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전성시대, 1인가구·스마트폰 확산 ‘폭풍 성장’
배달 전성시대, 1인가구·스마트폰 확산 ‘폭풍 성장’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6.01.08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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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고교 동창을 만난 회사원 L씨는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했다. 따로 음식을 만들기 귀찮았던 그는 요즘 인기 있는 배달 어플리케이션으로 회를 주문했다. 앱에는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업소들이 이름을 올렸다. 고객 평가를 볼 수 있어 선택에 도움을 줬다. 주문한 회는 배달 전용 포장용기에 잘 담겨 신속하게 도착했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친구와 동거하고 있는 30대 S씨는 가계부를 쓰다 새삼 놀랐다. 이번 달 외식비로만 40만 원에 가까운 지출을 했기 때문이다. 점심은 물론이고 저녁도 집에서 친구와 함께 음식을 배달·주문해 먹을 때가 많다. 늦은 저녁 친구가 출출하다며 또 배달 앱을 살펴보고 있다.  

최근 도시 젊은층 1~2인 가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렇듯 간편하고 편리하게 끼니를 해결하려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음식 배달 시장이 커지고 있다. 배달 어플리케이션 등을 운영하는 이른바 ‘푸드테크(food tech)’ 업체가 시장 확대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4년 배달 외식 56% 증가

국내 음식 배달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연 10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전체 외식시장(80조 원)의 약 13%를 차지하는 규모다. 배달 이용 빈도도 꾸준히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배달 이용 회수는 월 2.3회(2013년)에서 월 2.5회(2014년), 월3.4회(2015년)으로 늘었다.

월 평균 배달음식(테이크아웃 포함)을 구매하는 데에는 약 6만 원을 사용했다. 특히 2014년에서 2015년 증가폭이 컸다. 스마트폰 등 기기의 확산으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는 배달외식이 전년에 비해 56%, 포장외식이 47% 증가하는 등 배달과 포장외식이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런 배달 시장 확대에는 1인 가구의 증가와 배달 앱 시장의 성장이 한몫했다. 1인 가구의 외식 중 배달 비중은 14.1%로 2인 이상 가구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2014년 26.5%였고 곧 34.3%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배달앱 이용자 2배 증가

배달 시장 확대는 배달 앱이 이끌고 있다. 지난해 앱을 통한 배달 이용 규모는 약 2조 원으로 추산된다. 2014년 1조 원에서 1년 만에 2배로 급성장했다. 이용자도 2014년 18.2%에서 지난해 41.5%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앞으로 이용하겠다는 비율도 약 50%에 달해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배달의민족 이용 건수는 전년에 비해 50%가 늘어나는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 배달 앱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주요 3개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지난해 이용 건수가 50%의 이용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배달 앱 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이 커지자 대기업도 뛰어들었다. LG유플러스는 페이나우 샵을 지난해 8월 출시했다. 페이나우 샵은 고객과 음식점, 배달대행업체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접수부터 배달대행요청, 신용카드 결제, 매장홍보, 고객관리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한꺼번에 운영할 수 있다.

해산물, 떡볶이…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

기존 치킨과 중국 음식, 피자, 족발 등에 한정됐던 배달 서비스 음식 메뉴도 확대됐다. 단순 주문 중개에서 배달 대행까지 사업을 넓힌 탓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8월부터 외식배달 서비스인 배민 라이더스를 운영하고 있다.

▲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민라이더스.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고객이 앱으로 주문하면 배달원이 음식을 받아 전달해주는 방식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라이더스가 기존 배달을 하지 않던 업소나 메뉴까지 확대한 차별화된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의 유명한 스시집의 스시나 이태원의 유명 수제버거를 편하게 먹고 싶은 곳에서 먹을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서울 송파, 강남에서 서비스하고 있으며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월 평균 48%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의 메뉴도 안방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배달 서비스 업체 미친물고기는 노량진수산시장을 중심으로 회와 해산물만 전문적으로 배달한다. 지난해 8월 시작해 가입자가 매월 2배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친물고기는 향후 가락동수산시장과 부산 자갈치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국민 간식 떡볶이도 배달 대열에 합류했다. 분식 프랜차이즈 죠스떡볶이는 지난해 12월부터 배달해주는 죠스 딜리버리를 운영하고 있다. 죠스떡볶이는 주문과 배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배달 메뉴를 구성하기도 했다. 3인세트부터 패밀리세트까지 세 가지를 마련했다. 

죠스떡볶이 관계자는 “지난해 일부 매장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고객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며 “앞으로 전국 모든 매장에서 서비스가 되도록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엽기떡볶이와 신전떡볶이, 국대떡볶이 등도 수도권 일부 매장에서 배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업소 새 수익원 제공, 소비자 만족도 숙제

배달 앱과 서비스 대행은 외식업소에게도 새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배달 전문점에는 주문량을 늘려주고 매장에만 의존하던 업소에는 배달이라는 새 수익원도 제공한다.

특히 일부 배달 앱은 논란이 많았던 내부결제 수수료를 ‘0’%로 낮춰 업소의 부담을 대폭 줄여주고 있다. 실제 놀부가 운영하는 떡볶이 브랜드 공수간은 배달의민족, 요기요와 제휴를 맺은 후 배달 주문을 통한 매출이 전체의 30% 넘게 올랐다.

요기요 관계자는 “배달대행 시장은 기존에 배달되지 않던 음식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퀵서비스 업체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행 업체는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배달 앱 업체가 홍보와 마케팅을 강화한다면 시장의 성장 속도는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풀어야할 숙제도 적지 않다. 우선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지난해 11월 한국소비자원이 점유율이 높은 3개 앱을 대상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5점 만점에 3.42점으로 나타나 미흡하다는 평가다. 정보제공과 결제 용이성 등 주문 시스템에 대한 만족도는 대체로 3.5점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맛에 대한 신뢰와 문제 조치 등 음식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비교적 낮은 점수에 머물렀다. 맛이 중요한 외식업계에서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앱과 전화를 통한 주문 음식의 인식 차이에서도 4명 중 한 명은 전화 주문한 음식의 양이 앱보다 더 많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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