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놓친 주점업계 추락… 끝이 안 보인다
트렌드 놓친 주점업계 추락… 끝이 안 보인다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6.05.02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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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업체 인토외식산업 법정관리 신청 충격

경기 침체로 주점 산업 지표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주점업계가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2월 현재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주점업의 서비스업생산지수는 73.0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해당 통계가 작성된 이후(2000년 7월)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2010년 지수를 100으로 현재 업종의 실질 성장을 나타내는 지수다. 100을 넘으면 기준 연도보다 생산이 늘었음을, 100 미만이면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주점 서비스업생산지수 역대 최저

월 기준으로 주점업 서비스업생산지수가 100을 넘긴 것은 지난 2014년 7월(100.9)이 마지막이다. 이후 80∼90대에 머물던 생산지수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외식업 내수가 꽁꽁 얼어붙은 지난해 6월 78.2까지 떨어졌다. 소폭 오르내림을 반복하던 지수는 결국 지난 2월 역대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주점업의 불황은 경기 침체와 취업난, 1인가구 증가, 음주 트렌드 변화 등이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3월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지난해 가계의 순처분가능소득(837조1767억 원) 대비 가계신용연말 잔액(1206조9798억 원)은 144.2%로 나타났다. 국내 가계가 1년 동안 처분가능 소득을 모두 모아도 부채를 갚기 어렵고 가계빚의 44%가 남는다는 뜻이다.

순처분가능소득은 소득 중 세금 등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이다. 가계신용은 은행 등의 대출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금액까지 합친 대표적인 가계부채 통계다. 소득으로 빚 갚기도 빠듯한 상황이다.

퍽퍽한 가계 살림과 1인 가구 증가 등은 집에서 술을 마시는 이른바 ‘집술족’을 늘렸다. 가정에서 주류 구매에 사용하는 돈은 지난해 월평균 1만2109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술 소비량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2013년 기준 한국인의 알코올소비량은 1인당 8.73ℓ로 전년보다 4.8% 감소했다. 여기에 보건 당국과 지자체 등이 펼치는 ‘건전한 회식문화’ 캠페인도 주점업계에는 악재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점업 서비스업생산지수 최저치 기록은 최근 불경기로 대부분 소비자가 식당에서 가볍게 마시고 주점에는 잘 가지 않는 현실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주점업계 대표 브랜드 ‘와바’의 추락

소비자의 지갑이 닫히자 주요 주류 프랜차이즈 업체의 지난해 매출은 일제히 떨어졌다. 특히 주점 프랜차이즈 업체 인토외식산업은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다. 소비자 인지도가 높고 경쟁력이 높은 브랜드 ‘와바’를 보유한 인토외식산업의 법정관리 신청은 업계에 충격을 줬다.

인토외식산업은 세계·수제 맥주 전문점으로 유명한 ‘와바’ 외에도 ‘맥주바켓’, 분식형 스파게티 전문점 ‘까르보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중견 프랜차이즈 업체다.
대표 브랜드인 와바는 2000년 론칭해 2003년 100호점, 2006년 200호점을 돌파하는 등 주점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다양한 세계·수제 맥주를 소개하며 국내 수입맥주 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2016년 8년 연속 퍼스트 브랜드 대상 수상, 2015년 8년 연속 올해의 브랜드 대상 수상 등 경쟁력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브랜드 경쟁력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2010년대 들어 오르락내리락 하던 실적은 끝내 개선되지 못하고 곤두박질쳤다.

일본 전철 밟을까 ‘우려’

인토외식산업은 2010년 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2011년 4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2년 1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반등했지만 그때뿐이었다. 2013년 당기순이익이 7억 원으로 줄기 시작해 2014년에는 18억 원의 큰 손실을 봤다.

부채도 138억 원(2013년)에서 146억 원(2014년)으로 늘었다. 2014년 산업은행에게서 상표권 가치를 인정받아 55억 원의 지원을 받고 ‘와바탭하우스’로 전면 리뉴얼하는 등 의욕을 보였지만 실적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20여 년 전의 콘셉트를 고집한 것도 매출 감소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한 주류 업체 관계자는 “빠르게 바뀌는 소비자의 음주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면이 있다”며 “비용을 줄이고 가벼운 안주를 제공하는 스몰비어의 성공 요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미 10여 전부터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 주점 업계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이자카야카 큰 인기를 누렸다. 와타미그룹의 ‘와타미’와 몬테로사의 ‘시로끼야’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며 급속한 쇠퇴기를 맞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화되는 불경기와 청년 취업난, 싱글가구 증가, 소비 성향의 변화 등으로 앞으로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정확한 소비 트렌드 파악과 뼈를 깎는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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