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스마트팜에서 6차산업으로…농축수산업의 융·복합
ICT 스마트팜에서 6차산업으로…농축수산업의 융·복합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6.06.28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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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공상융합형중소기업 300개 지정, 농가에서 가공식품생산, 외식업까지
▲ 농업에 ICT를 융합한 스마트팜은 농가의 생산성을 크게 높여 인력부족과 노령화 등 위기에 처한 농촌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은 경북 봉화의 해오름농장. 사진=이인우 기자 liw@

일본 이바라키현 미토시(水戶市)의 지역 식품업체 ㈜Tedy는 최근 규격에 들지 못한 파프리카를 페이스트로 만들어 아이스크림, 주스, 잼, 수프 등 다양한 식품으로 만들어 높은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 2008년 일본 농림수산성과 경제산업성이 각각 100억 엔씩, 총 200억 엔을 투자하면서 시작한 ‘농상공’(農商工) 연대추진 정책’의 성과 중 일부다. 일본은 1980년대 후반 이후 엔고와 시장개방 확대 등의 영향으로 지속적인 불황에 허덕였다.

특히 지역경제는 농림어업 종사자들의 고령화, 식품소비 패턴 변화 등에 따라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도시와 농어촌 주민 간 소득격차 확대라는 사회적 문제로 이어졌다. 일본 정부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농상공 등 제휴 촉진법’을 제정했다.

이후 법률에 근거한 농상공 제휴기업의 인정, 관련 법률의 특례를 적용한 정책자금 및 신용보증, 조세특례 지원, 판로개척 지원 등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본 도농격차 해소 정책 벤치마킹

우리나라 농림축산식품부도 일본의 농상공 등 제휴 촉진법을 본 따 농공상융합형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및 전국 지자체가 함께 지원하는 농공상융합형중소기업은 2015년 기준 300개가 지정됐다. 이같은 정책의 키워드는 ‘융합’이다.

농공상융합형중소기업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인들이 직접, 또는 협업을 통해 가공식품을 제조하고 유통까지 맡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들 기업은 주로 향토 식재를 가공한 장류, 차류, 양념류 등을 생산·판매한다. 전북 전주시의 ㈜강동오케익 풍년제과는 우리밀로 빵을 만들어 직접 판매한다.

농공상융합형중소기업 지원정책은 농식품부가 역점을 기울이고 있는 6차산업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6차산업이란 1차 산업인 농림수산업을 기반으로 2차 산업인 제조·가공업,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을 융·복합한 새로운 형태의 산업을 말한다.

농산물을 생산하는 고부가가치 상품을 가공하고 향토 자원을 이용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새로운 부가가치 및 일자리를 창출토록 한다는 게 6차산업의 골자다. 6차산업의 전제조건은 높은 생산성이다. 적은 노동력으로 많은 농축수산물을 생산하고 이를 제조업과 외식업으로 확대해야 가능한 산업이다.

농축산업의 생산성은 ICT융복합을 통해 이루어진다. ICT융복합은 농축산업에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인력을 최소화하면서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ICT융복합 통한 스마트 팜 확산

▲ 지난 4월 20~2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7회 국제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의 농촌진흥청 전시관에서 한 참관객이 농공상융합형중소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농림축산식품부는 ICT융복합을 골자로 하는 ‘스마트 팜 확산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스마트 팜은 ICT를 비닐하우스, 축사, 과수원 등에 접목해 원격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적절히 제어할 수 있는 농장이다. 노동력과 에너지, 양분 등을 기존 관리방식보다 적게 투입하고도 생산성과 품질향상이 가능하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참외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성주군의 한 농가는 200평짜리 비닐하우스 1동에서 5t 정도의 수확량을 보였으나 지난 2014년 스마트 팜 도입 후 6.5t으로 30% 늘어났다. 매출액도 당초 1천만 원에서 30% 증가한 1300만 원으로 증가했다.

축산분야도 지난 2014년 양돈을 시작으로 지난해 양계농가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젖소·한우 등 대가축의 생산성 향상에 핵심이 되는 로봇착유기자동포유기 등을 일괄 지원하는 스마트 축사를 도입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내년까지 축산분야 전업농의 10% 수준인 700호에 스마트 축사를 보급할 계획이다.

스마트 팜 기기 국산화표준화 등을 앞당기기 위해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등 관련 R&D 기관과의 협업체계를 본격 가동 중이다.

농식품부는 총 예산 93억 원을 들여 첨단생산기술개발사업 내 ICT 융복합시스템 내역 사업을 추진하고 농진청은 92억 원을 투입, ICT 융합 한국형 스마트 팜 핵심기반기술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ICT융복합형 스마트팜은 높은 생산성을 기반으로 농가에서 직접 가공식품제조는 물론 체험형 관광업, 외식업까지 전개할 수 있도록 한다.

강원도 홍천 사랑말 마을의 ‘홍천사랑말한우’(대표 나종구)는 마을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사료로 한우를 기르는 것은 물론, 마을 농가들이 직영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충남 예산의 ‘예산사과와인’ 정제민 대표는 장인이 일군 사과 과수원 은성농원에 스마트팜을 도입, 생산량을 늘리는 동시에 캐나다에서 배운 과실주 양조기술을 접목, 사과와인을 내놓는다. 여기다 사과쨈 만들기와 사과파이 만들기 등 소비자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고소득을 올린다.

‘6차 산업화 실효성 낮다’ 지적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6차 산업화 사업’의 정책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연구원(KIET)은 지난해 ‘6차 산업화 정책 추진의 문제점과 발전과제’라는 보고서에서 “부처 간 연계·협력 및 정책모니터링 시스템이 미흡하고 6차 산업의 개념 및 지원대상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6차 산업화 지원에 대한 근거 법안인 농식품부의 ‘농촌 융복합 산업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는 농촌 융복합산업의 수행 주체를 ‘농업인 또는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자’로 한정하고 있다. 또 다른 1차 산업인 어업이나 농산물 유통기업, 서비스 기업 등은 제외됐다.

농식품부, 해양수산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청, 행정자치부 등 6차 산업화 지원과 관련한 정부 부처 간 긴밀한 연계·협력이 매우 중요하지만 부처 간 협력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가 외식산업진흥법에 따라 추진하고 있는 우수외식업지구육성 실적은 전국 19개 지정에 불과한데다 관련 예산도 많지 않아 사업 확산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외식업계가 품질 좋은 국산 식재료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하고 농축산농가는 안정적인 판로를 개척하는 창구로 육성해 오던 외식 식재료 직거래 산지페어 예산이 올해 전액삭감되면서 농축산업과 외식산업의 융복합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역단위 6차산업 촉진을 위해 미래부, 산업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다양한 부처와 연계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며 “6차산업 경영체에 대해서는 현재 로컬푸드 직매장 등 지역 기반 판로를 중심으로 지원 중이며, 국제경쟁력을 갖춘 제품에 대해서는 수출시장 진출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의 중견 외식업체 관계자는 “정부는 농축수산업의 융복합을 추진하면서 농어촌의 좁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식자재의 최대 소비처인 식품외식업계 등 산업체간 융복합에 역점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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