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급식시장 대・중소기업 갈등 심화되나?
건설급식시장 대・중소기업 갈등 심화되나?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6.03.21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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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울산 RUC 입찰에 대기업 참여 봇물 ... 중소기업 “업계 암묵적 공조 깨졌다”
▲ 일러스트 = 정태권 팀장

그동안 중소기업 영역으로 업계의 암묵적인 공조가 있었던 건설급식(함바식당)에 대해 대기업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1월 29일 대림산업 에쓰오일의 울산 온산공단 석유공사 부지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에 대한 현장 식당 운영의 입찰 결과가 발표됐다. 평가단의 최종 심사 결과 엘에스씨푸드와 아워홈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전체 약 1만 식(중・석식 1일 기준, 변동 가능한 최대치 식수)의 절반씩을 나눠 맡아 현장 식당을 운영하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입찰은 하루 1500식 이상을 운영해 본 업체에게만 참가 자격이 주어졌다. 선정 1, 2위가 전체 4구역 중 2구역씩 분할해 현장 식당을 운영하는 형식이다.

총 17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으며 1차 서류심사 결과 8개 업체(푸드림, 상락푸드, 포세카, 아워홈, CJ프레시웨이, 동원홈푸드, 후니드, 엘에스씨푸드)가 최종 프레젠테이션에 나섰다. 식단가는 VAT(부가가치세)를 제외해 4682원이 책정됐고, 매점 운영까지 포함할 경우 총 규모는 약 9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는 급식운영능력(식단 구성, 인력 운영, 식재비 비중 등), 급식관리시스템(위생 및 안전관리, 식자재 조달 체계 등), 시설계획(식대 징수 및 정산 방법, 각종 편의시설 구비, 매점 운영 방안 등), 기타 제안(이벤트 운영계획, 현장 지원체계 등)으로 이뤄졌다. 공사기간은 2018년 4월까지다.

입찰에 참가한 대다수 관계자들은 대기업군의 적극적인 구애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급식은 오랫동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영역으로 간주됐다”며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대기업군의 참여가 늘어나 건설급식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웰스토리를 제외한 모든 급식 대기업들이 건설급식에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라며 “중소기업의 생존 차원에서 지난 2012년 공공기관 급식의 대기업 참여 배제와 같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탁사들도 노골적으로 대기업에 유리한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며 “대림산업이 범 LG 계열인 점을 감안했을 때 아워홈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이라 봤다”고 주장했다.

실제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2년 중소기업이 입찰에 응하지 못하도록 입찰 문턱을 매우 높여 대기업 몰아주기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반면 대기업과 중견기업 측은 건설급식이 중소기업의 전유물이 아닌데다 공정 경쟁에 위배되지 않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A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상생 차원에서 건설급식에 소극적으로 나섰다는 건 자의적 해석”이라며 “그간 공개입찰이 많지 않았고 사업장 규모가 작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대림산업과 같이 대형 사업장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대기업군과 중견기업군이 기존 사업영역 축소로 인해 건설급식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단체급식시장에서 기업 참여가 가장 많은 산업체 부문은 몇 년 동안 제자리걸음하는 형국”이라며 “산업체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했다면 대기업들이 건설급식까지 적극 뛰어들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기업들도 중소기업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영역보다 신사업과 해외진출 등 대승적 안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종 프레젠테이션에 나선 업체들 중 포세카를 위시로 GS건설의 자회사인 상락푸드와 대우건설 자회사 푸드림 등은 건설급식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상락푸드와 푸드림 등은 최근 들어 모기업의 실적 악화로 인해 외주 확대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밖에 SK계열인 후니드는 SK그룹 캡티브 마켓에서 벗어나 외주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엘에스씨푸드는 지속적인 성장을 발판으로 중견기업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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