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경제로 본 외식업체 M&A 20년사
식품외식경제로 본 외식업체 M&A 20년사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6.07.08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MF 직후 대기업 외식업 진출… 2010년대 사모펀드 집중 투자

국내에서 외식산업이 제대로 자리 잡기 전인 1990년대 외식업체 M&A는 활발하지 못했다. 특히 제조업에 비하면 그 규모나 사례가 턱없이 적었다. 그럼에도 1990년대 중반부터 사업다각화와 현금 유동성 확보 등을 고려한 대기업을 중심으로 간헐적인 M&A가 이뤄졌다. 대기업은 1990년대 후반 IMF 구제금융을 겪으면서 경영난에 빠진 업체를 인수하며 외식업에 도전하기도 했다.

2010년대 들어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외식업체 M&A가 봇물을 이뤘다. 최근 국내 사모펀드가 대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인수하는 등 경기 침체 속에서도 외식업체 M&A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성장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외식업체의 M&A는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20년간 본지가 보도한 주요 M&A 뉴스를 돌아봤다.

1990년대 패밀리레스토랑 단연 인기

1990년대 중반까지 호황을 누리며 성장을 이어가던 외식업계는 IMF구제금융 이후 된서리를 맞았다. 대기업이 경쟁력이 약화된 외식업체에 관심을 보이면서 본격적인 M&A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IMF 직후인 지난 1997년 본지 50호(9월 8일자)는 <신동방 ‘코코스’ 전격 인수>라는 소식을 전했다. 당시 ‘해표식용유’로 유명한 중견기업인 신동방이 패밀리레스토랑 코코스 지분을 360억 원에 인수하면서 그룹 주력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몇 개월 뒤 대형 M&A가 성사됐다. 본지 69호(1998년 2월 9일자)는 <버거킹, 두산개발에 전격 ‘매각’> 제하의 기사에서 대기업인 두산그룹이 패스트푸드 브랜드 버거킹을 일경식품에서 인수하면서 시장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두산그룹은 이후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사업을 정리하면서 버거킹을 매각했다.

본지 768호(2012년 12월 10일자)는 <두산 SRS코리아, 버거킹 매각 마무리> 제하의 기사에서 사모펀드인 보고펀드의 버거킹 인수가 마무리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버거킹은 2016년 2월 홍콩계 사모펀드가 인수하면서 다시 주인이 바뀌었다.

2000년대 들어 대기업의 외식업체 M&A가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IMF구제금융 이후 몸집을 키운 대기업이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이다. 종합외식기업 CJ푸드빌은 2001년 9월 신동방으로부터 ‘판다로사’를 사들였다.

이듬해인 2002년 롯데그룹(당시 푸드스타)은 미국 유명 패밀리레스트로랑 브랜드 T.G.I프라이데이스를 인수했다. 266호(2002년 6월 3일자) 기사는 롯데그룹이 T.G.I프라이데이스를 약 500억 원에 인수하면서 빕스와 베니건스 등 대기업 패밀리레스토랑과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또 마르셰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과도 치열한 시장 경쟁을 펼치게 돼 시장 전망은 안갯 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패밀리레스토랑은 베니건스의 사업 철수, 아웃백스테이크의 매각 등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관광개발은 지난 1997년 국내에 들여와 운영하던 미국 패밀리레스토랑 브랜드 우노를 2002년 11월 동전개발에 매각했다. 본지 288호(2002년 11월 28일자)는 코오롱이 부도로 법정관리에 들어가 재정압박 등에 시달려 매각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대기업 적극적인 M&A로 사업 확대

식품·외식기업뿐 아니라 화장품 업체도 외식 사업에 발을 담갔다. 본지 344호(2004년 2월 19일자)는 <우리들의 이야기 새 컨셉 ‘변신’>의 기사에서 소망화장품이 한식 레스토랑 우리들의 이야기 지분을 사들이고 메뉴 개발 등을 통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단체급식 업체인 이씨엠디는 사업 활성화를 위해 프랑스 급식업체 소덱소와 M&A를 추진(431호, 2005년 12월 5일자)해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제당과 제분 등 B2B 분야의 강자 삼양그룹도 M&A를 통해 패밀리레스토랑 사업에 진출했다. 449호(2006년 4월 17일자)의 <삼양제넥스, 패밀리레스토랑 사업 진출>의 기사는 관련 내용을 상세히 다뤘다.

삼양그룹이 계열사 삼양제넥스를 통해 세븐스프링스를 인수, 인원 전원의 고용을 승계하고 2009년까지 모두 20개의 매장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세븐스프링스는 자금력의 한계로 본격적인 매장 확대가 어렵자 지분 매각을 추진해 왔다고 덧붙였다.

중견 업체는 수익성 낮은 브랜드의 빠른 처분에 나섰다. 외식기업 썬앳푸드는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낮았던 페퍼런치를 2007년 3월 아리랑택시에 매각(493호)하며 사업을 정리했다. 그 해에 또 하나의 대형 M&A가 성사됐다.

LG패션 계열인 LF푸드가 2007년 12월 마키노차야를 인수했다. 본지 529호(2007년 12월 17일자)는 LF푸드가 미국 씨푸드 레스토랑인 마키노차야를 로하스뱅크로부터 인수하며 외식사업에 진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씨푸드 레스토랑 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고된다고 전망했다.

2007년 외식 M&A가 활발해지면서 업계가 근거없는 ‘설’에 휘말려 안정적인 경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506호, 2007년 6월 25일자)는 업계의 고충을 전했다. 이듬해 2008년 신년(531호, 2008년 1월 7일자)에는 <외식업계, 신성장동력 ‘M&A’> 546호(4월 28일) <진단, 외식사업 M&A 열풍> 등 관련 기획을 연달아 마련해 현황을 점검하고 업계 영향과 전망을 살폈다.

업계의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도 대기업들이 M&A에 적극 나서고 있어 업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고 있고 과거 트렌드만 쫓던 경향에서 벗어나 시장성과 미래성을 고려한 M&A가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국내 외식산업과 유사성을 보이는 일본의 경우를 비교해 참고사례로 제시했다.

2010년대 사모펀드 외식 업체 인수 봇물

2010년대 들어 사모펀드의 외식업체 M&A가 봇물을 이뤘다. 2011년 모건스탠리PE가 부대찌개로 유명한 놀부NBG를 약 1200억 원에 인수하면서 M&A 시작을 알렸다. 본지 716호(2011년 11월 14일자) <토종 프랜차이즈 ‘놀부NBG’ 美 모건스탠리에 지분 매각> 기사에서 이 뉴스를 상세히 다뤘다. 당시 미국계 사모펀드의 국내 토종 프랜차이즈 업체 인수인데다 사모펀드의 외식업체 인수는 처음이어서 업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토종 브랜드 놀부의 수익성을 높이 평가 받았다는 시각과 함께 단기 수익만 추구하는 사모펀드의 인수가 산업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냐는 우려 섞인 의견도 함께 전했다. 본지는 716호 오피니언 면에서도 모건스탠리의 놀부 인수를 다루며 업계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했다.

모건스탠리의 놀부 인수 후 사모펀드의 외식업체 M&A가 줄을 이었다. 2012년 버거킹이 두산그룹에서 보고펀드로 주인이 바뀌었고(본지 768호), 치킨프랜차이즈 bhc는 2013년 7월 제너시스BBQ그룹에서 TRG매니지먼트(로하튼)로 넘어갔다. 본지는 795호(2013년 7월 22일자)와 797호(2013년 8월 5일자)에서 연달아 다루며 비중있게 처리했다.

797호 치킨 분야 상반기 결산에서는 bhc의 인수를 주요 뉴스로 꼽기도 했다. bhc 인수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로하튼은 이후 창고43, 그램그램, 큰맘할매순대국 등을 잇따라 인수(923호, 2016년 4월 18일자)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이어 2013년 7월 할리스커피도 IMM PE에 매각됐다.

사모펀드의 외식업체 인수가 잇따르자 본지는 <국내 외식업계 초대형 M&A 증가 사모펀드, 외식업계 판도 바꾸는 ‘태풍의 눈’>이란 특집 기획(2013년 9월 16일자, 803호)을 마련하고 현황과 이유 등을 분석하고 향후 전망까지 상세하게 보도했다.

2014년에는 <KFC, 사모펀드 CVC에 매각>(833호, 2014년 5월 12일자)이 소식이 전해졌고 수제버거 브랜드 크라제버거도 나우IB개피탈(850호, 2014년 9월 29일자)에 넘어갔다. 대만 티 브랜드 공차코리아는 유니슨캐피탈에 지분을 넘겼고 <공차코리아, 유니슨캐피탈과 파트너십>, 851호(2014년 10월 6일자), 스탠다드차타드PE는 매드포갈릭의 지분에 투자했다.

썬앳푸드는 이를 계기로 <‘MFG코리아’ 별도법인 신설>(850호, 2014년 9월 29일자)하면서 조직에 변화를 줬다. 계속된 수익악화로 국내외에서 고전하던 김선권 카페베네 회장은 경영권을 사모펀드 계열에 넘겨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본지에서는 909호(2016년 1월 4일자)에서 <실적부진 카페베네, 7년 만에 새 주인>의 제하의 기사에서 상세하게 분석, 보도했다.

현금유동성 좋아 투자 증가 전망

최근에 성사된 초대형 M&A도 눈에 띈다. 본지 창간 20주년 특집호인 933호(2016년 7월 4일자)는 <불황속 대형 외식브랜드 M&A ‘요동’…스카이레이크,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 인수> 기사에서 관련 사실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국내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가 아웃백스테이크를 인수하는 경과부터 의미, 파장을 전했다.

이어 또 하나의 초대형 매물인 한국맥도날드의 매각 전망에 대해서도 국내외의 풍부한 사례와 의견을 인용하며 전달했다. 맥도날드 인수에는 국내 최대 식품·외식기업인 CJ그룹도 참여 의향을 밝혀 업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맥도날드의 향방에 따라 국내 패스트푸드업계의 판도가 크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제가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지만 외식업은 현금유동성이 좋고 가맹점 확대 등 가시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어 투자 가치가 높다”며 “사모펀드는 불황에 허덕이는 외식업계의 유망 브랜드를 인수·운용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