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기업 오너의 졸부근성 백태
외식기업 오너의 졸부근성 백태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6.04.08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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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우현 MPK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은 졸부근성을 버리지 못한 일부 외식기업 오너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낸 사건이다. 경비원이 입구 셔터를 내렸다고 다짜고짜 욕설을 내뱉고 폭행을 가했다는 건 평소 그가 직원들을 어떻게 대했을지 어림짐작하게 한다. 

특히 정 회장의 그릇된 행동으로 소비자 불매운동이 전개될 조짐이 보이자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 회장을 대신해 사과했다. 본사가 가맹점 피해를 막아주지는 못할망정 가맹점주들이 직접 나서 눈물어린 호소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필로남루(篳路藍縷)’라고 허름한 수레와 누더기 옷을 입고 산림을 개척한다는 고사성어가 있다. 모든 외식기업 오너들이 그렇겠지만 사업 초창기 과연 이러한 오만함을 상상이나 해봤을까? 어떻게든 손님 한 명이라도 더 끌어 모으겠다는 팔로남루의 자세로 간절함만 가득했을 것이다. 그러한 간절함을 알아본 고객들이 하나둘씩 매장을 찾아 입소문을 내주고, 또 이러한 선순환이 쌓이면서 어느 순간 그 분야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을 터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는 말처럼 슬프게도 우리 주위에는 창업 시기의 고난을 쉽게 잊어버리고 소위 갑질의 달콤함을 맛보려는 오너들을 흔하게 목격할 수 있다. 

최근 모 브랜드로 유명해진 A업체는 벌써부터 오너의 갑질로 명성이 자자하다. A업체는 신입직원이고 경력직원이고 간에 근속기간이 6개월을 넘기지 못한다. 이직률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오너는 언제든지 다시 뽑을 수 있다며 회사를 나가는 직원들을 '근성 부족'이라 손가락질한다. 더욱이 자기 자신을 자수성가의 표본이라 언론에 포장하는 역겨운 자화자찬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어디 이뿐 만이랴. 직원 퇴직금이 아깝다고 연봉을 쪼개 퇴직금 명목으로 주는 회사들도 태반이다. 야근수당은 그저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 당기순이익이 올랐음에도 연봉은 동결내지 눈곱 인상에 그친다. 

B업체의 김 모 과장은 최근 몇 달 동안 1주일 6일 근무, 매일 11시 퇴근을 밥 먹듯이 했다. 인력 충원을 간절히 요청했지만 인건비 때문에 안 된다는 오너의 말에 더 이상의 비전을 기대할 수 없다며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B업체가 몇 년 동안 흑자 행진을 지속해왔다는 것이다. 즉 회사 경영의 어려움으로 인력 충원을 할 수 없었던 상황이 아닌, 있는 직원을 최대한 짜내겠단 오너의 지독한 욕심이 자리한 것이다.  

외식기업 오너들은 이번 사건을 타산지석 삼아야 할 것이다. 가맹점과의 상생은 물론 기업의 핵심 성장 동력인 임직원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지속 성장의 열매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외식업은 무엇보다 사람장사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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