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외식기업 M&A, 매물만 쌓이고 거래는 중단
대형 외식기업 M&A, 매물만 쌓이고 거래는 중단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6.06.1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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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 성공률 50%, 경기침체 가속화에 사모펀드도 숨고르기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지난 8일 서울 팔래스 호텔에서 열린 매출 1조 원이 넘는 선도 중견기업과의 간담회에서 “중견기업의 M&A 및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재옥 동원F&B 사장, 박형록 농심 전무, 김범호 SPC그룹 전무 등 식품업계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주 청장은 식품외식업계 중견기업 등의 M&A를 통한 경기활성화 방안을 제시했으나 국내 M&A 시장은 갈수록 침체되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카카오의 로엔 인수를 신호탄으로 M&A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예상과 달리 매물만 넘쳐나고 있다. 외식업계도 지난 3월 미국계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와 국내 20위 권의 치킨프랜차이즈 깐부치킨이 경영권 매각에 나섰다. 하지만 아직까지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밝힌 사모펀드나 기업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여기다 수제 햄버거 브랜드 크라제버거를 보유한 크라제인터내셔날도 법정관리를 졸업한 뒤 2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회생절차를 밟으며 M&A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최근 크라제인터내셔날 매각 주간사인 삼정회계법인은 매각공고를 내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한 외부자본 유치방식으로 공개매각한다고 밝혔다.

M&A 시장의 침체는 외식업계는 물론 국내 경기여건이 갈수록 나빠질 것이란 전망에서 비롯되고 있다. 여기다 지난 2011년 모건스탠리PE의 놀부 인수를 시작으로 불붙기 시작한 대형 외식업체 M&A 실적이 50% 정도의 성공률을 보인 것도 이유로 꼽힌다.

국내 대형 외식업체 M&A는 2011년 놀부를 비롯해 버거킹코리아, bhc, 할리스커피, 카페베네, KFC코리아, 매드포갈릭, 공차코리아 등 8개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4곳은 단기에 극적인 실적개선을 이뤄내는 등 성공적인 M&A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나머지 4곳은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오히려 인수가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 등 재매각을 통한 차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버거킹은 지난 2012년 사모펀드 VIG파트너스가 1100억 원에 인수한 뒤 빠른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지난 2월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2100억 원의 재매각을 성사시켰다. 단기간에 100% 차익실현이라는 성과를 올린 것이다.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할리스에프앤비도 조만간 매각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IMM PE는 지난 2013년 할리스에프앤비를 인수한 뒤 적극적인 자금투자를 바탕으로 공격 경영에 들어갔다. 매장 수는 170개 늘어났고 직영점도 대폭 늘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5.2%, 23% 증가했다.

TRG매니지먼트가 지난 2013년 제너시스BBQ 그룹으로부터 1200억 원에 인수한 치킨프랜차이즈 bhc도 성공적인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유력한 재매각 후보에 오른 사례다. 인수 첫 해 82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bhc는 2014년 매출 1088억 원, 지난해에는 무려 70.9% 증가한 186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가파른 실적 상승을 일궈냈다.

지난 2014년 8월 외식업체 썬앳푸드로의 물적 분할을 통해 지분 49%를 스탠다드차타드PE에 넘긴 매드포갈릭도 성공적인 M&A 실적을 보였다. 썬앳푸드 사업부 당시인 2013년 매출액 569억 원, 영업이익 95억 원을 기록했던 매드포갈릭은 MFG코리아로 분할된 뒤 지난해 매출액 675억 원, 영업이익 147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모건스탠리 PE가 지난 2011년 1200억 원에 인수한 놀부는 2014년 매출 1211억 원에서 지난해 1196억 원으로 오히려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0% 감소한 26억 원에 그쳤다. 당기순손실은 11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 2014년 사모펀드에 인수된 카페베네, 공차코리아, KFC도 실적이 좋지 않다.

지난 2014년 CVC캐피탈이 1000억 원에 인수한 KFC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1억 원으로 전년대비 83.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80.3%나 줄었다. 결국 인수 1년 만에 KFC를 매물로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카페베네의 경우 지난 2014년 케이쓰리제5호(K3제5호)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224억 원을 투자받으며 발행했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2015년 말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경영권을 사모펀드에 넘겼으나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실적개선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새롭게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아웃백스테이크와 깐부치킨의 매각이 언제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태다. 중기청 등 관계기관에서 M&A를 적극 지원한다고 해서 단기간 외식업체의 실적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에 사모펀드 등에서도 신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투자은행 관계자는 “조선업 등 산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외식시장을 지탱하는 소비심리가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이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인수 측에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고 협상 과정에서도 인수가를 대폭 낮추려하기 때문에 M&A 성사가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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