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식당 무응찰 사태, 긍정적 변화의 신호
학생식당 무응찰 사태, 긍정적 변화의 신호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6.05.02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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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신여대가 학생식당 위탁업체를 구하지 못하면서 운영을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성신여대에 따르면 그동안 학생식당을 운영하던 신세계푸드와의 계약이 지난 2월 종료되면서 새로운 위탁업체를 구하고자 2차례 입찰을 진행했지만, 입찰에 나서는 업체가 아무도 없었다. 

이에 성신여대는 학생식당 운영을 중단하고 캠퍼스 내 카페와 매점 등에서 간편식 물량을 기존보다 더 확대 공급하는 묘안을 짜내고 있다. 현재 세 번째 입찰이 진행 중이나 아무래도 낮은 식단가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위탁업체의 무응찰을 막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사실 대학교 학생식당의 낮은 식단가는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지난 2013년에는 숙명여대 학생식당에서 낮은 식단가를 두고 위탁업체와 학생회 사이의 조삼모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 사건은 숙명여대 학생회 측에서 식단가 200원 인상에 반대하면서 벌어졌다. 숙명여대 학생식당을 위탁 운영하는 A업체는 2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1학기에 식단가 인상에 대한 내용을 학교 측에 전달하고 2학기부터 식단가 200원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학생회는 A업체가 식단가를 기습적으로 인상했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A업체는 조금이나마 성의를 표하고자 바나나와 요구르트 등을 제공했고, 학생회는 이를 조삼모사 식의 우롱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현재 대다수 대학교 학생식당의 식단가는 3천 원을 넘기기가 힘들다. 과거에는 기숙사 식당을 겸하면서 그나마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어렵게 돼 수익은 고사하고 현상유지만 하면 다행일 정도다. 더욱이 낮은 식단가로 메뉴 품질 저하는 불 보듯 뻔해 학생들은 외식 매장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더욱 기가 막힌 건 이러한 리스크를 안고 있음에도 학교 측이 위탁업체로부터 공공연하게 시설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식수가 어느 정도 보장돼 시설 투자 손실을 상쇄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때와 사정이 다르다. 

비단 대학교 학생식당만의 문제일까.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에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국가 기관들도 매한가지다. 다수의 기관 구내식당들은 대학교 학생식당과 하등 차이가 없을 정도로 낮은 식단가와 시설 투자 등을 요구한다.

기업은 이윤 창출이 없으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 또한 그 기업만의 가치를 훼손하면서까지 사업을 영위한다면 과연 그 기업이 고객의 지지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을까? 

지금도 많은 급식 위탁업체들이 왜곡된 시장구조에 신음하고 있다. 어찌 보면 치킨게임이라는 국내 급식시장의 못난 생태가 위탁업체들로부터 비롯됐기에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고 그저 바라만 볼 것인가. 지금이라도 수탁사들의 인식 변화를 위한 위탁업체들의 결단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성신여대 학생식당 사태는 위탁업체들의 노력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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