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식업에서 외식산업까지… 역동의 20년
요식업에서 외식산업까지… 역동의 20년
  • 신지훈 기자
  • 승인 2016.06.2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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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외식산업은 지난 80년대부터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큰 발전을 일궈왔다. 본지는 밥집에서 프랜차이즈로, 국내를 넘어 해외로, 요식업이 외식산업으로 자리를 잡기까지 20년의 세월과 함께 했다.

외식사업은 크게 태동기(1976년), 도입기(1977~1982년), 성장기(1983~1988년), 고도성장기(1989~1996년), IMF 침체기(1997~2001년), 성숙기(2002~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침체기(2008~2010년), 저성장기(2011~현재)로 구분한다. IMF침체기부터 외식산업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 식품외식경제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다사다난했던 외식업계 20년 역사를 정리했다. 

 

외식업계는 1996년까지 패스트푸드를 비롯해 보쌈, 우동, 돈가스 등 다양한 업종이 등장하며 시장을 확대했다. 피자와 햄버거, 아이스크림, 치킨 등을 복합적으로 선보이는 굿후렌드, 포커스랜드, 아톰플라, 해피타임 등의 이른바 퓨전레스토랑이 선보여지기도 했다. 1995년을 기준으로 국민 100명당 1개의 외식업소(전국 43만개 업소)가 운영되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국내 대기업들도 외식사업에 본격적으로 손을 대기 시작했다. 당시 제일제당그룹이 VIPS(빕스) 브랜드를 론칭(4호, 1996년 6월 27일)했으며, 지금은 하락세에 있는 패밀리레스토랑이 외식업계 최고 유망업종(16호, 1996년 12월 2일)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커피전문점업계 1위 브랜드 ‘스타벅스’를 국내에 도입(47호 1997년 8월 18일)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의 영향으로 외식업계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심각한 소비심리 침체로 외식인구가 급감하고 식자재값 폭등이 이어지며 중심상권의 음식점 폐점이 속출(65호, 1998년 1월 5일)했다. 강남 대형음식점도 잇따라 문을 닫았다. 만강홍, 레핑가든, 어울목 등 잘 나가는 외식업소들이 IMF 직격탄(69호, 1998년 2월 9일)을 맞으며 사라졌다. IMF 체제 1년이 지나면서 외식업계 경영난(107호, 1998년 12월 7일)은 더욱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몰락한 중산층의 한 달 외식비는 6만7500원으로 전년대비 39.5%나 감소했다. 음식점 증가율도 10년 만에 감소세(118호, 1999년 3월 1일)를 보였다. 매년 10% 이상 음식점이 늘어났지만 IMF 이후 2% 대로 ‘뚝’ 떨어진 것이다.

반면 치킨프랜차이즈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IMF로 인해 늘어난 명예퇴직자들을 중심으로 창업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토종 치킨 브랜드 BBQ는 업계 최초로 1천호점을 돌파(149호, 1998년 11월 1일)했다.

2000년에 들어서면서 외식기업들의 프랜차이즈 사업이 본격화되며 체계적인 제도화가 구축됐다. 제일제당 FS 사업부는 외식전문기업을 선포(187호, 2000년 9월 4일)하며 CJ푸드시스템(현 CJ프레시웨이)을 출범했다. 국내 첫 프랜차이즈법도 제정(217호, 2001년 5월 7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본부의 투명한 정보공개와 불공정거래 해결방안 등을 규정한 프랜차이즈법 제정을 알렸다.

광우병(338호, 2004년 1월 1일)과 조류인플루엔자(AI)(339호, 2004년 1월 8일)의 발병으로 인해 불황은 최고조에 달했다. 전국 음식점의 85%가 적자 또는 현상유지에 급급한 상황에 직면한 가운데 일 평균 190개의 업소가 문을 닫고, 950여 명의 실업자가 발생했다.

해외 외식브랜드의 론칭(488호, 2007년 3월 5일)도 이어졌다. 미국의 패밀리레스토랑 ‘후터스’를 시작으로 씨푸드뷔페 ‘미나도’, 일본 도넛전문점 ‘미스터도넛’, ‘캘리포니아 피자’, ‘온더보더’, ‘카리부커피’ 등 외식시장 불황에도 국내 도입이 활발했다. 국내 시장이 아직 선진화되지 않아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내세워 해외 브랜드들의 러쉬가 이어진 것이다.

세계 기후변화에 따른 곡물가 파동(519호, 2007년 10월 1일)으로 밀가루, 식용유, 두부 등의 식재료 가격이 일제히 올라 식재의 원활한 수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한식세계화 사업도 본격화됐다. 한식재단 출범(628호, 2010년 1월 15일)으로 한식에 대한 홍보 및 해외한식당 인증 등 민간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를 위주로 사업이 진행됐다.

외식업체들의 해외진출도 활기를 보였다. K-POP과 한식세계화 등 국가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힘입어 불고기브라더스, 매드포갈릭, 파리바게뜨, 투썸플레이스, 교촌치킨, 스쿨푸드, BBQ 등의 해외진출(2010년 1월 8일 628호)이 크게 늘었다. 그 결과 국내 외식산업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육성, 지원할 수 있는 ‘외식산업진흥법시행령’이 제정(2011년 9월 10일)됐다.

㈜놀부NBG가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에 지분을 매각(716호, 2011년 11월 14일)했다. 과거 해외 투자 전문회사들이 국내 서비스·제조기업, 글로벌 레스토랑에 지분투자 또는 직접적인 기업 인수를 실행한 사례가 있었지만 국내 토종 프랜차이즈 분야에 투자한 첫 사례였다.

이후 2012년에는 두산그룹이 버거킹을 보고펀드에 1100억 원에 매각(768호, 2012년 12월 10일)했고, 3년 후 홍콩계 사모펀드에 2100억 원대에 되팔았다(916호, 2016년 2월 26일). 두산은 또 2014년에 KFC를 유럽계 사모펀드 CVC캐피털 파트너스에 1천억 원을 받고 매각(847호, 2014년 8월 29일)했다. 2013년 6월 BBQ그룹은 BHC를 해외 사모펀드인 씨티그룹에 매각(795호, 2013년 7월 19일)했고, 7월에는 할리스커피가 국내 사모펀드인 IMM에 넘어가는(794호, 2013년 7월 16일) 등 현금흐름이 원활하고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으로 외식기업들은 최근까지 사모펀드의 주요 투자처가 되고 있다. 

장기적인 저성장기에 접어들면서 실속형 소비자를 위한 ‘가성비’(720호, 2011년 12월 12일)가 외식업계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 이렇다 할 히트 브랜드를 볼 수 없었던 외식시장에서 눈꽃빙수가 핫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설빙’이 무서운 성장세(839호, 2014년 7월 7일)를 보였다. 베니건스가 사업을 종료하는 등(912호, 2016년 1월 22일) 패밀리레스토랑의 매장수가 급격히 줄면서 하향세를 보인 반면 그 자리를 한식뷔페가 차지(887호, 2015년 7월 10일)했다.

CJ푸드빌의 계절밥상과 이랜드의 자연별곡, 신세계푸드의 올반, 풀잎채 등은 사업 초기 고객이 줄을 서서 먹는 등 호황을 누렸지만 정부의 규제와 경쟁 심화로 최근에는 주춤한 모양새다.

커피시장 성장(901호, 2015년 10월 30일)도 눈에 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아메리카노 기준 338잔이며 지난해 한국의 커피시장 규모는 5조4천억 원으로 2000년부터 연평균 9%씩 성장하고 있다. 그 중 커피전문점이 2조5천억 원, 인스턴트커피가 1조8천억 원, 캔·병 커피 등 RTD시장이 1조1천억 원 규모를 차지한다. 스타벅스, 이디야 등은 매년 매장수를 크게 늘리고 있다.

커피전문점의 성장에 따라 디저트시장도 매년 2~3배가량 성장(926호, 2016년 5월 17일)하고 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디저트 시장 규모는 2013년 3천억 원, 2014년 8천억 원, 지난해에는 1조5천억 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외식업계의 전반적인 상황은 악화일로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832호, 2014년 4월 29일)으로 소비가 줄면서 전국 외식업계 매출도 뚝 떨어졌다. 1년 후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882호, 2015년 6월 5일)까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이 각종 모임 및 행사, 주말 가족 나들이 계획을 잇따라 취소하고 외식을 자제하는 등 세월호 참사 1년여 만에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여기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예산에서 직접적인 외식산업 진흥 예산은 우수외식업지구육성자금 6억 원만을 배정(902호, 2015년 11월 9일)해 외식인들을 허탈하게 했다. 또한 ‘김영란법(부정청탁과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등 외식업계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제도가 이슈화 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와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김영란법이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로 법개정을 요구하는 토론회를 개최(931호, 2016년 6월 20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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