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 캡티브 마켓 ‘있어도 고민 없어도 고민’
단체급식 캡티브 마켓 ‘있어도 고민 없어도 고민’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6.04.01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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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도움 되는 건 아니다” VS “배부른 소리, 없어서 못한다”
▲ 일러스트 = 정태권 팀장

대기업집단에 속한 급식업체들이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 내부 시장)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기업집단에 속한 급식업체들은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한화호텔&리조트 등으로 이들은 최대 80%대에서 최저 10%대까지 캡티브 마켓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기업인 동원홈푸드와 이씨엠디, 후니드 등도 동원그룹, 풀무원그룹, SK그룹과 연계돼 있는 캡티브 마켓을 보유하고 있다.  

캡티브 ‘갑질’ 힘들다
캡티브 의존율이 매우 높은 A업체는 이러한 사업장 비율이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외부 급식 사업장 수주에 나설 때 캡티브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A업체 관계자는 “외부 사업장 비중이 높으면 아무래도 수탁사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지 않겠냐”며 “캡티브가 많으면 위탁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수주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브랜드 파워가 외부 사업장 수주에 큰 힘이 되고 있지만 요즘엔 수탁사들도 사업장 비율을 꼼꼼히 따진다”며 “캡티브가 꼭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캡티브를 악용해 식단가 인상에 박하고 요구 조건을 과다하게 붙이는 등 그룹 관계사의 ‘갑질’도 적지 않다는 토로다. 

B업체 관계자는 “캡티브 사업장 중 올해 식단가를 인상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우리의 입장을 십분 반영해주는 것이 아닌 ‘너희가 우리 때문에 수익을 올리지 않느냐’는 그릇된 인식을 가진 관계사들 때문에 운영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고정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식단가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급식 서비스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적자가 빤한 사업장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손을 떼는 것이 현명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보니 캡티브에 끌려 다니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환경 따라 입장도 제각각
캡티브 비중이 낮은 업체들은 이러한 고민 자체가 부럽다는 눈치다. 치열한 시장 경쟁에 외부 사업장 수주가 쉽지 않은데다, 신시장 개척도 어려워 안정적인 사업 영위를 위해선 캡티브가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해석이다. 

C업체 관계자는 “캡티브 수익성이 떨어진다 해도 전체로 놓고 보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외부 사업장은 단기 계약이 많기 때문에 재계약에 대한 불확실함이 있지만 캡티브는 지속성을 보장하고 있어 비중이 높으면 높을수록 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룹 관계사가 적거나 사업 성격에 따라 적정 식수가 확보되지 않는 등 업체별 상황에 따라 캡티브 확대를 아예 기대하기 힘든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캡티브 확대를 자제하는 곳도 있다. D업체는 그룹사의 전폭적인 지원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속 증가했으나 이에 대한 외부 시선이 부담스러워져 캡티브 지원이 축소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D업체의 경우 그룹 관계사는 물론 협력사 사업장까지 운영해 짧은 시간에 급성장을 이뤄냈다”며 “이에 대한 외부 시선이 따가워지면서 그룹 내 지원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캡티브 경계가 다소 약해지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E업체의 경우 그룹 관계사가 타 업체에게 사업장 운영권을 넘겨 각 사 오너가 얼굴을 붉혔다는 후문이다. F업체의 경우 급식 운영 시스템의 전반적인 문제로 캡티브를 안고 가지 못하는 등 일부 사업장만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타 급식업체들이 캡티브 마켓을 공략해 수주에 성공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사실 업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선 제 식구 챙겨주기보다 급식 서비스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위탁사 선정의 핵심 기준이 돼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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