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돈 패커의 미래 이끄는 ‘도드람양돈협동조합

불모지에서 양돈산업 선진 시스템 개척 이원배 기자l승인2016.02.27l9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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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 되는 경기 침체에 따라 외식산업에서 가성비가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외식 전문가들은 업체의 경쟁력은 좋은 식재 선택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이에 외식업체들의 좋은 식재를 선점하기 위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돼지고기의 소비 증가에 따라 육류 외식업체의 ‘국민 메뉴’ 삼겹살에 대한 식재 경쟁도 치열하다. 신선하고 품질 좋은 고기가 맛과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맛이 좋다고 알려진 유명 브랜드의 고기는 제공받기도 쉽지 않을 정도다. 

도드람양돈협동조합(조합장 이영규)의 돈육 제품은 업계에서 최고로 꼽는다. 생산부터 도축, 가공, 유통까지 체계적으로 계열화해 신선한 고품질의 한돈을 생산·제공하기 때문이다.

육류 전문점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는 “도드람양돈협동조합의 돼지고기는 맛이 뛰어나다”며 “더 많은 물량을 받기 위한 업체 사이의 경쟁도 심하다”고 말했다.

1990년 설립한 도드람양돈조합은 한돈 사업을 바탕으로 양돈 컨설팅과 유통, 금융지원, 외식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하며 국내를 대표하는 종합 양돈조합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한국 양돈 패커의 역사

도드람양돈조합은 한국 양돈 패커의 역사와 같이 한다. 영세한 개별 양돈 농가가 대부분이던 환경에서 선진적인 시스템을 개척해 나간 것이다. 패커(Packer)는 생산부터 도축, 가공, 유통, 판매까지 아우르는 계열화된 통합경영체다.

▲ 도드람양돈협동조합의 안성 LPC(축산물종합처리장) 전경.(사진 왼쪽부터) 도드람에프씨의 ‘본래순대’, 도드람한돈 더블팩 목심구이+앞다리구이(위), 도드람한돈 으뜸구이 세트. 사진=도드람양돈협동조합 제공

복잡하고 비합리적인 유통 단계를 줄여 유통의 효율성을 높이고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 규모화에 따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 일괄 시스템에 따른 체계적인 생산·관리도 품질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도드람양돈조합은 1990년 뜻있는 13곳의 양돈농가가 모여 이천양돈조합으로 시작했다. 1991년 ㈜도드람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양돈 패커 사업을 시작했다. 1993년 한돈 브랜드인 ‘도드람포크’를 선보이고 1994년 수입기준이 까다로운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1998년 국내 최초로 농장 실명제 실시로 신뢰감을 높이고 1999년 ‘수출 5백만불 탑’을 수상했다.  

2000년에는 현재의 도드람양돈협동조합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2003년 도드람양돈조합과 전북양돈조합, 광주전남양돈조합을 합병한 통합 양돈조합을 출범시키며 규모를 키웠다. 2013년 사료생산을 담당하는 ㈜디에스피드 설립, 2014년 부산물가공장 준공, 2015년 안성 육가공장 준공으로 생산부터 가공, 유통까지의 온전한 양돈 패커의 진용을 갖췄다.  

도드람양돈조합이 꿈꾸는 이상은 덴마크의 ‘데니쉬크라운’이다. 데니쉬크라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돼지 도축 능력을 자랑하는 유럽 최대 축산협동조합이다. 덴마크 육류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으며 총 8개의 도축장 운영, 8천 명이 넘는 조합원, 지난해 매출 규모만 9조6천억 원을 자랑한다. 

도드람양돈조합 관계자는 “FTA와 TPPA(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으로 국내 축산물의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형 축산물 패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도드람양돈조합은 생산과 도축, 유통, 가공까지 아우르며 조합원과 사육두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돼지고기 브랜드 시대 활짝 연 도드람한돈

도드람양돈조합은 돼지고기의 브랜드 시대를 본격적으로 이끌었다. 정육점이나 외식업소에서 그저 돼지고기로만 불리며 육류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인식마저 약했던 1993년 ‘도드람포크’(현 도드람한돈)를 선보였다. 

도드람한돈은 뛰어난 맛으로 소비자를 파고 들어 돈육도 훌륭한 브랜드로 성공할 수 있음을 알렸다. 외식업소는 도드람한돈 마크 부착만으로 좋은 식재 사용을 고객에게 홍보할 수 있게 됐다. 

도드람한돈은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드러운 육질과 고소한 맛을 가진 ‘LYD 3원교잡종’만을 사용한다. LYD 3원교잡종은 랜드레이스(L)와 요크셔(Y), 듀록(D) 3종의 장점만을 뽑아 교잡한 품종으로 국내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돈육을 제공한다. 

도드람한돈은 고기의 특징별로 세분화한 브랜드도 선보이고 있다. ‘으뜸삼겹’은 까다롭고 엄격한 기준에 따라 선별한 상위 15%의 한정판 삼겹살이다. ‘더느림’은 전용 농장에서 190일의 충분한 사육기간과 사료 공급으로 일반 돈육에 비해 지방이 8~10% 가량 적은 프리미엄 돈육이다. 

‘자향돈’은 사육 기간 내내 항생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무항생제 돼지고기다. 소비자는 취향에 따라 도드람한돈의 브랜드를 선택하면 된다. 지난해 10월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와 대한한돈협회 등의 한돈인식 확산을 위한 노력에 부응해 도드람포크에서 도드람한돈으로 이름을 바꿨다. 

또 하나의 자랑 최첨단 도축·유통 시설

온전한 양돈 패커가 되기 위해서는 생산뿐 아니라 위생과 규모면에서 남다른 도축과 가공, 유통 시설이 있어야 한다. 도드람양돈조합은 국내 최고 수준의 도축 시스템인 ‘도드람 토털 해썹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사료부터 농장, 도축, 가공까지의 전 과정에 해썹(HACCP) 인증을 받아 안전한 돈육을 생산하고 있다. 

도드람엘피씨(LPC, 축산물종합처리장)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도축장으로 철저한 위생 및 공정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 정부로부터 안전성을 인증 받아 지난 2011년 제1호 거점도축장으로 지정받았다.

지난해에는 전국 도축장 가운데 돼지도축 전국 3위에 선정됐고 2013년, 2014년 2년 연속 환산도축두수 전국 1위에 올랐다. 환산도축두수는 소 1두를 돼지 7두로 환산한 수수료를 적용해 산출한다.

지난해는 거점도축장 평가에서 1위인 최우수업체로 선정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표창받았다. 도드람양돈조합은 지난 20여 년간 노하우가 결집될 제2 LPC를 오는 2018년 완공 목표로 김제지평선산업단지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 인프라 바탕으로 ‘본래순대’ 박차

▲ 도드람미트마켓은 도드람양돈협동조합의 새로운 육가공 제품 유통 채널이다. 도드람미트마켓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고르고 있다.

도드람양돈조합은 탄탄한 생산 인프라를 바탕으로 외식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2년 6월 외식사업을 담당하는 ㈜도드람에프씨를 설립했다. 도드람에프씨의 대표 브랜드는 ‘본래순대’다.

순대와 순대국, 족발, 곱창, 볼살 등 돼지 부산물을 활용한 대표적인 서민 음식을 제공한다. 때문에 유행에 민감하지 않고 불경기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의 가격 만족도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도드람에프씨는 양돈 패커의 이점을 살린 생산물의 다양한 활용과 효율적인 유통 시스템으로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특히 부산물가공장에서 높은 품질의 식재를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다.

본래순대는 탄탄한 인프라 위에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닦은 뒤 지난해부터 가맹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3년 천호1호점(직영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4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도드람에프씨 관계자는 “적게 팔리는 것보다 짧게 팔리는 것을 두려워하자는 정신으로 시작했다”며 “도드람양돈조합의 장점을 살려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에는 경기 분당 수내동에 도드람미트마켓 직영1호점을 열었다. 미트마켓은 도드람양돈조합이 직접 생산·도축·가공한 해썹인증 한돈과 고품질의 한우 등 축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도드람양돈조합의 새로운 축산물 유통판매 채널이다. 축산물 외에도 햄과 소시지, 족발 등의 육가공품, 돈가스, 탕수육 등의 즉석 식육가공품도 마련해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혀주고 있다. 

한국의 데니쉬크라운이 목표

생산부터 도축, 가공, 유통, 판매, 외식까지 사업을 확대하면서 종합 양돈조합으로 면모를 완성한 도드람양돈조합은 한국의 데니쉬크라운을 꿈꾸고 있다. 경쟁력 높은 계열 시스템으로 국내 양돈 사업을 이끌어 가겠다는 포부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 대비 7.5% 증가한 2조2537억 원으로 잡고 브랜드 도드람한돈의 인지도를 더 높여갈 계획이다. 김제LPC의 조속한 착공에도 힘을 싣는다.  

도드람양돈조합 관계자는 “올해는 전년보다 공격적인 경영으로 매출을 더 끌어 올릴 계획”이라며 “김제LPC 건립 공사 착공과 본래순대·미트마켓 사업확대로 생산과 유통, 소비 시스템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원배 기자  lwb21@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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