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급식 기부 ‘십시일밥’ 전국 캠퍼스 확산
아름다운 급식 기부 ‘십시일밥’ 전국 캠퍼스 확산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6.05.20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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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식당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십시일밥 회원들의 모습. 사진=십시일밥 제공

비영리단체 ‘십시일밥’이 펼치고 있는 식권기부운동이 전국 캠퍼스로 확산돼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십시일밥은 ‘열 사람이 한 술씩 보태면 한 사람 먹을 분량이 된다’는 십시일반(十匙一飯)에서 따온 말이다. 생활고에 시달려 끼니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학우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십시일밥에 동참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공강 시간 등을 이용해 학생식당이 가장 바쁜 시간대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식당을 찾아 배식, 설거지, 잔반 정리, 식권 판매 등 식당 운영 전반에 관한 일을 한다. 

일도 무턱대고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봉사자들은 보건증과 상해보험이 가입돼 있고 자체적인 위생 유니폼도 교부하는 등 식당 위생과 안전 수칙을 엄수한다. 이렇게 식당일을 해준 뒤 받는 품삯은 돈이 아닌 식권이다. 받은 식권은 급식 하나 제대로 먹기 힘든 학우들에게 익명으로 기부한다.  

지난 2014년 9월부터 십시일반을 만들고 한양대 학생식당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이호영 십시일밥 대표(한양대 경영학부, 10학번)는 “돈을 아끼려고 식판 하나에 밥을 많이 퍼서 둘이 나눠 먹거나 한 사람이 쓰고 난 식판을 받아 다시 밥과 반찬을 먹는 친구들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학우들은 한 학교당 약 150명가량, 1% 내외에 불과하지만 도움의 손길이 무엇보다 필요한 우리의 친구들”이라고 말했다. 

십시일밥은 초창기 10여 명 안팎의 작은 규모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전국 18개 대학 31개 학생식당에서 720명의 대학생들이 활동하는 단체로 급성장했다. 동참하는 이들이 날로 늘어나 올해 안에 1천명의 회원을 거뜬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전달된 식권만 1만7천여 장이며 이러한 선행이 널리 알려지면서 서울특별시장과 노용노동부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봉사에 참여하는 대다수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식당 관계자들의 고충을 이해하면서 더욱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며 “가령 잔반을 모아 퇴식구에 반납하는 것이 설거지를 할 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고, 영양사와 메뉴에 관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책상에서 공부하는 것과 다른 값진 경험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학생들의 봉사활동은 또 다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불우이웃을 위한 반찬을 만드는 ‘십시일찬’이란 봉사 네트워크가 만들어진 것이다. 십시일밥 회원 중 그때그때 참여가 가능한 이들이 월 1~2회씩 봉사활동에 나선다. 이밖에 봉사자들이 입는 유니폼은 노인들이 운영하는 봉제협동조합에 주문해서 활동에 필요한 소비가 사회적 도움으로 이어지게 한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식의 도움 방식도 십시일밥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식권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식권 5만 원어치를 등기로 부쳐줘 밥을 먹을 때 표시가 나지 않는다.

학교 장학·행정팀에 재학생 중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을 찾아 달라 요청하기도 하지만 직접 신청도 받는다. e메일로 재학증명서와 기초수급가구확인증이나 국가장학금 신청확인증, 식권이 필요한 이유를 적어내면 된다. 

이 대표는 “앞으로 참여하는 대학이 더 늘어나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지속성을 가지고 꾸준히 할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며 “남을 위해 시간을 썼던 이들이 졸업해 사회로 나가면 우리 사회가 조금은 달라질 것이라 보며 우리에게 기회를 주고 함께 땀 흘려주신 식당 관계자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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