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거망동 식약청, 혼란가중
경거망동 식약청, 혼란가중
  • 김병조
  • 승인 2005.11.03 0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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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알이 검출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발표가 있은 후 김치업계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혼란과 우려 속에 살고 있다. 납 김치 파동 직후 발생한 일이어서 그런지 그 파장은 예상외로 크게 퍼지고 있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는 식약청은 비판과 질책을 한 몸에 받으며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여타 사건들과는 다른 비판과 질책이란 것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동안 식약청은 식품에 대한 위해성 논란이 있을 때마다 대부분 기준을 넘지 않는 범위이기 때문에 안전한 수준이란 입장을 견지해 왔고, 이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준에도 없는 기생충을 들고 나와 큰일이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는 것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한시라도 빨리 국민들이 기생충에 오염된 김치를 먹지 않게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신속한 발표에 대한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식품업계를 비롯해 시민단체들까지 식약청의 근시안적 행동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식품을 책임지는 정부기관이 신중한 검토도 없이 경솔한 발표로 오히려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관련업계를 공멸하게 했다는 것이다.

막상 발표 후에는 기생충의 객관적인 위해성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기생충 김치’란 혐오스런 말만이 난무하게 됐다.

덕분에 국산배추 값은 천정부지로 뛰었고, 국민들은 식당 김치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중국과의 무역마찰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어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식품위해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위해정보전달(Risk Communication)이라고 말한다. 정보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정도와 대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해정보전달은 책임 있는 정부기관이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번 식약청의 발표 태도를 보면 식약청에 위해정보전달을 맡겨야 하는지 의문이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무조건 신속하게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받는 것이란 것을 식약청은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이번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신뢰받는 식약청이 되길 바란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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