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회장의 생존 전략 ‘선택’과 ‘집중’
이병철 회장의 생존 전략 ‘선택’과 ‘집중’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6.2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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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 전주대 객원교수·(전)전주대 문화관광대학장
▲ 최종문 전주대 객원교수·(전)전주대 문화관광대학장

우리나라 식품 외식업계 진짜 어렵다. 이대로 가다간 ‘어찌 할꼬’ 땅이 꺼져라 장탄식이 절로 흘러나올지 모른다.

몇 년째 계속되는 국가경제 전반의 경기침체 악화가 급기야 대형 외식기업 M&A에도 악영향을 끼쳐 매물만 쌓이고 거래는 중단되는 상황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 심각성을 정부에서도 깨달았던지 중소기업청장이 중견기업과의 간담회(6월 8일, 서울 팔레스 호텔)를 열고 중견기업의 해외진출과 M&A의 활성화 당부, 지원 약속을 했다고 한다.(식외경 2016년 6월 13일)

하지만 눈앞에 전개되는 상황은 녹록치 않다. 최근 민간 싱크탱크를 비롯해 국책 연구기관들 거의 모두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6%(올 5월 24일), 한국은행은 2.8%(지난 4월), 한국금융연구원은 2.6%(지난 4월), 현대경제연구원은 2.5%, LG경제연구원은 2.4%, 한국경제연구원 2.6%(지난해 12월)인데 국내뿐만이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7%(5월 16일), 국제통화기금(IMF)은 2.7%(올 4월)로 낮게 예상했다.(Scoop 196호 2016. 6. 22) 게다가 올 1년 계속될 산업의 구조조정과 어떤 내용이던 그 모습을 들어 낼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정부의 ‘4대 개혁과제’의 결과물에 따라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봐야 옳다.

가령 앞으로 1~2년간 2% 중반대의 낮은 경제성장률에 산업의 구조조정과 4대개혁의 집행과정에서 파생될 부작용까지 겹치는 최악의 상황이 예상된다면 식품외식업계는 성장보다는 생존을 축으로 하는 경영전략을 구사해야 옳지 않을까 싶다. 생존 전략은 기업내부의 엄정하고 객관적인 자가진단을 시발점으로 해야 한다. 외부 컨설팅을 통한 조언도 필요하지만 오너 등 경영진과 직원들의 냉철한 자가진단과 그것에 의한 컨센서스가 기본이라는 이야기다.

그 모범적인 사례로 나는 삼성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의 음반사업 포기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 회장은 평생 96%의 성공률을 기록한 ‘창업의 신’, ‘사업의 귀재’이었지만 하고 싶은 사업을 손도 못 대고 포기한 적이 있다.

호암이 앞장서서 60년대 중반~70년까지 5년 간격으로 두 차례에 걸쳐 추진했다가 최종 승인단계에서 포기한 ‘삼성 레코드’가 바로 그것이다. 호암 스스로 좋아했고 즐겼던 음악분야인데다가 그의 창업 아이디어로 착수했던 레코드 음반 사업이었으니만큼 포기 결정 역시 쉽지 않았다. 하지만 호암과 삼성은 역시 달랐다. 평소의 경영철학과 창업원칙이 예외 없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그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착수하는 용기’와 ‘물러서는 용기’를 말했다. 확신과 가능성 있는 사업은 망설이면 안 되지만 앞길이 불투명한 손실 예상 사업은 처음부터 털고 일어서는 게 옳다는 것이었거니와(이상 박상하, ‘이기는 정주영, 지지 않는 정주영’ 175~202쪽, 무한 2009)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 것에 다름 아니다.

삼성 레코드의 창업포기 당시에는 ‘물러서는 용기’, 다시 말해서 선택과 집중의 산물이어서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그 결단은 매우 타당, 적절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2천년 초까지만 해도 잘 나가던 음반 산업이 환경 변화와 함께 급전직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0여 년 전만 해도 20여 개 이상 헤아리던 서울시내 중, 대형 음반 전문점이 오늘날 2~3개소만 달랑 남아 명맥만 겨우 유지하고 있다. 세계적 대형 음반점들이 즐비했던 뉴욕, 런던, 파리, 빈, 도쿄, 홍콩 등지에서도 이젠 음반점을 찾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삼성 창업자 호암 이병철 회장에게 ‘선택’ 과 ‘집중’은 생존전략으로 출발됐지만 단순히 그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성장전략’으로 확장 진화된 셈이다. 그의 경영철학에서 외식업계 위기극복의 이념과 전략을 모색하길 권하며 그의 자필 전문으로 결론을 갈음한다.

“나는 거듭 강조하고 싶다. 기업은 결코 영원한 존재가 아니다. 변화의 도전을 게을리 하면 기업은 쇠퇴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일단 쇠퇴하기 시작하면 재건하는 것은 지난(至難)하다.” (이병철, <호암자전> 386쪽, 나남,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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