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차원의 외식업 진입장벽 높이기
민간차원의 외식업 진입장벽 높이기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6.01.1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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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으로 안전한 창업

최근 경기불황을 넘어 경제위기설까지 나오는 와중에도 외식산업은 미래 성장산업으로서 발전 여지가 충분하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같은 전망에도 불구, 최근 외식업계는 폐업한 사업자가 창업자 수를 넘어서는 등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를 비롯한 각 기관, 단체의 외식산업 전망도 밝지 않다. 이런 가운데 외식업은 여전히 창업 아이템의 1순위로 꼽힌다. 결국 수많은 외식업종 중 어떤 아이템의 창업이 안전할까에 집중해야 한다. 과거와 같은 ‘대박’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외식창업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성장 가능성이 높다.

또 수많은 창업자들은 외식산업의 미래를 여는 주인공이다. 어떤 창업이 안전한지 다시 한 번 짚어본다. 국내 외식산업은 규모 74조 원, 종사자 200만 명인 거대 산업으로 성장했다, 앞으로 10년 안에 100조 원이 넘는 미래 주요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서민경제의 기반이자 농수축산업의 최대 소비처로서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성장산업이다. 하지만 창업의 측면으로 볼 때 외식산업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높은 리스크를 갖고 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간 174만 개의 외식업소가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자영업종 가운데 22.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지난해 폐업한 외식업체는 18만 개에 달하는데 비해 창업한 업체는 13만 개였다는 ㈔한국외식업중앙회의 조사결과도 나왔다.

폐업한 외식업체 대부분은 소규모 점포를 창업했던 영세 자영업자들이다. 한국고용노동연구원이 발간한 ‘2015년 상반기 노동시장 평가와 하반기 고용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임금근로자 취업자는 전년보다 43만2천여 명 늘었지만 영세자영업자는 10만1천여 명이 줄었다. 이 중 영세외식업자가 다수 포함돼 있다.

외식업은 우리나라 자영업계의 대표적인 레드오션이다. 외식 자영업자의 폐업이 크게 늘어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이유로 낮은 진입문턱에 따른 과당경쟁이 꼽힌다. 지난 2014년 9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세자영업자의 월 평균 매출은 2010년 990만 원에서 2013년 877만 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자영업자가 신고한 월 소득은 2인 기준 86만 원으로 같은 기간 직장 근로자 평균소득(287만 원)의 30%에 그쳤다. 또 중소기업연구원은 최근 영세자영업자의 창업 후 생존율은 1년 후 83.8%, 3년 후 40.5%, 5년 후 29.6%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영세자영업자 10명 중 7명은 5년 안에 문을 닫는 셈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6월 한국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종 중 음식점 등의 비중은 27.4%로 OECD(15.8%·2011년 기준)의 약 2배에 달했다. 과당경쟁으로 자영업자의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식업 창업을 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꾸고 전문교육 등 일정한 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진입장벽 높이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훈 외식업중앙회 경영정책국 부장은 “아무나 쉽게 창업하는 음식점이 아니라 일정 기준 이상이 돼야만 창업할 수 있게 한다면 과당경쟁과 저품질 음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이 자유로운 시장 진입과 목숨을 건 경쟁의 끝에서 적자생존이라는 잔인한 구조조정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같은 진입장벽 높이기는 정부 정책 등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외식산업계 등 민간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반면 정부가 개입한다면 민간산업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아직까지는 창업 희망자 스스로 외식 아이템과 규모, 입지조건 등을 선택해 레드오션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외식업이라는 레드오션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더 열악한 시장이 되고 있다. 이같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일본 외식기업들이 ‘잃어버린 20년’을 관통하며 선보였던 ‘저가격화, 제품차별화, 멀티브랜드화’ 등을 참조해야 한다.

일본 외식기업 ㈜토리키조쿠(鳥貴族)는 주부들을 고용해 조리를 맡기는 방법으로 280엔의 저렴한 메뉴를 선보였다. 지난 2001년 창업한 다이아몬드다이닝은 멀티 브랜드전략으로 크게 성공했다. 다이아몬드다이닝은 무려 171개의 브랜드를 론칭한 뒤 각각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해 34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사례를 볼 때 기업화한 외식프랜차이즈의 경쟁력이 일반 독립 외식업체보다 앞서고 있다. 낮은 가격을 통한 ‘가성비’ 살리기와 제품 차별화, 다양한 브랜드 등은 외식프랜차이즈 기업의 자본과 경영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한다.

우리보다 앞서 외식업의 산업화를 이룬 일본의 회사법인 외식업 종사자는 지난 2013년 기준 405만3038명으로 우리나라의 24만1149명보다 20배 이상에 달한다. 반면 개인사업체의 외식업 종사자는 한국이 173만5213명으로 일본의 164만254명보다 많다. 일본은 기업형 외식업체가 시장을 이끌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영세 외식자영업자 비중이 큰 실정이다.

지난 1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4년 기준 프랜차이즈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맹본부(프랜차이즈 본사) 수는 3360개로 전년보다 194개 증가했고 브랜드 수도 전년보다 7.5% 늘어난 4199개였다. 이중 외식업 브랜드가 3011개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대다수는 패스트푸드와 치킨전문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료를 보면 지난 2013년 기준 국내 외식프랜차이즈 직영점 및 가맹점 9만6557개 가운데 2만5819개가 닭·오리전문점이었고 1만1560개는 패스트푸드점이었다.

개인 점포를 포함한 닭·오리전문점은 전체 3만4987개로 프랜차이즈 비율이 73.8%에 달한다. 패스트푸드점은 전체 1만2699개 중 91%가 프랜차이즈 직영점 및 가맹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프랜차이즈 비율은 커피·음료업종에서 절반 수준(48.9%)으로 떨어지고 점포수가 가장 많은 한식점의 경우 전체 16만5816개 중 4405개로 2.7%에 불과하다.

외식업 전업종의 점포 43만304개 중 프랜차이즈 점포는 9만6557개로 전체 22.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한식과 중식, 일식 등의 프랜차이즈화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프랜차이즈 비율이 10%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화를 진행하면서 체계적인 가맹사업을 전개할 경우 외식업의 안전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가맹사업자들도 주먹구구식 창업에서 벗어나 프랜차이즈본사의 지원 아래 보다 안정적인 외식업을 전개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프랜차이즈의 순기능을 위해서는 건실한 가맹본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무작정 가맹점 확보에 나서지 않고 적정한 규모를 유지하면서 본부와 가맹점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매뉴얼을 구축해야 한다.

건실한 프랜차이즈기업을 중심으로 외식산업이 자리 잡을 때 각 본부가 가맹점 선별 과정에서 진입장벽도 높일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묻지마 창업으로 ‘쪽박’을 차게 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궁극적으로 국내 외식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시장 확대를 위한 유력한 대안을 프랜차이즈에서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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