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식품 시장, 고부가가치 창출로 승부하라
글로벌 식품 시장, 고부가가치 창출로 승부하라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6.04.25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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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국제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 국제학술세미나 성료
▲ 지난 21일 제7회 국제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 부대행사로 ‘시장을 READ하고 글로벌 농식품 산업으로 LEAD하라’는 주제의 국제학술세미나가 aT센터 세계로룸에서 열렸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우리나라 농식품의 글로벌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상품 발굴은 물론 조직화와 규모화, 국가별・품목별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맞춤형 수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잇따랐다. 

지난 21일 제7회 국제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 부대행사로 ‘시장을 READ하고 글로벌 농식품 산업으로 LEAD하라’는 주제의 국제학술세미나가 aT센터 세계로룸에서 열렸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한국외식정보교육원이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한 이날 세미나는 200여 명의 청중이 자리했으며 한중일 농식품 전문가들의 주제발표와 관련 업계 및 학계 관계자들이 지정토론을 벌이는 순으로 진행됐다.  

각계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우리나라만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발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한국 농식품은 한류의 영향과 우수한 품질력을 갖추고 있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시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으리란 긍정적 전망이다. 

■주제발표■

1.‌쩡이리잉(郑宜玲)중국 톈진시루이펑커모유한공사(天津市瑞丰科贸有限公司) 총경리
2.‌토스 켄지(鳥巣研二) 키스태프(キースタッフ)㈜ 대표이사
3.‌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종합토론■

■좌장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패널
박종서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원장
오형완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출전략처장
고덕길 ㈜현대그린푸드 식재사업부 상무
김득수 한국구매전문가협회 부회장, SPC그룹 상품개발본부 상무

중국시장&고객니즈 분석에 따른 한국식품의 포지셔닝 
쩡이리잉(郑宜玲)중국 톈진시루이펑커모유한공사(天津市瑞丰科贸有限公司) 총경리

한국식품은 한국드라마와 연예인 등 한류에 힘입어 꾸준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4년 설 연휴기간 동안 한국은 중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1위에 꼽힐 만큼 한류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식품이 중국시장에서 더 좋은 성과를 거두려면 이러한 한류를 바탕으로 시장의 트렌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중국시장은 가격경쟁력과 구매대행이란 편리함에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가 폭증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약 2천 개에 달하는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지난해 5천 개를 넘어섰다. 그러나 대다수 해외 쇼핑족들이 화장품과 의류, 잡화, 영・유아 제품 구매에 편중돼 있어 식품 구매 비중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온・오프라인 통합형 매장인 수입상품직영몰 및 체험센터가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톈진시에서만 수입상품직영몰이 10개가 생겨났다. 수입상품직영몰과 오프라인 체험센터는 자유무역지구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기업들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말 발효된 한중FTA도 한국 식품의 입지를 더욱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중FTA로 인해 중국은 전체 품목수 기준 90.7%, 한국은 92.2%가 20년 내 관세가 없어진다. 

이밖에 중국 소비자들의 연령별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 청소년들은 브랜드 소비 성향이 짙고 중장년층들은 실용성을 중시한 전통적인 입맛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어 중장년층들의 수요 잠재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과라 불리는 한국 전통 간식과 고려인삼, 고추장 등은 중국 중장년층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의 니즈를 파악한 차별화된 상품으로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올해부터 중국 정부가 두 자녀 허용 정책을 실시한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정책 허용으로 9천만 명의 여성이 둘째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됐다. 임산부의 건강을 위한 건강기능식품과 분유가 큰 수요를 보일 것이다.

일본시장&고객니즈 분석에 따른 한국 식품의 포지셔닝
토스 켄지(鳥巣研二) 키스태프(キースタッフ)㈜ 대표이사

일본의 대표 유통업체인 이온과 이토요카도는 지난 2014년부터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실적 하락은 일본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변화에 기인하며 그 중심축에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가 가능한 파머스마켓(농수산물직매장)이 자리한다.  

파머스마켓은 복잡한 유통과정을 생략하고 있어 농가의 이윤을 높여준다. 농가들은 이윤이 높아진 만큼 더 좋은 품질의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소비자들도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면서 만족도가 매우 높다. 

더욱 주목할 점은 각 지역의 이름을 내건 ‘엑셀런트 로컬 브랜드’ 상품의 폭발적인 성장세다. 현재 일본 식품시장은 내셔널 브랜드(NB)・프라이빗 브랜드(PB)와 엑셀런트 로컬 브랜드가 맞서고 있다. 엑셀런트 로컬 브랜드는 현재까지 규모가 작지만 앞으로 일본 식품시장의 주류로 성장할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7회 푸드 액션 어워드’에서 엑셀런트 로컬 브랜드 상품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대상을 차지한 가고시마현 흑돼지는 일본 최초 유기농 인증 축산물로 뛰어난 고기맛을 보여주며 심사위원을 사로잡았다. 최우수상을 차지한 가고시마현 유채 기름도 한국의 들기름과 같이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상품이다. 

엑셀런트 로컬 브랜드의 또 다른 특징은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미야자키현의 식초는 공장에서 3일 만에 숙성돼 나오는 일반 식초와 달리 최소 3개월 이상 걸리며 좋은 원료만을 엄선한다. 일반 식초보다 가격은 2~3배 비싸나 맛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힘입어 불티나게 팔린다. 이밖에 오키나와현의 츠켄섬 당근으로 만든 당근사이다, 아오모리현 후카우라 설(雪)당근 등도 훌륭한 엑셀런트 로컬 브랜드 상품이다. 

엑셀런트 로컬 브랜드 상품은 활용도도 뛰어나다. 일반적으로 상품성을 가진 원물들은 40% 정도고 규격외품은 60%의 비중을 차지한다. 엑셀런트 로컬 브랜드 상품들은 규격외품의 활용 빈도가 높아 1차 상품(페이스트 등)과 NB 상품에 적용하는 실례가 많다. 

이같은 추세에 비춰봤을 때 앞으로 일본 식품산업에서 매출 1조엔(10조3600억 원) 기업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다. 유기재배, 무농약재배 등 원재료를 엄선하고 식품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으며 소비자의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소규모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것이다. 

한국도 일본시장의 이러한 흐름을 유념해야 한다. 최근 김치 낫또는 김치와 낫또의 조합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만의 고유한 특징에다 일본의 대중성을 더한 상품을 선보인다면 일본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한 전략과 실천과제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세계 농식품 수출 규모는 2014년 기준 1조4653억 달러로 교역 규모가 지속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 기준 82.9억 달러의 농식품 수출액을 기록했으며 연평균 4.7%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중국과 일본 등 구매력 있는 거대 농식품 시장이 인접한데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 농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 각국과의 FTA 타결도 농식품 수출의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식품 수출은 농가 소득 향상은 물론 식문화 전파를 통한 국가위상과 품격 제고, 농업생산기반 유지를 통한 식량안보와 환경보전을 꾀할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를 불러 온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쟁력 있는 대표 상품의 부족과 중국, 일본, 미국 등 일부 국가의 높은 수출 의존도, 해외교포 중심 수출, 농식품 수출을 위한 안정적인 공급기반과 물류 시스템의 부재, 글로벌 시장 개척과 확대를 위한 시스템 미흡 등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많다.   

앞으로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가대표 수출 상품 육성과 유망품목 발굴 △수출선 다변화와 해외시장 개척 노력 △국가별・품목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수출 △농식품 수출 촉진을 위한 R&D 확대 △농식품 수출 대상과 범위의 확대 △농식품 수출의 조직화와 규모화 △FTA 수출 활용도 제고 등이 필요하다. 

특히 현재의 농식품 수출은 가공식품이 대다수로 국내 농업의 활로를 모색하고 성장을 견인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를 위해 국내 농업과 연계된 수출 기반 마련에 나서야 하며 단순한 상품 수출이 아닌 농자재, 플랜트, 기술, 브랜드 수출이라는 적극적 개념의 수출로 전환해야 한다.  

생산자와 수출업체 역시 경쟁력 확보에 힘써 자생력을 가져야 하고, 정부는 농식품에 특화된 FTA 지원센터 설치 및 관련 프로그램 도입 등 수출 확대를 위한 효과적인 지원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 

종합 토론
세계 각국의 인증 제도 획득 등 우리 상품 우수하다는 것 입증해야

▲ 종합토론 패널로 참여한 박종서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원장(왼쪽부터), 오형완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출전략처장, 고덕길 ㈜현대그린푸드 식재사업부 상무, 김득수 한국구매전문가협회 부회장(SPC그룹 상품개발본부 상무).

관련 업계와 학계 관계자들이 참여한 종합토론에는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의 현황과 문제점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박종서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원장은 “신선농산물의 글로벌 테스트 마켓으로 유명한 홍콩을 방문했을 때 춘절 선물용으로 판매하는 하얀색 딸기를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며 “앞으로 이러한 경쟁력을 가진 신선농산물이 우리나라 시장에 들어오면 우리 상품이 내수 시장을 지켜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엑셀런트 로컬 브랜드 등 훌륭한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크로스보더를 이용해 비관세장벽을 효율적으로 넘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민간이 합심은 물론 세계 각국의 인증 제도를 획득해 우리 상품이 우수하다는 것을 실질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형완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수출전략처장은 “신선농산물은 아무리 품질이 우수해도 잉여농산물이 없다는 공급의 불균형이 가장 큰 문제”라며 “다 팔아도 2억 달러가 넘는 품목이 현재까지 한 개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자본과 기술이 투입돼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져야하고 장기적으로 미투 제품을 쉽게 만들 수 없는 원천기술의 확보가 이뤄져야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덕길 ㈜현대그린푸드 식재사업부 상무는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14년 양파파동이 났을 때 대만 수출을 통해 농가 어려움 해소에 나서는 등 4년 동안 농산물 해외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농산물 해외 수출 시 정부가 물류비, 포장비 등을 보조해주고 수출자격을 인정해주는 등 각종 지원에 적극 나선다면 훨씬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농산물 수출은 대기업 입장에서 플랫폼을 확보할 수 있고, 농가는 판로 확보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며 “정부가 민간과의 협력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한다면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득수 SPC그룹 상품개발본부 상무는 “우리나라 로컬푸드는 원가 문제 때문에 파우치 음료 형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제주도 당근과 겨울 무, 신안 양파 등 글로벌 상품으로 손색이 없는 신선농산물이 많기 때문에 일본의 엑셀런트 로컬 브랜드처럼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만드는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가 3년 내 국내시장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만큼 소비자 트렌드는 무섭게 바뀌고 있다”며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화장품과 의약품에 사용되는 소재 개발에 힘쓰는 등 꾸준한 R&D 투자가 이뤄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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