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유감
먹방 유감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2.2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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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사)한국식품안전협회 회장
▲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사)한국식품안전협회 회장

근래 먹는 방송, 소위 ‘먹방’으로 알려진 프로그램의 횟수가 지나치다.

먹는 것이 우리 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도가 지나치면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나타나지 않을까 염려된다. 특히 자칭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정보를 사실인 마냥 전달해 시청자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주고 있는 현상은 심각한 문제다.

별난 방법으로 조리를 하고, 먹고 마시는 것이 어떻게 이러한 붐을 일으키고 있는가? 이는 요사이 팽배한 사회 불안과 관계가 있지 않은지 생각해본다. 불안은 불확실성에서 온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내일을 생각할 때 종잡을 수 없는 막연한 심리적 불안감이 인간의 본초적 욕구인 먹는 것에 꽂히는 모양이다.

여러 본능 중에서 식욕은 최우선이다. 이에 대한 간접 해결책으로 먹방은 부담 없이 보고 즐길 수 있는 대상이 된다. 한편으로 소비자의 욕구심리를 이용해 가장 쉽고 값싸게 시청자의 귀와 눈을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음식이 생존에 가장 필수품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먹는 것에 너무 몰입하다보면 인간과 동물의 차이, 즉 깊은 사고의 능력을 퇴화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정상 한가하게 먹는 것에 몰입하도록 유도하는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혹시 일부러 우리의 관심사를 돌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은 매일매일 어려워지는 경제사정, 젊은이의 일자리 부족, 이런 여건에 따른 출산율 감소, 가장 튼튼한 경제의 버팀목이 돼왔던 수출량의 감소, 그리고 북한을 포함한 국내외 위험한 안보상황 등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으며 결코 몇 사람의 노력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이들 모두가 불확실성이라는 큰 그림자를 만들고, 이 그림자가 우리를 덮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불확실성이 불안으로 번져나가는데 우리는 계속 먹는 타령이나 하고 있어야 하는가?

요리하고 먹는 것은 우리의 일상이고 이것들이 결코 새롭게 부각될 것도 아니다.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난 이래 먹어왔고 앞으로도 먹는 것 자체는 전혀 변화가 없을 것이다.

음식은 농축수산을 바탕으로 한 식재료를 사용해 조리, 가공방법에 따라 맛과 특성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음식이라는 본질은 차이가 없다. 이들 음식에서 우리 앞에 닥쳐오고 있는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기는 어렵다고 느껴진다.

지금은 우리의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 어려움을 하나하나 헤쳐 나가는 국민 모두의 결집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당장의 어려움을 잠시의 가벼움으로 대체해 위로를 받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 모든 언론 매체를 포함해 국가의 근간인 법을 제정하는 국회나 정책을 수행하는 정부의 관리들은 당장의 자기 이익에 눈이 어두워 미래를 보는 눈을 감지 말아야 한다.

또한 험난한 회오리바람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우리나라의 사정을 직시해 후손에게 길이길이 지탄받을 처신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내 아들 딸들, 또 그들의 자식들이 살아갈 내 나라다. 근세사에서 나라를 잃고 전쟁에 시달렸던 뼈아픈 세대가 그 통한을 가슴에 품고 지금 살아있다. 다시는 이러한 불행이 우리에게 닥치지 않도록 모두가 자성할 때다.

언론은 미래지향적이며 우리 모두가 이 난국을 헤쳐 나가기 위한 국민의 결집된 힘을 북돋우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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