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달팽이 요리의 선구자격인 한민식품㈜이 최근 젊은 피 수혈을 앞세워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지난 4월 이경삼 한민식품 대표이사의 뒤를 이어 이재권 대표이사<사진>가 바통을 받아 장기 플랜에 대한 첫 수를 야심차게 내려놓은 것이다.
지난 1983년 설립해 30년 넘게 달팽이 외길을 걷고 있는 한민식품은 국내 최초 달팽이 양식에 성공한 국내 최대 식용달팽이 공급업체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식용달팽이는 물론 달팽이 화장품도 개발, 시중에 절찬리 판매하는 등 달팽이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달팽이 화장품은 달팽이 뮤신과 콘드로이친황산 성분을 국내 최초로 추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콘드로이친황산 성분은 여성들의 노화된 피부를 재생시켜 주름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재권 대표이사는 우선 이경삼 전(前) 대표이사가 개척한 길을 더욱 넓히고 알려나가는데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아직도 달팽이요리에 대해 생소해하는 분들이 많아요. 레시피를 잘 몰라 활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 골뱅이, 우렁과 비교했을 때 가격대가 조금 높다며 사용을 망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달팽이를 한 번 써본 고객들은 달팽이의 우수한 식감과 맛, 영양학적인 면에 쉽게 매료돼요. 저희 한민식품 거래처 다수가 장기 거래처인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달팽이의 우수함을 알리는 일이 최우선 과제죠.”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고 이 대표이사의 장인정신은 이 전 대표이사와 쏙 빼닮았다. 이 전 대표이사가 달팽이 연구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면 이 대표이사는 활용도를 높이는데 골몰한다.
영국에서 학업을 마친 이 대표는 유럽 선진 문화를 오랫동안 겪어본 터라 성공적인 R&D와 빠른 실현이 이뤄진다면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최근 단골 거래처와 협업해 달팽이 요리에 최적화된 소스를 테스팅・개발하는 것도 이러한 R&D 과정의 하나다.
“달팽이 요리에 최적화된 소스 제품을 개발하고 자체 생산하려 합니다. 초기는 테스트용으로 공급하겠지만 수량이 많아지면 소스 전문업체에 OEM이나 ODM방식으로 맡기는 것도 생각할 수 있죠. 소스 하나로 원물의 맛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식당들과 외식업체들이 달팽이를 찾게 될 겁니다. 달팽이 전용 접시도 개발해 보는 맛을 더한다면 어떨까 싶어요.”
이 대표는 앞으로 한민식품이 외식시장에서 식재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동시에 고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장수기업의 토대를 착실히 닦는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말한다.
“아버지가 열정 하나만 믿고 지금의 자리에 올라온 전형적인 자수성가형입니다. 저도 제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열심을 내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더욱 발품을 팔아 더 많은 이들에게 고품질의 달팽이를 알리고 직원들과의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결과물들을 하나하나씩 만들어간다면 어느 순간 훌쩍 커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지면을 빌어 전국의 외식업체 사장님들, 저희 달팽이 꼭 한 번 맛봐주세요(웃음). 한번 맛보시면 생각이 확 달라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