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수건 쥐어짜기? ‘원가절감’ 노력한 만큼 보인다
마른수건 쥐어짜기? ‘원가절감’ 노력한 만큼 보인다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6.01.0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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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역량에 따라 식자재 절감 폭 달라져… 인재 육성도 보이지 않는 원가절감

지속되는 경기불황에 외식업체마다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 한창이다. 고객들은 선뜻 지갑 열기에 주저하고 있으며 신규 고객 유치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특히 수익성 확보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원가절감에 치밀해질 것을 주문한다. 더러는 마른 수건을 쥐어 짜봤자 무엇이 나오겠냐는 하소연이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원가절감의 기회는 곳곳에 숨어있다.

원가절감은 보통 식자재비와 인건비, 기타 제반비용에서 생각할 수 있지만 인력과 기타 제반비용 등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폭적인 절감이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원가절감의 핵심이 식자재에 있다고 말한다. 즉 식자재와 연계된 다양한 부분에서 원가절감을 꾀해야만 장기 불황의 늪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조언이다. 

식자재 원가절감 “나에게 맞는 유형을 찾아라”

식자재를 통한 원가절감은 단편적으로 가장 저렴한 식자재를 찾는 것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저렴한 식자재만을 공수하는 것은 품질의 보증이 쉽지 않을뿐더러 메뉴의 맛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이는 원가절감 때문에 맛을 포기해 충성고객마저 놓치게 되는 비극을 맛볼 수 있다.   

그렇다고 가격 대비 품질 좋은 식자재를 공수한다고 전국 방방곳곳을 뒤질 수 없는 노릇이다. 직접 발품을 파는 것은 효율성 측면에서 매우 낮지만 그럼에도 몇몇 전문가들은 초보일수록 발품을 파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진경수 라 싸브어 오너 셰프는 “발품을 팔수록 좋은 식재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도매시장은 물론 대형마트, 재래시장, 농장 등을 두루 다녀 보는 것이 좋다”며 “시기마다 식재의 질이 달라 되도록이면 제철식재를 사용하고 가격 등락폭에 대한 시세 감각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직접 발품을 팔기 어렵다면 식자재유통 전문업체의 위탁을 생각할 수 있다. 대부분의 위탁업체들이 다양한 상품을 구비하고 있는데다 원하는 품목을 원하는 시간대에 정확히 배송받을 수 있어 효율성이 매우 뛰어나다. 

또한 거래를 장기간 유지하고 거래 금액이 일정하다면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따라온다. 최근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고객 유치 경쟁이 붙으면서 단순한 식자재 공급에 그치지 않고 각 사마다 컨설팅과 메뉴 제안 등을 내세우고 있다. 각 업체별로 어떠한 특징이 있는지 자세히 살펴본 후 나에게 맞는 위탁 업체를 선정한다면 적잖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밖에 협동조합 등을 통한 공동구매로 식자재 구입 가격을 낮출 수 있다. 한국외식산업협동조합은 지난 2013년부터 공동구매를 통해 회원사들에게 이익을 돌려주고 있다. 

장기조 한국외식산업협동조합 부이사장은 “협동조합을 통한 대량 구매와 농산물 계약재배가 활성화된다면 유통합리화 효과도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다”며 “식재 구입이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재 선별과 육성에 관심을 쏟자

인력의 전문성을 키우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인력 감축이 현실적으로 어려울지언정 업장의 효율성을 최대한 살릴 줄 아는 인재의 선별은 가능하다는 얘기다. 
고재길 아워홈 수석 조리부장은 “다수의 주방장들이 원가의식 없이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고 감각이 뛰어난 주방장이라면 고용비가 더 들더라도 채용하는 것이 원가절감의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주방에서 다듬는 채소와 잘라내는 고기 등의 원가가 얼만지, 혹은 수율이 몇 %나 되는지를 의식하고 조리하는 주방장이라면 원가절감에 상당한 기여를 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감각을 갖추지 못한 주방장이라면 그 매장은 축적된 식재 로스에 적지 않은 원가부담을 져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수 인력을 고용하기가 어려운 환경이라면 프랜차이즈를 검토하는 것도 좋다. 프랜차이즈는 시스템의 단순화와 표준화를 통한 운영의 효율성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최소한의 인력만으로도 매장 운영을 가능케 한다. 

박대훈 본아이에프 본설렁탕 기획팀장은 “본설렁탕은 주문 후 2분 이내 음식제공이 가능한 시스템을 실현하고 있다”며 “식재 전처리율이 90%에 육박하고 사용 식재가 20여 가지에 불과한데다 맛과 품질의 편차가 없는 육수 완제품 사용으로 최소한의 인력만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정기적인 직원교육으로 주인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보이지 않는 원가절감이다. 즉 일정한 성과를 거둔 직원들에게 인센티브 등의 혜택을 주면서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려 신규 고객 유치를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갖가지 찬과 사이드 메뉴를 셀프로 가져다 먹을 수 있는 샐러드바를 도입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인건비 절감 효과도 낼 수 있다. 이밖에 식재 로스를 사이드메뉴로 활용하는 것도 원가절감의 좋은 아이디어다. 서울 연남동에 위치한 ‘규자카야모토’는 메인 요리의 로스 식재를 활용해 멘치까스, 한우마파두부, 모토검보, 한우소꼬리우동 등의 다양한 사이드 메뉴를 개발해 고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한충희 규자카야모토 대표는 “지방이 적은 설깃살이나 자투리 부위 등 필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로스 식재를 적정비율로 배합해 조리 방식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메뉴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며 “고객들도 쉽게 볼 수 없는 새로운 메뉴와 맛에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선택은 꼼꼼히 

매장 운영에 자신이 없거나 자영업으로 실패를 경험한 예비 창업자들이라면 본사 지원이 확실한 프랜차이즈를 적극 검토할 것이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식자재 원가절감이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본사는 식자재의 합리적인 가격 책정과 물류 공급까지 도맡으면서 가맹점의 원가절감을 돕는다고 말하나 식자재 공급을 통한 본사 수익 창출 측면을 고려할 때 원가절감의 한계치가 어느 정도는 있다. 그렇다고 본사의 식자재를 사용하지 않고 독자적인 식자재 구입에 나설 순 없다. 이는 본사의 운영 방식을 거부하는 것으로 프랜차이즈 성격과 거리가 멀다. 

이러한 이유에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려는 예비 창업자라면 본사의 정책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식자재 공급 비용은 물론 인테리어 및 기물 비용, 운영 방식, 로열티 등을 비교해보고 신중한 선택을 내려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식자재 하나만 놓고 원가절감을 논할 수 없다”며 “마케팅과 메뉴개발, 클레임 처리 등 다양한 부분의 효율성은 물론 일정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영업보다 원가절감 측면에서 훨씬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몇몇 전문가들은 매장 입지를 선택할 때 중심상권만을 믿지 말라 말한다. 즉 아이템에 맞는 고객층을 선정한 후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입지 분석이 뒤따른다면 임차료도 절감할 수 있고 일정 수준의 고객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면요리전문점은 아이템에 따라 상권이 달라질 수 있다”며 “칼국수의 경우 주택가 상권과 밀접해 있어야 주부 및 가족 단위 고객이 유입돼 매출 안정을 꾀할 수 있지만 우동이나 파스타, 일본라멘 전문점은 젊은 층이 많은 상권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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