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 중심에 들어선 외식업계
장기불황 중심에 들어선 외식업계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1.0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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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외식업계 동향을 보면 10여 년 전 일본외식업계와 너무도 흡사하다. 지난 1990년대 초 일본의 거품경제가 무너지면서 장기불황이 시작되고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자 외식시장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일본 외식업계는 1997년 성장의 정점을 찍은 이후 무섭게 무너지기 시작한다. 소비자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았고 외식업 매출은 40~50%나 떨어졌다. 외식업체들은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에 맞춰 저가 메뉴를 대거 출시했고 가격 파괴를 내세운 저가 브랜드도 우후죽순 탄생하기 시작했다.

10년 전 일본 외식업계와 닮은 꼴

국내 외식업계가 지난 10여 년 전 일본 외식업계와 닮은 점을 살펴보면 첫째 저가를 선호하는 소비자들로 인해 편의점 도시락 매출이 급등하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점심시간이면 편의점마다 도시락을 사기 위해 수십 명씩 줄을 서 있는 모습이나 소형 승합차 등을 이용해 건물 뒤편에서 도시락을 파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최근 국내 편의점업계 도시락시장은 뜨겁기만 하다. 지난달 10일 출시한 CU의 백종원 한판 도시락과 매콤 불고기정식 등은 2주만에 100만 개가 팔리는가하면 GS25의 김혜자도시락, 세븐일레븐의 혜리 도시락, 미니스톱의 에드워드 권 도시락 등 유명인을 앞세운 도시락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올해 세븐 일레븐, GS25, CU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5%, 54.2%, 46.1%나 성장했다. 이런 성장추세로 인해 편도족(편의점 도시락 족)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과거 일본에서는 도시락 판매가 급등하자 오피스타운의 외식업체들이 자체 도시락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례가 급증하기도 했다. 향후 한국도 몰에 입점한 외식업체들이나 오피스가의 점포들은 자체 도시락을 만들어 입구에서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도시락 판매의 급성장뿐이 아니다. 일본 세븐일레븐에서 시작돼 모든 편의점에 붐을 일으킨 100엔 편의점카페도 마찬가지이다. 지난해 1월 한국 세븐일레븐이 카페를 시작한 뒤 지금은 거의 모든 편의점에서 1천 원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일본의 닮은꼴이다.

극도의 단맛 추구하는 장기불황형 소비

두 번째는 일본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해지자 생산원가를 줄일 수 없는 기업들은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제품의 양을 크게 늘려 고객을 불러들였다. 한국도 최근 가격은 올리지 않고 양을 늘린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30대의 젊은 소비자들의 경우 1ℓ 대용량 커피인 핵사이즈(4천 원)나 6kg의 포대건빵(1만3300원), 2kg의 누네띠네(9450원) 등 대용량 제품을 즐겨 찾는 등 벌크(bulk)형 소비가 많아지고 있다.

세 번째 디저트의 범람이다. 일본 외식업계가 지난 20여 년의 장기불황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성장한 분야가 디저트다. 지난 20여 년간 일본 백화점의 식품부나 카페 등을 보면 디저트의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한국의 주요 백화점들도 2~3년 전부터 마치 ‘디저트전쟁’이라도 하듯 해외 유명브랜드나 지방의 유명 브랜드를 유치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본지의 자매지인 월간식당이 올 1월호에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14년과 2015년 사이 해외에서 수입한 디저트 브랜드만 30여 개에 이를 만큼 호황을 누리고 있다.

수입한 대다수 제품들은 한결같이 극도의 단맛을 추구하고 있다. 짧은 불황에는 소비자들이 매운 맛을 선호하지만 장기불황에는 단맛을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가격 또한 만만치 않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이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추구하고 있으나 디저트만은 전혀 다른 소비성향을 보이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그야말로 작은 사치의 전성시대라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외식업체들이 저마다 ‘가격은 싸게 양은 많게’를 콘셉트로 개발한 메뉴를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등 과거 일본 외식업계와 닮은 일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도 장기불황 중심에 접어든 징후들이 외식업계 이곳저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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