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세대의 외식업 진입에 대해
‘헬조선’ 세대의 외식업 진입에 대해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6.05.27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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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기자에서 소설가로 변신해 연일 베스트셀러를 쏟아내고 있는 장강명 작가는 그의 대표작 ‘한국이 싫어서’를 통해 이 시대 청춘의 아픈 자화상을 실감나게 담아냈다. 한국이 싫어서는 말 그대로 한국의 팍팍한 삶이 싫어 호주 이민을 선택한 20대 여성의 이야기다.  

작가는 헬조선으로 대변되는 이 시대 청년들에게 질 좋은 일자리의 유무를 가장 큰 문제로 보고 있다. 특히 일자리가 있어도 매우 높은 업무 강도와 스트레스, 치열한 경쟁, 낮은 보수 등은 기성세대의 불신은 물론 사회 전반에 대한 회의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사실 이 시대 청년들에게 ‘절망’이란 이름은 익숙한 벗이 된지 오래다. 취업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7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내집 마련, 꿈, 희망직업 포기 세대)’, ‘빨대족(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이들)’ 등 각종 신조어도 모자라 요즘엔 우리나라를 지옥으로 보는 ‘헬조선’이란 신조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식품외식업계는 이러한 고민에서 자유로울까? 절대 그렇지 않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청년들을 대하는 식품외식업계 업체들의 행태는 차마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다. 무급 또는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한 적은 월급으로 청년들의 노동을 착취하는 ‘열정페이’는 어느 산업군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직원이 돼도 현저히 낮은 보수에다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는 언감생심이다. 

청년 취업난을 악용하는 기업들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근로 초과 수당은 고사하고 퇴직금 등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식품외식업체들이 흔하나 사람은 또 뽑으면 그만이라는 근시안적 생각이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러한 구조조정 대상 업체들이 정부 지원을 받거나 혹은 편법에 의한 꼼수 등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성세대의 말도 청년들을 분노케 하는 요인이다. 기성세대들은 청년들에게 ‘노력이 부족하다’,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 ‘우리는 그렇게 안 살았다’는 말로 청년들을 비난하기 일쑤다. 지난 2010년 출간해 관심을 모았던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에세이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지금에 와서 청년들의 현실을 전혀 모르는 졸작으로 취급받고 있다. 

“청춘이여, 일단 시작하라.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일단 겸손하게 사회에 발을 딛어라. 입석 3등칸일지라도 일단 기차에 올라타라. 그리고 천천히 1등칸을 향해 움직여라. 그것이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기차의 1등 칸으로 단번에 뛰어오르는 것보다 쉬울테니.”

말은 그럴듯하다. 그러나 흙수저, 금수저라는 극심한 양극화에 서서히 스며들어가는 이 세대에게 이런 말이 위로는커녕 분노를 유발하지 않을까.  

지난 21일 경기대 서울캠퍼스 블랙홀에서 열린 ㈔한국외식경영학회 제36차 춘계정기 학술심포지엄 ‘청년 외식창업 인프라 구축 및 외식시장 활성화 방안’에 나온 육전식당과 종로상회, 만덕식당, ㈜K&B외식문화, ㈜푸드앤넷 등 외식업체는 청년 외식인들에게 어떻게 양질의 일자리를 줄 수 있는지를 제시했다. 이 시대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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