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동아원ㆍ한국제분 품에 안다
사조그룹, 동아원ㆍ한국제분 품에 안다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6.02.0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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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로 한국제분 지분 85.16% 확보 … 제분업계 3위 격상

사조그룹이 동아원과 한국제분을 전격 인수했다.

사조그룹 계열사로 구성된 사조컨소시엄은 최근 1천억 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한국제분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한국제분은 동아원그룹의 지주사로 핵심계열사인 동아원 지분을 53.43% 보유 중이다. 사조그룹이 한국제분 경영권을 사들이게 되면서 자회사 동아원까지 인수하게 된 것이다.

사조컨소시엄에는 사조씨푸드, 사조해표, 사조대림 등 사조그룹 계열사들이 참여했다. 사조씨푸드는 400억 원을 들여 한국제분 주식 400만 주(34.06%)를, 사조해표와 사조대림이 각각 300억 원을 지불해 300만 주(25.55%)의 지분을 취득한다. 사조그룹은 동아원의 600억 원가량의 전환사채(CB)도 추가로 사들일 계획이다.

계열사 시너지 창출 기대

앞서 채권단은 채무 조정을 위한 실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자 지난달 공고를 내고 공개 매각에 돌입했다. 1차 매각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JKL파트너스-하림컨소시엄, 한화자산운용-신송식품컨소시엄 등이 매각에 다시 참여해 당락을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동아원그룹은 사조그룹의 공격적인 제안에 공개 매각을 중단했다. 이후 수의계약으로 전환한 후 사조그룹과 곧장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사조그룹이 오는 3월말까지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할 경우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야 하는 동아원그룹의 어려운 상황을 십분 감안, 거래 종결의 확실성과 신속성을 보장하며 인수 후 전 직원의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내걸었다는 관측이다.

사조그룹은 이번 인수로 종합식품기업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사조산업과 사조오양, 사조해표, 사조대림, 사조씨푸드, 사조남부햄 등 밀가루 수요가 많은 계열사가 밀가루를 자체 조달하면서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사조그룹은 계열사인 사조해표를 통해 이미 소규모 제분사업 벌이고 있다. 우리밀을 활용한 제품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으로 제품을 만들었지만 사업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2014년 기준 한국제분과 동아원의 밀가루 생산량은 연간 45만6천t(4천억 원 규모)으로 국내 제분 시장(연간 180만t·1조5천억 원 규모)에서 2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사조대림의 어묵과 만두, 사조해표의 고추장 등에 소진되는 밀가루량은 2만5천t(2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자체 소진량의 20배가 넘는 생산 규모를 보이기 때문에 이를 소화하려면 순수 원료 공급에만 그치지 않고 기존의 유통망을 발판으로 한 제빵·면류 사업 등의 신사업을 적극 검토하리란 업계 분석이다.

동아원 사료사업 생산량은 연간 45만t(2천억 원)으로 전체 사료 시장(연간 1870만t)점유율이 2.9%에 불과하다. 그러나 사조그룹의 기존 사료 업체인 사조바이오피드, 양돈 축산 업체인 사조농산·청림축산·동화농산, 닭·오리 사육 업체인 사조팜스와 연계돼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공격적 M&A 계속될 것

이번 인수는 경기고 선후배 사이인 이희상 동아원 회장과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합의에 의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주 회장의 인수합병 능력을 또 다시 발휘했다는 평가다.

주 회장은 사조산업의 경영권을 물려받은 1980년대부터 원양어업 외에 타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1980년 사조냉장(현 사조씨푸드)을 설립해 수산물 캔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1992년에는 장류 판매를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부터는 M&A를 통해 몸집을 불렸다. 2004년 신동방 계열의 식용유 전문회사 해표를, 2006년엔 대림수산을 인수했다. 2002년과 2004년에는 골프장 캐슬렉스서울과 캐슬렉스제주를 사들이며 레저사업에도 관심을 보였다.

최근에는 축산업 분야의 M&A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10년 햄과 소시지를 생산하는 남부햄을 인수했고, 2011년엔 닭고기 회사 유성을 사들였다. 2013년에는 50년 역사의 축산기업 화인코리아를 인수했다. 이 같은 공격적인 M&A에 힘입어 2007년 말 13개였던 사조그룹 계열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31개로 늘어났다. 2014년 기준 그룹 전체 매출 규모는 2조5천억 원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종합식품기업을 꿈꾸는 사조에게 규모를 빠르게 확장하기 위한 방법으로 M&A가 최적의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사조그룹은 1990년 후반부터 사조해표, 사조대림 등을 인수하는 등 M&A 전략을 통한 사업 다각화로 취약점을 보완해왔고 이번 인수 역시 주 회장의 M&A 기질이 발휘됐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조그룹이 그동안 B2C사업에 주력해왔다면 이번 인수는 B2B사업의 확대로 유통망의 확대라는 또 다른 측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좋은 매물이 있으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외형을 확대할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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