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에게 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야
청년들에게 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야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2.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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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규 전주대 식품산업연구소장/전주대 한식조리학과 교수
▲ 신정규 전주대 식품산업연구소장/전주대 한식조리학과 교수

전국의 각 대학마다 졸업식이 한창이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16년의 학교생활을 마치고 사회로 나가는 인생에 있어 새로운 길을 가게 되는 설레는 첫 걸음을 시작하는 때인 것이다.

최소한 예전에는, 아니 나한테는 그랬었다. 걱정반, 기대반이지만 무언가 새롭게 시작한다는 기대감이 컸던 졸업식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지금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대학의 졸업생들은 기대감보다는 걱정과 실망이 더 큰 졸업식을 맞이하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바로 불확실한 미래,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좋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2016년 1월 통계에 의하면 청년층 실업률이 2000년 이후 최고치인 9.5%로 나타났다고 한다. 특히 고용률을 보면 청년층의 고용률이 41.7%로 30대, 40대, 50대의 평균 고용률인 75%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실제로 느끼는 실업률은 30%를 훨씬 웃도는 심각한 수준으로 보인다. 높은 실업률도 문제지만 취업을 해서 일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상실감도 그에 못지않게 크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취업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근무환경이나 급여수준 때문이다.

최근 A업체로부터 취업할 학생을 추천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A업체는 동종업계에서 나름 큰 기업으로 근무강도가 높기는 하지만 대우가 나쁘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취업이 어려운 때 취업할 졸업생을 추천해 달라는 것은 좋은 소식이었으나, 그 다음 근무조건에 대해 자세히 문의하면서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처음 제시된 근무조건을 보면 상식적인 수준으로 문제는 없었다. 보통 회사와 마찬가지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 주말 휴무, 식비지급, 4대보험 가입으로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그런데 그 후 다른 경로를 통해 A기업의 실제 근무 조건을 알아보니 보통 오전 9시 이전 출근에 오후 8시 퇴근, 초과 근무수당은 신청 안하는 분위기, 주말 근무도 심심치 않게 해야 하고 제시한 급여에 식비가 포함된 수준이었다. 결국 따져보니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근로자 최저 시급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다른 졸업생들의 취업 회사 조건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러한 상황으로 판단해보면 객관적으로 기업체들이 근로자, 특히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층에게 제대로 된 대우를 해주고 있다고 생각할 수 없었다.

기성세대들은 청년들에게 ‘요즘 청년들은 열정이 없다’, ‘노력을 하지 않는다’,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다’, ‘비전을 보고 일을 해야지 돈을 보고 일을 한다’는 등 청년들의 실업 문제가 어려운 일을 피하고 편한 일만 찾는 것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하지만 청년들의 입장은 정반대다. 열정을 갖고 있을 하는데 열정에 대한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 노력을 하는데 그 노력의 결과가 내 것이 되지 않는다. 배부른 소리라고 하는데 일하고 받는 대우로는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것도 어렵다.

기성세대들의 생각이 틀리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성세대가 청년층을 판단하는 기준은 자신의 청년시절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것이 급변하는 시기에 판단기준이 바뀌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생각의 격차가 생기는 것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면서 ‘돈을 보고 일하지 말아라, 일을 보고 일을 해야 돈이 따라온다’라는 말을 하고는 한다. 그런데 지금은 일을 보고 일을 해도 제대로 된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청년들은 이 사회, 국가를 이끌어 갈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노력에 대한 성과를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야만 노력을 하고, 그 노력이 쌓여서 사회를 이끌고 국가를 이끌 수 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노력에 대해 제대로 보상하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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