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세계화의 청신호
한식세계화의 청신호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1.08 1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철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 이철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미국식품공학회(IFT)에서 발간하는 푸드테크놀로지(Food Technology) 최근호(2015년 11월호)에 고추장에 관한 칼럼이 실렸다.

한국음식, 그것도 맛의 기본이 되는 소스류가 미국 최고의 식품학 저널에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한국음식에 대한 미국인의 인지도가 높아졌음을 반영한 것이다.

칼럼을 쓴 선임편집자 카렌 네체(Karen Nachay)는 최근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요리의 중심에 고추장 맛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태국음식의 스리라차(sriracha) 핫소스와 비교하면서 한국요리뿐만 아니라 미국 정통요리, 바비큐 등의 매리네이드 소스로 우수한 가능성을 예견하고 있다.

초고추장, 쌈장, 비빔밥 고추장 등을 소개하면서 미국의 유명 요리사들이 토마토케첩, 샐러드드레싱 등과 혼합해 고추장 특유의 소스 신메뉴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고추장은 월마트, 홀푸드 등 미국 굴지의 슈퍼 체인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고추장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우리 식품산업의 역할이 컸다. 필자가 알기로는 CJ제일제당, ㈜대상, 샘표식품 등이 그동안 고추장을 비롯한 소스류 개발에 남다른 공을 들였고 세계시장에 소개하는 노력을 많이 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남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각국의 유명 셰프들을 초청, 각 지역에 맞는 소스류를 공동 개발하는 노력을 했다. 우리 연구진들이 현지에 가서 그들의 음식문화와 맛 기호에 맞춘 한국형 소스류를 개발했다. 이러한 노력은 K팝에 이어 K푸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식세계화를 위한 학계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그동안 우리음식 특히 발효식품에 대한 연구 논문은 1천 여편이 넘으며 이 중 상당부분이 영어로 발표됐다.

2001년 출판된 ‘한국의 발효기술(Fermentation Technology in Korea, 고려대학교출판부)’에는 우리나라 발효식품에 대한 연구논문 420여 편의 영문요약이 수록돼 있다. 이 책은 그 해 서울에서 열린 ‘세계식품과학기술대회(IUFoST)’에 참석한 680여 명의 외국 식품학자들에게 배포됐다.

그 이후에도 학계는 우리음식에 대한 국제심포지엄을 자주 개최하고 외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참석해 우리 음식에 대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지난 2007년에는 미국 시카코에서 열린 IFT 연차총회에서 처음으로 한국식품과학회가 조직한 ‘김치심포지엄’이 개최됐다. 국내에서는 전주 국제발효식품엑스포가 수년째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2012년에는 ‘한국 고추장의 과학과 기술(Science and Technology of Korean Gochujang)’ 영문판이 출판됐다. 이러한 학계의 노력이 한식 세계화를 선도하고 있다.

고추장을 비롯한 한국의 발효음식은 한식의 맛(flavor)을 결정하는 요소이다. 간장, 된장, 고추장, 젓갈, 김치 등 발효음식은 고유의 맛(taste)과 향(aroma)으로 우리음식의 특색을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이들 발효음식은 발효과정에서 형성되는 분해산물로 인해 특별한 건강기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과학적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콩 발효식품의 항암성, 김치의 프로바이오틱 효과 등 외국의 다른 식품에서 찾기 어려운 생리기능성들이 보고되고 있다.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5대 건강식품에는 우리의 콩발효식품과 김치가 모두 포함돼 있다. K푸드가 뜨는 이유다.

세계는 지금 지난 1세기를 지배해온 현대영양학의 오류로 인해 비만과 각종 대사성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정제된 영양소의 과잉섭취로 병들어 있는 선진 부유국들의 식사문제를 한식으로 고쳐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밥과 김치, 된장국, 고추장찌개로 구성된 한국인의 기본식단이 세계인의 건강 식단으로 소개될 날이 멀지 않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