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하락 국순당・배상면주가 ‘이색 전통주’ 승부수
매출 하락 국순당・배상면주가 ‘이색 전통주’ 승부수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6.05.0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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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주’, ‘쌀맥주’로 돌파구 모색

국내 대표 전통주 업체 국순당과 배상면주가의 트렌디한 전통주 만들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국순당은 지난달 27일 ‘아이싱 청포도’와 ‘아이싱 캔디소다’ 2종을 출시했다.

국순당에 따르면 이 제품은 쌀을 발효시킨 술에 청포도 과즙과 소다를 첨가해 과일의 상큼한 맛에 탄산의 청량감을 살린 RTD 제품이다. 알코올 도수를 기존 아이싱 제품(4도) 보다 1도 낮춘 3도로 맞춰 개발했고 용기는 기존과 같은 캔이다. 국순당은 지난 2012년 출시한 아이싱 자몽의 후속 제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알코올도수를 3도로 낮추고 탄산의 청량감을 강조한 점 등을 들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탄산주’ 트렌드를 따른 제품으로 보고 있다. 앞서 국순당은 지난달 초 알코올도수 4도의 신제품 ‘국순당 쌀바나나’를 출시했다.

쌀바나나는 생쌀발효법으로 빚은 술에 바나나 퓨레를 넣은 제품으로 바나나의 식감과 맛이 강하다. SNS에서 바나나막걸리로 불리지만 정확히는 기타주류로 분류된다. 막걸리 맛과 비슷하고 국순당의 전통주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국순당은 지난해 12월 쌀바나나 외에도 ‘쌀복숭아’, ‘쌀막걸리 유자’ 등 전통 막걸리에서 벗어난 제품을 잇따라 개발했다. 국순당 배중호 대표와 형제 사이인 배영호 대표가 이끄는 배상면주가도 이색 전통주 선보이기에 나섰다.

배상면주가는 지난해 12월 쌀로 만든 맥주 맛 청주 ‘R4’를 시장에 내놨다. 청주이지만 맥주 맛이 강한 새로운 개념의 제품으로 홍보하고 있다. 배상면주가 관계자는 “실제로 쌀 맥주로 개발했지만 주세법상 맥아를 넣지 않으면 맥주로 표시할 수 없다”며 “청주로 분류되지만 맥주 맛을 느낄 수 있는 만큼 3천억 원 규모의 수입맥주 시장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국순당과 배상면주가는 새로운 품목에 주력하면서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막걸리(탁주)와 약주 등 전통주 개발에는 소극적이다. 국순당은 지난해 12월 알코올도수를 낮춘 ‘국순당 쌀막걸리 라이트 라임’을 출시했지만 전통 막걸리 신제품 출시는 2013년 4월 ‘대박’ 이후 조용한 상황이다. 약주도 신제품 출시가 뜸하다.

주력 브랜드인 백세주가 2012년 7월과 지난해 6월 가짜 백수오 논란 와중에 단행한 리뉴얼이 전부다. 배상면주가도 지난해 5월 기존 ‘느린마을막걸리’의 품질을 개선한 ‘느린마을막걸리 라이트’ 출시 이후 전통주 분야의 신제품 출시 소식은 없다.

전통주 업체의 이같은 외도는 시장 규모 축소가 주 원인이다. 막걸리 시장 규모는 연매출 기준 2011년 5097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하락해 2013년 4738억 원으로 줄었다. 업계는 지난해 막걸리 시장 규모는 더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수출 감소세도 이어져 올해 1분기 수출은 3만3천t(3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0.5%(12.2%) 감소했다.

소비와 수출이 줄자 실적도 악화됐다. 국순당의 지난해 매출은 774억 원으로 전년보다 15.6% 감소했다. 영업 손실 82억 원을 기록해 1995년 공시 시작 이래 처음 적자전환했다.

배상면주가는 2010년 처음 영업적자로 돌아선 뒤 2013년까지 줄곧 영업 손실을 기록해왔으나 2014년 양조장&펍 등을 운영하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매출도 151억원으로 11.7% 늘었다. 하지만 전통주 시장의 하락세, 내수 경기 침체 등으로 지난해 매출은 147억 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19억 원의 손실을 봤다.

국순당의 사업 외도는 일단 성과를 냈다. 지난달 8일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 출시된 쌀바나나는 초도물량 120만 병이 10여 일만에 모두 팔렸다. 5월 중순경 일반 주점에서도 출시될 예정이며 추가 발주 물량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국순당은 시장 반응이 좋다고 보고 탄산주 RTD 등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순당은 지난해 백수오 사태로 백세주가 부진했고 막걸리 시장도 축소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며 “올 1분기 실적 부진은 이어지겠지만 쌀바나나 출시로 2분기 이후 실적 회복 기대감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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