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우리 것 베끼지 마” 한국맥널티에 으름장
동서식품 “우리 것 베끼지 마” 한국맥널티에 으름장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6.01.22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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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누 디자인 모방 경고장 ... 일각 “위기의식 느꼈나?
▲ 동서식품 카누(왼쪽)와 한국맥널티 신제품 아이브루. 사진=동서식품・한국맥널티 제공

동서식품이 지난달 29일 한국맥널티에 경고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고장은 한국맥널티가 신제품으로 출시한 ‘아이브루’의 제품디자인이 자사 원두커피믹스인 ‘카누’와 매우 흡사하다는 이유에서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카누와 포장이 유사해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주고 있다”며 “공식문서를 보내 입장을 밝혔고 이후의 대응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맥널티 관계자는 “신제품을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 당황스럽다”며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동서식품은 카누의 직사각형 모양부터 검은색 계열의 바탕이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카누가 빨간색으로 제품 상단에 포인트를 줬다면 맥널티의 아이브루는 분홍색, 초록색으로 포인트를 주는 등 색깔만 빼고 모두 똑같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동서식품의 이러한 대응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이라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사한 면도 있지만 소비자가 이를 착각해 제품 구입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동서식품이 법원에 제품 판매 중지를 요구하는 사용중지 가처분 소송을 내더라도 승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4년 삼양식품은 자사 제품인 ‘불닭볶음면’을 팔도의 ‘불낙볶음면’이 모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불낙볶음면과 불닦볶음면 포장이 일부 유사한 면이 있지만 다른 특징이 명백하게 나타난다”며 “등록디자인권침해금지 및 부정경쟁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국내 커피믹스 시장규모가 성장 정체가 아닌 하락세까지 점쳐지고 있다”며 “소비자 니즈가 원두커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동서식품이 한국맥널티에 보낸 경고장은 일명 커피믹스 시장 1위인 동서식품의 고민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 믹스커피가 동서식품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이다. 동서식품 매출은 2012년 1조5603억 원, 2013년 1조5303억 원, 2014년 1조5056억 원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증권가에서 장기투자 추천 종목으로 사랑받고 있는 동서식품 모회사 동서의 주가는 지난 20일 기준 3만1600원으로 지난해 8월 11일 기록한 최고점 4만7900원 대비 36%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지난달 23일 상장에 성공한 한국맥널티는 실적과 주가 모두 승승장구다. 1만3250원으로 첫 거래일 신고식을 치른 이후 두 번 상한가를 쳤고 지난 20일 기준 2만4800원으로 거래를 끝났다. 

업계 관계자는 “맥널티 상장 이후 동서 주가가 빠진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동서가 한국맥널티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맥널티는 지난달 23일 커피업계 최초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해 업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지난 1997년 설립됐으며 500여 종의 레시피와 특화 제품 특허 보유, 국내 최대 로스팅 설비(360kg), 커피 전 분야 HACCP 인증 획득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몰 등의 유통채널은 물론 애터미, 한화비앤비, 신라호텔 등 다양한 B2B 거래처를 확보해 B2C와 B2B를 아우르는 폭넓은 유통 채널이 강점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 197억 원에 영업이익 22억 원, 당기순이익 1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매출액 194억 원에 영업이익 7억 원, 당기순이익 53억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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