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한 ‘생과일주스 전문점’의 어두운 단면
핫한 ‘생과일주스 전문점’의 어두운 단면
  • 신지훈 기자
  • 승인 2016.06.10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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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시장 최대 성수기인 여름 진입과 함께 저가 생과일 주스전문점이 매장수를 급격히 늘리며 두각을 보이고 있다. 빽다방으로 시작된 저가 커피의 열풍이 생과일 주스전문점으로 옮겨지면서 프랜차이즈 시장도 덩달아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저가 생과일주스 전문점 쥬씨와 저가 커피를 앞세운 빽다방이 경쟁적으로 매장을 늘려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과일주스 브랜드들이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쥬씨의 성장세가 무섭다.

지난해 5월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한 쥬씨는 현재 매장수 500개가 넘는 국내 대표 생과일주스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사측은 시럽을 사용하지 않고 높은 품질의 생과일만을 갈아 맛을 내고 푸짐한 양을 제공하는 것을 성공의 비결로 꼽았다.

눈부신 성장에 따른 부작용일까? 최근 생과일쥬스 전문점들이 용량을 속여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소비자단체의 조사결과 용량 1리터로 팔고 있는 과일주스는 80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에 대한 대처도 화를 키우는 꼴이 됐다. 한 생과일 쥬스전문점 관계자는 일부 매장에서 주스를 덜 채웠고, 해당 컵이 돔 형태이기 때문에 다 채워지면 1리터가 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용기의 자체 용량은 840㎖에 불과했다. 160㎖를 넘치게 부어야 그들이 주장하는 1리터를 채울 수 있는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업계는 생과일 주스전문점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로 가득하다. 질 높은 과일을 대량 구입해 가격을 낮췄다는 홍보 문구와 달리 낙과(落果)의 사용량이 많고, 설탕・소금 파우더 함유량이 많아 과일주스가 건강에 좋다는 이미지마저 퇴색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한 생과일을 쓴다고 주장하지만 딸기는 공정상 냉동해서 쓸 수밖에 없어 고객들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 의무마저 어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저가 생과일 주스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어 온 유명 업체들의 기만행위에 대해 크게 실망한 눈치다. 한 누리꾼은 “제품의 품질 수준과 저렴한 가격을 감안하더라도 결국 일부러 속인 것은 사실 아니냐”며 “마진을 최소화했다는 주장이 고객을 속여 마진을 남겼다는 말로 들린다”고 비꼬았다. 이후 해당 업체들은 과장 광고 사실을 인정하고 1리터 문구를 삭제한 상태다. 

과일주스 전문점이 경쟁 심화, 박리다매형 아이템의 한계, 민감한 계절 수요, 미투 브랜드 범람 등으로 곧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여름 이후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외식업계가 이제 ‘가성비’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들은 장기적인 불황과 함께 7~8년째 자리 잡고 있는 외식업계의 가성비 우선 콘셉트가 일시적인 고객 유입은 가능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업계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과일주스 전문점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도 결국 낮은 가격 책정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가성비로 따지자면 경쟁력이 없는 디저트가 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객은 가치가 충분하다면 돈을 쓸 준비가 돼 있다. 낮은 가격과 일시적인 트렌드보다 고객을 감동시킬 맛에 더욱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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