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음주 책임, 우리 모두에게 있다
청소년 음주 책임, 우리 모두에게 있다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2.1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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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훈 한국외식업중앙회 정책경영국장 행정학박사
▲ 신훈 한국외식업중앙회 정책경영국장 행정학박사

북적대는 음식점에 청년들이 우르르 몰려든다. 식사 메뉴와 함께 주류를 주문하면 종업원들은 정신없는 탓에 무심코 술을 제공한다. 일일이 신분증 검사를 해야겠으나, 고객의 신분증을 까다롭게 검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녹록치 않다. 청소년들은 위·변조 신분증을 제시하기도 한다. 악의적인 청소년들은 식사를 끝낸 후 “미성년자인데요. 미성년자에게 술을 제공했으니 신고하겠다”고 위협을 한다. 청소년보호법을 악용한 ‘무전취식’의 전형적인 예다.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한 자에 대해 청소년보호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과징하고 있다. 청소년보호법은 미숙한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법의 보호를 교묘히 이용해 잘못을 저지르고, 책임은 어른에게 전가하는 일부 청소년들로 인해 선량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어왔다. 다행히도 2016년 2월 4일, 위조 신분증에 속아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한 선량한 영업주에게는 과징금을 면제하는 여성가족부 소관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 식품위생법 시행령도 개정될 전망이다. 식품위생법은 청소년에게 주류 제공 시, 업주의 영업장 폐쇄 또는 영업정지의 행정처분을 규정하고 있다. 언론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월까지 시행령 개정을 통해 행정처분 면제 방안을 마련한다고 한다.

그간 청소년 음주와 관련해 청소년(19세 미만의 미성년자)을 범죄의 주체로 볼 것인지, 보호의 대상으로 볼 것인지에 관한 논쟁, 혹은 가치의 충돌에서 보호 대상으로 보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보호법 개정은 선량한 업주들에게 그야말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을 계기로 청소년들은 건전한 시민으로 성장해야 한다.

그리고 업주들은 청소년에게 유해물질로 규정된 술을 판매할 경우, 신분증을 더욱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신분증 위·변조 음주의 경우는 영업주가 면책이 된다고 해도 예컨대 음식점에서 부모가 따라 준 술을 미성년자가 마시면 그것 역시 업주가 단속에 걸리게 되는 법의 맹점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악의적인 특정인이 청소년을 들여보내 술을 마시게 하고 신고하는 행위 등도 종종 발생한다는 점에서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면 누구를 막론하고 신분증을 확인해야 한다. 업주들의 신분증 확인에 시민들 역시 적극 협조해야 한다. 청소년 음주에 대한 법적 책임과 의무를 온전히 영업주가 다해야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청소년 음주에 대한 예방과 책임의 범위는 청소년 당사자, 부모, 지역사회, 지방자치단체, 국가에 이르기까지 확대돼야 한다. 청소년에 대한 주류 공급의 문제는 종합적인 접근, 사회적인 차원의 해결이 시도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부모의 책임은 말할 것도 없이 중요하다.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굳이 연구결과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알고 있다. 청소년의 첫 음주는 부모 권유, 할아버지 권유 등에서 비롯된다.

첫 음주 장소도 자기 집이나 친구 집에서 하게 된다고 한다. 미국은 뉴욕, 코네티컷, 미시간, 텍사스주 등에서 청소년 음주의 경우 당사자에게 벌금형을 처한다. 더불어 운전면허 정지 또는 취소의 처분도 함께 행해진다. 일리노이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부모에게도 중죄를 적용한다.

술과 음주 문화에 대해 어느 나라보다도 관대한 우리나라에서 미국 등 선진국처럼 강력한 청소년 음주 규제 정책을 시행하기에는 실현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생각된다. 종합적이지 않고 강력한 규제가 없이는 청소년 음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70·80년대이든 현재의 시점이든 고등학교 학생들이 캠프 등에 참석할 때면, 어디서들 구해 왔는지 갖가지 술을 꺼내 놓는 상황은 변함이 없다. 청소년 음주에 대한 책임을 가정, 학교, 주류 판매자, 경찰, 지자체, 지역사회, 언론, 국가가 함께 져야 할 이유 중의 하나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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