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관련학회의 단합된 힘
식품관련학회의 단합된 힘
  • 신지훈 기자
  • 승인 2016.02.1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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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 이철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우리나라 식품관련 7개 학회가 20대 국회의원 총선에 식품산업을 대표하는 비례대표 의원을 추천해줄 것을 주요 정당대표에게 요구하는 건의문을 작성했다. 이 건의문에 참여한 학회는 한국식품과학회(회장 임승택), 한국식품영양과학회(회장 최명숙), 한국산업식품공학회(회장 김병용),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회장 김대경), 한국식품저장유통학회(회장 조영수), 한국포장학회(회장 이광호), 한국식품기술사협회(회장 백병학)다.

식품산업은 농수산업과 함께 5천 만 국민의 식량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식품·외식산업은 150조 원의 매출액에 약 360만 명이 종사하는 거대 산업 군이면서도 이제까지 이 분야를 대표하는 비례대표 의원을 한 번도 내지 못했다.

이에 식품산업의 육성과 식량안보를 위한 바른 정책 입안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지적하고 각 정당에서 이 산업분야를 대표하는 비례대표의원을 추천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이 건의문을 각 정당대표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식품관련학회가 공동으로 국가 주요 정책 결정에 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대선 당시 식품관련 8개 학회(한국영양학회 포함)가 식품관련학회연합을 결성하고 각 대선 캠프에 건의문을 발송했다.

그 내용은 식품산업이 국가의 중요 기간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이 산업의 지원 육성정책이 미비해 산업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대통령 후보 정책공약에 식품산업 지원정책을 약속해달라는 것이었다.

대선 후 이명박 정부는 우리나라 정부조직으로는 처음으로 농림수산식품부를 만들었다. 식품산업의 지원 육성을 전담할 부처가 처음 생긴 것이다. 식품관련학회연합은 그 후 각 학회의 회장들이 돌아가며 연합회장을 맡아 운영했으나 리더십의 부재로 명맥이 끊어진 상태다.

이번 건의문 작성은 식품학계는 물론 식품산업계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식품학계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식품산업의 발전이다. 대학의 식품관련 학과들은 식품산업에서 일할 인재를 키우고 그들이 자랑스럽게 이 산업분야에서 일하고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대학의 식품학 연구는 우리 음식의 과학화와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이다. 식품관련학회들이 식품산업을 지원하고 그 중요성에 걸맞게 사회적 위상과 대우를 받도록 돕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책무이다. 식품관련학회들이 이와 같이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식품산업이 단합해 힘을 키우는 기폭제가 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 식품외식산업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옆을 돌아볼 겨를이 없다. 모래알같이 흩어진 상태에서 힘을 모아 이 산업의 위상을 높이고 정치적 역량을 키우는 일은 쉽지 않다. 그 결과 제약협회, 의사협회, 간호사협회 등 유사한 직능단체들은 매번 복수 이상의 국회의원을 배출하는데 식품외식산업은 한 번도 이 분야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내 본적이 없다.

그로 인해 식품외식산업은 국회의원들의 부당한 질타와 관리기관의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성이 결여된 시민단체들의 부당한 요구에 밀려 고열량저영양식품 표시, 식품이물 의무보고제 등 세계에 유례가 없는 규제로 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국회의원들의 잘못된 주장으로 불필요한 규격기준들(예를 들면 김치의 납 기준치)이 만들어지고, 벤조피렌 사건으로 한국식품의 국제신인도가 추락하는 등 수많은 해악을 당하고 있다. 참여정부시절에는 식품안전처를 신설하는 안이 정부 입법으로 추진돼 식품학계가 적극 지원하고 나섰으나 약사협회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에 의해 힘없이 좌절됐다.

이제 식품외식산업이 힘을 합쳐 정치적 역량을 키워야 할 때이다. 식품관련학회들이 주요 정당에 제출한 건의문이 실현되도록 식품외식산업이 힘을 모아 20대 총선에서 업계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만들어 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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