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시대에서 기업의 전략
저성장시대에서 기업의 전략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4.2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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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영 한국식품연구원(12대 원장), 한국식품건강소통학회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농수산학부 정회원)
▲ 권대영 한국식품연구원(12대 원장), 한국식품건강소통학회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농수산학부 정회원)

저성장시대와 초고령화 시대는 이제 피할 수 없다. 일본이 지난 20년을 잃어버린 20년이라고 평가 하는 것은 초고령사회 시대와 저성장시대를 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인은 몇 차례에 걸쳐 이러한 시대의 도래에 대비하는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설파한 적이 있다. 저성장시대의 핵심전략으로 고속성장의 패러다임을 버리고 산업경제 이후의 새로운 무형 가치로 무장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저성장시대에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은 기업에 대해 불신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를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자. 연구자 측면에서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협력 초기 서로 이야기하고 아이디어도 공유하면서 새로운 무엇을 연구해보고자 의기투합한다. 그러나 최종 단계에서 임원들이 안하겠다고 하면 결국 모든 것이 무산되며 신뢰를 깨뜨린다. 황당한 것은 나중에 그 당시에 이야기 했던 콘셉트의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아이디어 착취다.

두 번째는 다른 중소기업 또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대기업에 대해 매우 불만이 많다는 것이다. 이는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이 시장에 제품을 출시해 팔리기 시작하면서 막 자리를 잡아 가고 있을 때, 대기업이 미투제품을 만들어 막강한 자본력과 유통력을 이용, 시장을 장악해버리는 것에 대한 불만이다.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 모두 피해를 받지 않을 수가 없다.

식품산업의 특성상 높은 기술력이 필요 없기 때문에 아이디어만 있다면 쉽게 공장을 짓고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오히려 이익창출 측면에서 효율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고속성장시대에서는 통할 수 있지만 미래의 저속 성장시대에는 통하지 않는다. 이러한 제품은 가치 없는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 콘텐츠가 주가 되는 소프트파워 시대에는 가치 없는 제품은 살아남을 수 없다.

특히 대기업은 식품산업의 또 다른 특징인 낮은 전유성(독점적지위권, appropriability)을 잘 알고 있다. 남들이 길을 잘 닦아 놓은 다음에, 그 때 뛰어들어도 자본력과 유통지배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선도 기업을 밀어내고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효율경제에서는 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산업경제 이후 정보경제, 창조경제, 즉 가치경제 시대 즉 저성장의 미래시대에서는 이러한 전략은 살아남지 못한다. 앞으로 일정부분 기업의 가치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책임)에 의해 평가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다른 기업과 소비자에게 나쁜 이미지를 주는 것은 새로운 경제시대에는 악영향을 준다. 국가적으로도 이러한 풍토라면 어느 누구가 먼저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시장개척에 투자할 것인가?

고속성장시대 덕분에 우리나라 식품 대기업은 제품개발 능력이나 생산능력, 생산 효율 측면에서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미래 저속성장을 헤쳐 나가려면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물론 우리나라 식품 대기업도 세계 식품 기업에 비하면 중기업 수준밖에는 안 된다. 이는 식품 대기업이 성장할 영역이 매우 크다는 것도 의미한다. 앞으로의 성장에 많은 투자와 함께 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식품기업이 글로벌 수준의 대기업이 되도록 모두가 나서서 적극 도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불신 받고 있는 행태를 고쳐 새로 태어나야 한다.

이제 새로운 제품보다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그 시장에서 실효적 지배력을 얼마나 확대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집중할 때다.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성장과 국민적 신뢰와 제품의 가치 평가를 어떻게 받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이디어를 구하고 방법론적인 토론을 하고 필요하다면 정부에 도움을 청해라. 정부 역시 많은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성장하기까지 아낌없이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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