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오버쇼퍼·인사이드뷰어·스마슈머와 융·복합
크로스오버쇼퍼·인사이드뷰어·스마슈머와 융·복합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6.06.2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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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 소비자 등장 따라 식품·외식업계 시시각각 ‘이종결합’

소비자들이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과거와 같은 단골 고객이 사라지고 온라인을 가득채운 정보에 따라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정보 입수 수단뿐만 아니라 가치판단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상품 판매자가 제공하는 정보에 따라 무작정 구매하는 소비자가 줄어들고 상품을 속속들이 알아보는 꼼꼼한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상품 판매자, 즉 기업의 융·복합화가 불가피하다. 최근 이업종 간 융·복합이 활발한 이유다. 식품·외식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식품·외식업계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발맞추기 위한 융·복합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과거와 같이 길거리를 돌아다니지 않는다. 식품은 물론, 외식업체의 메뉴를 구매할 때도 온·오프라인의 모든 수단을 이용하는 일명 크로스오버쇼퍼(crossover shopper)패턴을 보인다. 크로스오버쇼퍼는 쇼루머(showroomer)와 역쇼루머 그리고 옴니쇼퍼(omni-shopper)로 나뉜다.

오프라인·온라인 넘나드는 소비

쇼루머는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선택한 후 온라인에서 최저가를 찾아 구매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온라인에서 상품 정보 탐색 후 오프라인에서 최종적으로 구매 결정하는 소비자, 이 둘을 오가는 소비자를 옴니쇼퍼라고 부른다.

지난해 10월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마케팅 리서치업체 칸타월드패널이 전국 소비자 1500명을 대상으로 쇼핑 스타일을 조사한 결과를 인용, 한국 소비자의 67%가 크로스오버쇼퍼라고 전했다. 크로스오버쇼퍼의 구매 품목은 의류·패션·잡화·가전뿐만 아니라 식료품·생활용품 등 소비재를 망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에서 구매를 하는 사람들의 지출을 세부적으로 보면 역쇼루머가 순수 오프라인쇼퍼보다 1.3배 많았다. 또 온라인에서 구매를 하는 사람들 중 쇼루머와 옴니쇼퍼의 지출액이 순수 온라인쇼퍼 대비 각각 1.8배, 1.7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소비패턴 변화에 따라 외식업계는 SNS 활용 등 모바일 기반 구축에 속속 나서고 있다.

또 간편한 메뉴 검색과 주문, 결제를 동시에 진행하는 인터넷·모바일 기반 서비스 구축이 필수 사항이 되고 있다. 버거킹은 자체 앱에 주문과 동시에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붙여 고객 편익을 높였다.

일본의 마루가메제면은 최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리뉴얼하면서 할인 쿠폰을 제공, 인기를 얻고 있다. 스타벅스 등 커피전문점들도 모바일 앱을 이용한 주문과 결제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IT산업과의 융·복합이 일반화되고 있다.

싱글가구 증가에 외식 브랜드 HMR 진출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비주체의 변화도 시장 변화를 이끌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전체 가구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9.0%에서 2015년 26.5%로 증가했다. 오는 2035년에는 전체 인구의 1/3 이상인 34.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인가구 증가에 따라 식품·외식시장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가정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HMR) 시장의 급성장이다. HMR시장은 2010년 7700억 원에서 2015년 1조5천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뿐만 아니라 외식업계도 속속 HMR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메뉴를 제공하는 전통적인 외식업에서 벗어나 식품가공업을 병행하는 업종의 융·복합을 진행하는 것이다. HMR의 판매가 늘자 유명 외식브랜드도 직접 자체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지난 1월 신세계푸드는 한식 브랜드 올반을 HMR 식품 브랜드화했다. 올반 브랜드 제품은 양념 소 LA식 갈비, 양념 소불고기, 떡갈비 등 3종이다.

앞서 외식프랜차이즈 기업 CJ푸드빌은 지난해 비비고 등 기존 외식브랜드를 바탕으로 HMR 제품 생산을 강화,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아예 HMR 제품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테이크아웃 한식 배달 전문 브랜드인 ‘국선생’과 150여 종 이상의 반찬류를 갖춘 ‘진이찬방’은 지난해부터 다양한 반찬과 집에서 조리가 가능한 반조리 아이템을 판매하는 가맹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 매장에서는 하루 1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싱글족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식품기업과 외식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양 업종간 융·복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식재료까지 낱낱이, 식재료 융·복합 활발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을 합친 신조어 웰니스(wellness)가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먹을거리에 대한 ‘인사이드뷰어’(inside viewer) 현상으로 이어진다. 제품 ‘속’을 들여다보는 소비자를 지칭하는 인사이드 뷰어(inside viewer)는 ‘똑똑한 소비자’라는 의미의 스마슈머(smarsum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들은 식품이나 외식소비에서 원산지까지 따져가며 제품이나 음식 메뉴를 선택하는 ‘퍼슈머(pursumer: pursue+consumer)’로 진화한다. 특정 식품이나 메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퍼슈머를 끌어들이기 어렵다.

여기서 나온 융·복합이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재료를 조합하면서 관련 정보를 낱낱이 제공, 소비자의 호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장기간 품귀 현상을 부른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은 감자와 꿀을 조합해 히트상품을 만들어낸 사례다.

국내 외식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레스토랑 ‘밍글스’는 한식에서 쓰지 않는 양갈비를 직접 만든 전통장 소스로 조리한 ‘된장소스 양갈비’와 같은 메뉴로 호응을 얻었다. 대구의 한식당 ‘안압정’은 석류껍질 안쪽에 꽃 모양의 떡을 넣어 만든 에피타이저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이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재료를 단순한 조합이 아닌 ‘융합’시킴으로써 새로운 맛은 물론,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인 ‘퍼슈머’를 끌어들이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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