두, 군만두, 물만두, 만둣국 등 취향에 맞게 조리가 가능하다. 개당 무게도 35g으로 늘려 기존 교자만두(14g)보다 두 배 이상 크다. 대형마트 기준 가격은 9480원(840g)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왕롤만두에 이어 검은콩두부 왕교자까지 차별화된 만두 제품 으로 올 겨울 시장을 공략하겠다”며 “앞으로 엔네이처 만두의 제품별 라인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식품도 지난 15일 ‘생(生)왕교자’를 출시하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제품은 국내산 1등급 생 돼지고기를 사용해 고기 누린내가 나지 않으며 부추, 양배추 등 얼리지 않은 채소를 큼직하게 썰어 넣어 원물 그대로의 맛을 살렸다. 또한 밀가루와 찹쌀가루를 최적의 비율로 배합하고 1천 번 이상 치대는 과정을 거쳐 만두피가 쉽게 찢어지지 않고 쫄깃하다. 중량도 37g으로 크게 키웠다.
한편 국내 냉동식품 시장은 연간 7천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중 냉동만두가 3400억 원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CJ제일제당(32.9%)과 해태제과(19.9%)가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풀무원과 동원F&B, 오뚜기가 각각 10%대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 냉동만두는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은 다 비슷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좋은 재료를 쓰고 크기를 확대한 프리미엄 제품이 등장하면서 냉동만두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소비자 니즈가 프리미엄 쪽으로 옮겨가게 되면 기존 제품 라인이 약화될 수 있겠지만 프리미엄 제품 단가가 높아 수익성은 더 좋아져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