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하락에 비용은 증가, 현금 유동성 악화 이어져
새해가 시작되면서 국내 식품·외식업계의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식품·외식기업은 대부분 새해 1/4분기 지출사업을 최소화하는 등 재무구조 안정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규 투자와 사업확장보다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이 앞으로 1~2년 안에 경제위기가 닥칠 것으로 내다보는 등 불황의 골이 더 깊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종합식품기업 A사는 지난 연말부터 그룹 재무부서에서 전 계열사의 예산집행업무를 관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는 2016년 예산집행 계획이 마무리되는 3월까지 지출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견 외식 프랜차이즈업체인 B사도 지난해 사실상 적자매출을 기록한 뒤 새해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B사 관계자는 “지난해 가맹점 매출이 크게 떨어져 창업 이후 첫 적자를 기록할 뻔했으나 연말 지출을 통제해 가까스로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이는 계수(計數)상 이익일 뿐 현금 유동성 측면으로 볼 때 적자와 마찬가지였다”고 털어놓았다.
시중 외식업체도 지난해 매출이 크게 떨어진데다 새해 전망은 더 어둡다는 입장이다. 이들 외식업체는 매출 하락은 물론 올해 최저임금이 오른 데다 식재비, 임대료 등 비용부담이 크게 증가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메르스 여파로 외식업소의 매출이 평균 40%까지 떨어진 뒤 이렇다 할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외식업계의 매출이 떨어지면서 식품업계도 동반추락하고 있다.
중견 소스·양념 제조업체인 C사는 지난해 8월 진정세를 보이던 매출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크게 떨어져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해외사업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C사 관계자는 “문제는 새해 경기전망이 더 어둡다는 사실”이라며 “외식업계가 본격적인 불황기로 접어들게 되면 식품업계도 동반 침몰할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