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도시락… 업종 불문 춘추전국
불황속 도시락… 업종 불문 춘추전국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6.01.2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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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소 매출 타격 ‘우려’
▲ 최근 도시락 시장 규모가 커지자 편의점은 물론 배달 업체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옹가솜씨 도시락과 롯데마트 ‘나를 위한’ 시리즈, 세븐일레븐 ‘혜리도시락’, CU의 ‘백종원 도시락’(왼쪽부터). 사진=옹가솜씨・롯데마트・세븐일레븐・CU 제공

도시락 시장을 잡기 위한 업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반면 도시락 산업의 성장은 외식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푸드테크 회사 배달의민족 자회사인 배민프레시는 최근 ‘옹가솜씨’를 인수하며 도시락 사업에도 진출했다.

옹가솜씨는 지난 2008년 한식 전문가인 옹수민 셰프가 설립한 도시락·케이터링 전문 업체로 현재까지 15만 개 이상의 도시락을 판매했다. 최근 한식 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한 공을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한식 도시락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배민프레시, 도시락 업체 옹가솜씨 인수

배민프레시는 이번 옹가솜씨 인수를 통해 도시락 가정 배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자체 보유한 물류 시스템과 옹가솜씨의 도시락 제조 노하우를 결합시켜 수도권 거주 가구에 배달한다. 소비자는 배민프레시 앱으로 메뉴를 골라 결제만 하면 가정에서 도시락을 받을 수 있다. 메뉴와 가격 등은 현재 구성 중이지만 가격은 7천 원 안팎으로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별도의 배달 수수료는 없다.

배민프레시는 이번 도시락 배달 사업을 위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논현동에 도시락 전용 키친을 만들 정도의 열성을 보였다. 배민프레시는 앞으로 B2C뿐 아니라 B2B 기업 케이터링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배민프레시가 도시락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산업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배민프레시 관계자는 “도시락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10배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도어투도어 콜드체인과 결합한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도시락의 인기 속에 대형마트와 편의점도 공격적 마케팅으로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1월 품질을 높인 프리미엄 도시락 ‘나를 위한’ 시리즈를 출시했다.

‘나를 위한 9찬 반상’은 제육볶음과 맥적구이 등 다양한 반찬 9가지를 담아 간편하게 집에서도 한 끼를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어 도시락 관련 제품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형마트, 도시락 확대… 집까지 배송

이마트도 지난 7월 도시락 시장에 뛰어들어 양념치킨&함박스테이크도시락 등 5종을 출시해 전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최근 5개월간 6만 여개의 판매고를 올려 앞으로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대형마트는 온라인몰 구매에 자체 유통망으로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어 사실상 음식 배달과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외식업소의 실시간 배달과는 차이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온라인 구매 시 가정에서 받아볼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큰 차이는 없다”고 강조했다.

편의점 업계는 메뉴 다양화와 스타를 내세운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도시락 제품이 매출 증대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상반기 도시락 판매 신장률이 87.6%, CU는 41.0%, GS25는 38.9%를 기록했다. 특히 CU는 지난해에 비해 약 30%가 증가한 수치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매출 증대 효과를 제대로 본 걸그룹 멤버 혜리를 모델로 내세운 ‘혜리 도시락’ 마케팅에 총력이다. 이달 중 일반 도시락보다 2배 가량 비싼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전복이나 장어, 바닷가재 등의 해산물과 호주산 소고기 등을 사용하고 중량도 기존 450g 정도에서 720g으로 늘린다.

CU는 ‘백종원 도시락’ 생산량을 늘렸다. 전국 5곳 제조 센터의 생산 라인과 인력을 2배로 늘린 것이다. 또 주문이 몰리자 도시락 예약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CU편의점 점주는 “백종원 도시락을 찾는 고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점심 시간에 모두 판매된다”고 밝혔다.

GS25는 흑미·팥·렌틸콩 등을 사용한 잡곡밥과 연두부, 반숙란과 샐러드 등을 넣어 열량과 나트름 등의 함량을 낮춘 제품을 준비 중이다.

프랜차이즈 업계도 도시락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도시락은 기존 테이크아웃 중심의 도시락 전문점과 달리 1만5천 원 이상 구매 시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 또 통합주문시스템인 콜센터를 오픈해 어디서든 주문 배달이 가능하다. 동원수산은 일본 도시락 1위 업체 호토모토사와 손잡고 이달 중 1만~2만5천 원대 프리미엄 메뉴로 가맹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외식업계 “대응책 절실”

업체들이 도시락 시장과 배달에 뛰어드는 이유는 시장이 성장세에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전체 가구의 27%를 차지한 1인 가구는 2020년 30%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업계에 따르면 올해 도시락 시장은 1인 가구, 맞벌이 가구의 증가로 인해 2조5천 억~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도시락 시장의 성장은 기존 외식업소의 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상헌 외식업중앙회 서울시협의회장은 “편의점과 대형마트 도시락으로 영세 외식업체의 피해가 크다”며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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