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턴점프’에 제동 걸린 PB상품
‘퀀턴점프’에 제동 걸린 PB상품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2.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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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 교수/한국관광연구학회 회장
▲ 김기영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 교수/한국관광연구학회 회장

한국은행에서 지난달 28일 발간한 인플레이션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비자물가는 0.7%의 낮은 성장률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변동에 지극히 민감한 외식비가 축산물가격변동과 인건비상승, HMR상품의 다양한 변화 등 때문에 이례적으로 2.3%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외식비가 상승한다는 것은 다른 산업부분에 대한 파급효과가 커서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나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산업연관표를 이용해 시산해 본 결과 외식비가 1% 인상될 경우 소비자물가는 최대 0.13p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게 외식비의 상승을 부추겼던 요인 중 하나가 바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PB상품의 반란이 아닌가 싶다.

다양한 외식상품에서도 경쟁력 있는 PB상품은 소비자의 편익과 가성비의 가치를 부여해줘 마트나 편의점 방문을 유인하는 매력요인이자, 매출 견인의 주역으로 거듭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가보면 너나할 것 없이 찾는 곳이 바로 가정간편식으로 알려진 HMR-PB상품 코너다.

PB상품은 불황과 저성장 속에서도 ‘가성비’ 높은 상품이라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품질 또한 NB(기존제조업체생산품)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 점도 소비자들의 손길을 끄는 이유다. 더욱이 합리적인 소비 성향이 강한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함에 따라 편의점 PB상품들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 유통업체의 입장에서 볼 때 PB상품이야말로 비용을 절감하고 상품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통한 시행착오 감소, 다양하고 차별화된 상품 서비스 차원에서 가장 효율성이 높은 아이템이라는 점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소비와 제품 선택권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어디서든 히트제품이 나오면 무차별적인 베끼기(Me Too)제품이 범람하는 등 부정적인 측면도 지적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다 보니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하던 PB상품의 매출이 정체되고 있다.

위생과 안전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데다 설상가상으로 온라인과 모바일 업체들이 싼 가격에 배송까지 앞세워 공세를 펼쳐 싼 가격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유통가의 PB시장이 표면적인 열풍 현상에 비해 질적인 성장은 정체상태에 머물고 있는 성장통을 겪고 있어 지금이 도약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기불황 속에서도 내수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유통업체들은 가성비 높은 PB상품을 내세워 가격 민감층 흡수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상품의 품질향상과 전략의 한계 및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계층을 폭넓게 확장하지 못하고 있어 ‘퀀턴점프(몇 단계 뛰어 넘는 비약적 발전)’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가격중심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이제부터는 품질과 서비스에 승부를 걸어야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PB상품만큼 효율적인 효자상품은 드물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동일하면서 주원료가 유사한 20개 품목의 가격에 대한 차이는 PB제품이 NB제품에 비해 평균 28.5%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공식품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동일한 품목대상 주원료와 함량을 비교한 결과 26개중 12개 품목의 주원료와 함량이 같았다고 한다.

PB제품이 제품을 구상하고-생산-유통뿐 아니라, 소비까지 윈-윈하기에 적합하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찬사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데 소극적이고 가격대비 품질의 우수성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의 빈축을 받아 마땅하다.

오직 비용절감과 가격경쟁에만 집착해 수익효과가 큰 제품군으로만 볼게 아니라, 유럽이나 선진국처럼 지속적인 상품개발과 품질을 향상시키고 가격경쟁력을 갖춰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을 수밖에 없도록 적극적이고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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