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부터, ‘작은’ 혁신이 먼저다
사소한 것부터, ‘작은’ 혁신이 먼저다
  • 신지훈 기자
  • 승인 2016.07.0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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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지훈 기자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혁신’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 업종, 업태를 막론하고, 기업규모와 상관없이 모두들 혁신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성장을 일구겠다는 각오다. 외식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메뉴, 시스템, 마케팅 등 관련 사업 분야에 혁신을 적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외식업계는 그동안 ‘프리미엄’과 ‘저가’라는 콘셉트에 맞춰 혁신을 진행해 왔다. 실제로 우수한 식재를 사용해 몸집을 키운 프리미엄 김밥과 해외에서 건너온 수제 디저트 제품들은 비싼 가격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교수는 혁신을 크게 ‘지속적 혁신(Sustaining Innovation)’과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 나눠 설명한다. 지속적 혁신은 더 고급적인 이미지로 더 높은 가격의 가치를 제안하는 방식, 파괴적 혁신은 간단하고 편리하게,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지만 문제를 해결해주는 가치 제안 방식을 말한다. 외식업계가 크리스텐슨 교수의 혁신론을 어느 정도 잘 짚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불투명하고 포괄적인, 이른바 핵심을 잃은 혁신은 오히려 기업 운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사업 진행에 대한 명확한 주제를 제공하지 않은 채 입으로만 외치는 혁신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치킨, 커피, 분식 등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한 외식기업은 직원들이 제공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브랜드를 론칭하고 운영관리를 아이디어 제공 직원에게 맡기고 있다. 운영에 대한 조언은 할 수 있지만 전적으로 아이디어를 낸 직원이 성과, 실패에 대해 책임을 진다. 신입직원도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사장님’이란 직책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이는 실제로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고 열심히 일하겠다는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정해진 보고 방식도 출퇴근 시간도 없다. 최대한 자유롭게 직무를 수행하고 메신저 등 편한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알린다. 

이 외식기업 관계자는 “업계는 혁신에 대해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위해 직원들이 진심을 다해 일하고 싶어 하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데부터 혁신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몇 월 며칠까지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을 반드시 가지고 오라는 구시대적인 발상은 절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이끌어 낼 수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신현한 연세대학교 교수는 “미국과 유럽 등 서양은 오래전부터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을 해오고 있고, 중국은 규제가 적어 도전이 쉬운 시스템”이라며 “우리나라 기업혁신의 가장 큰 걸림돌은 정해진 것만 할 수 있는 촘촘한 규제시스템과 구시대적인 기업문화”라고 꼬집었다.

기업의 혁신이 성과로 이어진다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릴 뿐더러 확률도 낮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혁신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 외식기업들도 일단 사소하고 쉬운 것부터 하나씩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혁신은 멀리 있지 않다. 거대한 혁신을 이루기 위해선 ‘작은’ 혁신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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