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불황의 늪… 선제적 대응이 살 길
깊어지는 불황의 늪… 선제적 대응이 살 길
  • 육주희 기자
  • 승인 2016.05.02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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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소비자 ‘외식보다 HMR, 편의점 도시락 테이크아웃 증가’

외식시장에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소비는 위축되고 그나마 지출 규모도 줄고 있다. 이런 현상은 단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욱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조선업과 해운업 등 한때 국가 기간산업으로 승승장구하던 기업의 구조조정을 강행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해당 기업의 근거지부터 시작된 소비 위축이 빠르게 전국으로 퍼져나가게 된다. 외식업계로서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메뉴부터 서비스까지 모두 혁신해야 깊은 불황의 골짜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본지와 자매지 월간식당이 서울·경기지역 소비자 55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6 소비자 외식성향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향후 외식업계가 나갈 방향을 점쳐본다.                

■ 외식빈도 줄고 간편식 소비는 늘고

외식 소비자들의 성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이번 조사에서 생생히 확인할 수 있었다. 조사결과를 종합하면 외식소비와 식비 지출이 줄고 HMR 등 대체식품 소비는 늘어난다는 점이다. 이는 외식업계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공산이 크다. 이러한 변A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본지와 자매지 월간식당의 ‘2016 소비자 외식성향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국내 소비자들은 주 1회 정도 외식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외식 빈도는 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 외식업계의 불황을 반증했다. 지난 2011년 조사에서 주 1회 이상 외식한다는 응답이 57.2%를 기록했고 2012년 72.9%로 크게 올랐으나 이후 2014년 70.0%, 올해 67.8%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외식빈도 감소가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점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가벼운 주머니 사정 때문에 퇴근길 편의점에서 구입한 도시락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비교적 저렴한 배달음식으로 가족의 끼니를 때운다. 지난해 말 농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15년 국내 소비자 외식행태 분석’에 따르면 식당 방문은 월 9.0회로 변화하지 않았으나 배달음식은 약 56% 증가한 3.4회, 테이크아웃은 약 47% 증가한 2.2회로 나타났다.

배달음식과 테이크아웃이 증가할수록 외식업소의 매출은 줄어든다. 이러한 추세는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2010년 415만 가구에서 지난해 506만 가구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 싱글가구는 편의점 도시락 등 대체 외식의 주요 소비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본지 조사에서도 외식을 할 때 동반하는 사람은 가족(41.7%)이 가장 많았고 다음이 친구(33.5%), 연인(11.8%), 직장동료(9.1%), 비즈니스 상대(3.4%) 순이었다. 가족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은 싱글가구가 증가할수록 여럿이 외식하는 인구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외식업계로서는 도시락 메뉴를 개발, 업소에 들러 테이크아웃하는 소비자를 불러들이거나 혼자서도 편하게 식사하는 분위기와 서비스 도입이 필요한 대목이다.

■ 직장인 점심 메뉴 1위 ‘찌개류’

직장인이 가장 선호하는 점심 메뉴는 찌개류(41.3%)로 나타났다. 이어 매일 다른 메뉴가 나오는 백반(30.6%)이 두 번째로 많았고 탕류(10.6%), 분식(7.2%), 패스트푸드(6.1%), 중식(2.7%), 기타(1.6%) 순이었다. 기타 메뉴로는 샌드위치, 구내식당 음식, 웰빙음식 등이 거론됐다.

특히 지난 2014년 설문조사 당시 분식을 선호하는 비율이 3.0%에 그친데 반해 이번 조사에서는 7.2%까지 높아졌다. 이는 분식이 프리미엄을 지향함과 동시에 메뉴가 다양해지고, 빠른 서비스와 편의성, 저렴한 가격 등 모든 부분에서 직장인이 점심으로 선호하는 요소를 두루 갖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직장인들이 점심 메뉴를 선택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은 ‘맛’과 ‘빠른 식사 제공’으로 나타났다. 맛을 선택한 응답자가 41.5%로 가장 많았고, 빠른 식사 제공(24.5%), 가까운 거리(16.6%) 순이었다. 가격은 12.0%로 2014년 조사 당시 3.0%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이는 불투명한 미래를 염두에 두고 가급적 저렴한 메뉴를 선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장인들의 일평균 점심식사 비용을 살펴본 결과 44.4%가 5천~7천 원을 지출하고 있으며 7천~1만 원(37.6%)이 뒤를 이었다. 또 1만~1만5천 원(5.2%), 1만5천 원 이상도 1.3%를 차지했으며 4천 원 미만이라고 응답한 사람도 11.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점심식사 적정 비용으로는 50.8%가 4천~6천 원이라 답했고 6천~7천 원(34.7%), 8천~1만 원(5.7%), 1만~1만 천 원(1.4%), 1만5천 원 이상 0.2%, 4천 원 미만도 7.2%로 나타났다.

■ 맛좋은 식당 인기는 불변의 진리

소비자들이 처음 방문하는 음식점을 고를 때는 맛(47.3%)과 가격(23.8%)을 중요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위기(9.4%)와 가까운 위치(7.1%), 서비스(6.2%)는 10%대 미만이었다.

특이한 점은 지난 2014년 1.3%였던 주차장 유무는 올해 1.7%로 늘어나 주차 편의성이 점차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는 것이다. 이는 외식할 때 자동차를 이용하는 빈도가 증가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가까운 위치를 음식점 선택의 기준으로 따지는 경향이 있는 반면, 먼 거리를 자동차로 이동하는 외식인구도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음식점 선정 기준은 첫 방문에 영향을 미칠 뿐 재방문율을 높이는 기준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때문에 소비자들의 재방문 이유와 재방문하지 않는 이유를 파악해 그에 맞는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음식점 선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맛’은 재방문 이유로도 역시 1순위(52.5%)였다.

재방문 이유 두 번째는 서비스(21.4%)가 차지했으며, 분위기(12.6%), 가격(8.4%), 교통편(3.6%)이 차지했다. 즉 소비자들은 첫 방문과는 달리 음식 맛이 좋고 서비스와 분위기가 좋다면 재방문 의사가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불황기에는 신규고객을 늘리려 하기 보다는 재방문율을 높여 단골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때문에 가성비 높은 똑똑한 메뉴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효과적이다. 실제로 고객들은 재방문하지 않는 이유로 가격이 비쌀 때(18.7%)보다는 음식맛이 없고(39.4%), 불친절한 업소(30.7%) 방문을 더욱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한정식집 즐겨 찾지만 메뉴 선호도는 낮아

소비자들이 외식을 할 때 즐겨 찾는 음식 종류는 단연 고기류가 1위로 나타났다.
즐겨 찾는 음식점에 대한 질문에 ‘주로 고깃집을 간다’는 응답이 30.2%로 가장 높게 나타나며 지난 수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큰 순위 변화 없이 한식-전통음식(8.3%), 스시 등 일식(7.7%), 이탈리안 레스토랑(7.3%), 패밀리레스토랑(6.5%), 주류·이자카야(6.1%), 분식점(4.6%), 커피·음료전문점(3.7%), 패스트푸드점(3.6%), 배달전문점(3.5%)이 뒤를 이었다.

뷔페의 경우 2013년 2.1%에서 2014년 갈수록 다양화·고급화되고 있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샐러드뷔페, 해산물뷔페, 초밥뷔페는 물론 주점뷔페까지 등장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며 4.3%의 선호도를 보였다. 다만 2016년 현재 지난해 한식 뷔페의 돌풍이 일었음에도 불구하고 3.0%의 선호도에 그쳐 보아 1년여 만에 열풍이 가라앉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즐겨먹는 메뉴 역시 돼지고기(26.0%)가 가장 많았다. 이어 생선·해물요리(12.8%), 닭고기(11.5%), 소고기(10.8%)가 뒤를 이었다. 특히 면류가 11.8%로 닭고기와 소고기를 앞질러 눈길을 끌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국물요리(9.9%), 한정식(7.0%), 패스트푸드(4.5%), 분식(3.2%) 순으로 드러났다.

한편 2014년 조사에서는 즐겨 찾는 음식점으로 한정식이 14.7%로 두 번째로 높은 선호도를 보였으나 선호 메뉴에서는 4.5%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올해 조사에서도 즐겨 찾는 음식점 선호도에서는 한정식은 두 번째로 높았지만 선호 메뉴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없었다.

■ 한식 고깃집-HMR-전통음식점 전망 밝아

외식 소비자들이 꼽은 전망 있는 업종은 한식 고깃집(11.4%)이 가장 많았다. 두 번째는 HMR이 10.0%로 높았으며 이어 전통음식점(8.3%), 퓨전레스토랑(7.5%), 베이커리(디저트)카페(7.2%), 배달전문점(7.0%), 한식 뷔페(6.1%), 샐러드바(5.0%), 커피·건강음료전문점(4.8%) 등을 선택했다.

이는 2014년 조사 때와는 상당히 다른 결과로 당시에는 고깃집보다 건강음식점(20.1%)과 이색 외국음식전문점(14.9%), 뷔페(11.7%), 한정식·향토음식전문점(10.6%), 퓨전 레스토랑(9.8%), 디저트전문점(8.9%) 등을 전망 있는 업종으로 꼽아 트렌드의 빠른 변화를 실감케 했다.

한편 지난 월간식당 4월호에 발표한 외식업 경영주들이 뽑은 유망업종으로는 HMR(19.2%)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전통음식전문점(14.5%), 고깃집(10.0%), 한식뷔페(5.7%) 등 한식관련 업종이 전체의 30.2%를 차지해 HMR과 한식 관련 레스토랑을 가장 전망 있는 업종으로 생각했다.

외식소비자와 경영주 모두 올해의 트렌드 업종으로 고깃집과 HMR을 상위로 꼽은 만큼 외식업 경영주들은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통해 관심 업종을 살핀다면 그 안에서 전망이 좋은 틈새 업종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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