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공간(公共空間)의 군것질 음식냄새
공공공간(公共空間)의 군것질 음식냄새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2.2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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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 전주대 객원교수·(전)전주대 문화관광대학장
▲ 최종문 전주대 객원교수·(전)전주대 문화관광대학장

지난해 늦가을부터 올 설 연휴까지 필자는 집 가까운 영화관 두 곳에서 모두 6편의 영화를 즐겼다. 우리 영화 세 편과 외국 영화 세 편이었는데 영화도 좋았지만 영화관 매표 데스크 직원들의 서비스가 끝내줬다. ‘영화관 서비스 참 좋아졌네’라는 찬사가 절로 흘러 나왔다.

노년세대 사람에게 낯설기 짝이 없는 갖가지 할인제도를 그들은 열심히 챙겨줬다. 경로할인과 신용카드별 혜택, 그리고 갖가지 명목의 포인트나 적립금도 꼼꼼하게 확인하고 반영해줬다. 전액 사용할 건지 일부사용할 건지 차근차근 물어 보며 확인해 주기까지 했다. 게다가 시종 친절한 말투에 밝은 미소까지 곁들여 좌석배치도를 보여주며 고객 스스로 좌석을 고르도록 배려해 주니 완벽 서비스의 한 모델로 손색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을 계속 가고픈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볼만한 작품이 없어서가 아니다. 영화관 측은 섭섭하겠지만 딱 한 가지, 객석에서 영화가 끝날 때까지 아무소리 못하고 꼼짝없이 당하고 있어야 하는 앞뒤 양옆 객석에서 풍겨오는 군것질 음식의 고약한 냄새와 스낵봉지 여닫을 때의 바지락소리 때문이다.

한 팔로 안아야 할 정도의 큼직한 용기의 팝콘과 굽거나 찐 오징어가 내뿜어 대는 짙은 군내, 그리고 스낵 식품포장을 뜯고 여닫을 때의 소리는 영화에 집중하느라 잔뜩 예민해진 신경을 은근슬쩍 긁어대며 차멀미 급의 고통을 유발한다. 영화가 끝난 뒤 객석에 함부로 버려진 팝콘 용기와 먹다 남은 음식쓰레기는 타락하고 실종된 시민의식의 흔적으로 씁쓰레하기 짝이 없다.   

팝콘과 구운 오징어 등 군것질 음식의 폐해는 영화관으로 그치질 않는다. 고속 시외버스나 시내버스, 그리고 KTX 등 대중교통 공간에서도 흔히 겪는 폐해다. 고약한 냄새를 참기 어려워 직접 또는 운전기사 등 관계자를 통해 자제를 요청해도 일언지하로 거절되기 일쑤다. 차내 안내 방송에 군것질 자제를 요청하는 내용이 포함되면 그렇게 고마울 수 없다.      

지하철 객차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하철 출입문 입구에서 옹벽처럼 버티고 서있는 사람들을 헤치고 가까스로 승차하면 발 디디기조차 쉽지 않다. 어렵사리 설 자리를 확보해 매달리듯 손잡이를 붙들고 있는데 바로 눈앞 핑크색 여성 보호석의 젊은 여성이 화장을 시작한다. 그 옆자리 여성은 햄버거로 아침식사 중인데 옆자리 화장품 냄새와 섞여 고약하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택시업을 하는 분들이 들으면 섭섭할 테지만 나는 여간해서 택시를 타지 않는다. 지금은 많이 개선됐다곤 하지만 택시의 담배냄새는 심하다. 머리카락은 물론 내복까지 스며들 정도로 고약하고 침투력도 강하다. 진짜 바빠서 택시를 잡더라도 담배냄새가 나면 도로 내린다.

공공공간에서의 군것질은 기본적으로는 행위자 스스로 삼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것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면 공공공간 운영 주체의 ‘고객중심’ 이라는 미명하에 수수방관적 방임주의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바꿔 예방대책 수립을 차선책으로 시행하는 게 옳다.

그 좋은 예로 국립극장이나 세종문화회관, 또는 예술의전당의 오페라 극장이나 콘서트홀을 비롯한 각종 연주장에서 볼 수 있다. 청중들은 어떤 명분으로도 군것질용 음식물은 절대로 가지고 입장할 수 없다. 선물용이라도 휴대품 보관소에 맡기도록 돼 있다. 지하철에서도 금지원칙을 세워 놓고 차내 방송과 홍보물 부착으로 시민들의 자제를 호소해 효과를 보고 있다.

이같은 긍정적 효과는 공공장소 운영 측의 적극적 노력의 산물이지만 국민 개개인의 ‘남의 입장을 배려하는 마음’과 ‘섬김의 삶’이라는 덕목의 열매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공공공간의 군것질 식품 냄새의 예방대책 수립’이라는 과제는 결국 국민 개개인의 사람 됨됨이와 사회전반의 가치관의 문제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

공공공간에서의 흡연이 철저하게 규제되고 관리돼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는 사실에서 군것질 음식냄새의 예방 대책은 그 길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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