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외식FC 브랜드 ‘흥망성쇠’
대한민국 외식FC 브랜드 ‘흥망성쇠’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6.07.1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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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해외브랜드 수입 물살 이겨낸 토종 브랜드 성장기

브랜드는 경제·사회·문화적 상징체계로 작용한다. 한 문화권의 동질감을 바탕으로 사회적 평가를 얻어내고 이는 제품의 성격과 특징을 가장 쉽게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유력한 브랜드가 얼마나 많은지 여부는 경제적 기반이 얼마나 탄탄한지를 알려주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과거 우리 외식업계는 브랜드가 그리 많지 않았다. 기업형 외식업체가 드물었기 때문에 각 지역의 개별 식당 간판이 브랜드 역할을 했을 뿐이다.

하지만 지난 1980년대 외식이 산업화되기 시작하면서 국내 외식 브랜드도 자리 잡기 시작했다. 국내 외식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지금 토종 브랜드는 국경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고 있다. 그동안 많은 해외 외식브랜드도 국내로 진출했다 사라지기도 했다. 국내 브랜드 또한 본지 창간년도인 1996년을 전후해 수없이 명멸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20년 이상 장수 외식브랜드를 중심으로 지난 1980년대부터 본지 창간년도인 1996년까지 외식시장을 수놓았던 브랜드를 되짚어본다.

86아시안게임을 한 해 앞둔 지난 1985년부터 1990년까지 국내 외식산업은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세계적인 스포츠이벤트를 앞두고 다국적 외식브랜드 상륙이 이어졌고 국내 외식브랜드도 우후죽순 문을 열었다.

먼저 1985년 미국 피자헛의 상륙을 시작으로 글로벌 피자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진입하게 된다. 당시 들어온 피자인(1985), 쉐이키스피자(1986) 등은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영업을 시작했으나 얼마 버티지 못하고 철수한다. 쉐이키스피자는 1년을 버티지 못했고 피자인은 1990년 매출 악화로 결국 문을 닫았다.

하지만 지난 1989년 국내 시장을 두드린 도미노피자는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최근 가장 높은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반면 같은 해 들어온 시카고피자는 도입 초기 활성화됐던 영업을 이어가지 못하고 이렇다할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의 선전에 피자오크, 베어가든, 라 칸티나, 미네르바 등 국내 유명 외식업체들도 피자 메뉴를 속속 선보였다. 이같은 피자의 인기는 이후 1990년 MPK그룹의 미스터피자와 1992년 ㈜레드캡의 빨간모자피자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됐다.

미스터피자와 빨간모자피자는 지금까지 견실한 경영을 펼치고 있다. 반면 같은 시기 출발한 라운드테이블피자와 하디스 등은 오래 가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과거형 스낵, 면류 브랜드 약진과 몰락

1987년 대표적인 국내 외식브랜드 ㈜놀부가 탄생했다. 서울의 빈촌이었던 관악구 신림동 5평짜리 점포에서 시작한 놀부는 보쌈 메뉴 하나로 급성장하면서 국내 외식업계의 신화를 써내려갔다.

면류 브랜드의 흥망성쇠도 1980년대부터 시작됐다. 지난 1983년 문을 연 장터국수에서 시작된 면류 전성시대는 1986년 가맹점이 급증하면서 민속마당, 국시리아, 참새방아간, 도투락, 콩쥐팥쥐, 도란도란, 국시방, 가마국수, 꼬랑꼬치 등 수많은 중소 브랜드 난립으로 이어졌다. 이들 중소 면류 브랜드는 1990년 기준 800여 개까지 늘었지만 명맥은 그리 길지 않았다.

면류의 원조격인 장터국수도 2010년대로 접어들면서 세가 크게 위축돼 현재 본점은 폐업했지만 몇몇 점포는 활발히 영업 중이다.

당시 대기업들도 외식시장에 뛰어들었으나 대부분 해외 브랜드 도입에 주력했다. 두산그룹은 KFC, 라운드테이블피자, 요시노야를 들여왔고 신호그룹은 피자인, 대농그룹 코코스, 논노그룹 투모오우타이거, 오리온 베니건스, 신세계 까르네스테이션, CJ그룹 스카이락, GS 사보텐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 대기업의 수입 브랜드는 대부분 매각과 철수 등의 구조조정을 거치며 주인이 바뀌게 된다. 대기업들은 외식업의 유동성이 좋다는 이유로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전문 역량 부족으로 폐점을 반복해야 했다.

선진국형 외식 브랜드 자리매김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외식프랜차이즈는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다. 당시 국내 경제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외식업체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으나 서울 식당 중 매년 2만여 개(전체 25~30%)가 문을 닫았다. 이런 가운데 CK시스템 도입 등으로 프랜차이즈업계는 호황을 누리게 된다.

특히 보쌈, 우동, 돈까스 등 다양한 업종이 출현하면서 외식프랜차이즈 춘추전국시대를 열었다. 패스트푸드 업계도 호황을 맞으면서 굿후렌드, 포커스랜드, 코넬리아, 아톰플라자, 해피타임 등 퓨전레스토랑도 속속 등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중소 브랜드는 오래 가지 못하고 외식역사의 한 페이지로 사라지고 말았다. 당시 외식업계의 화두는 커피전문점이었다. 1993년 식품위생법 개정으로 외식업소에서 스낵을 취급할 수 있게 되면서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간 것이다. 앞서 1970년대 난다랑으로 시작된 원두커피 체인은 1989~1992년 쟈뎅, 미스터커피, 왈츠 등 50여 개 체인본부가 난립했다.

패밀리레스토랑의 화려한 등장과 몰락

패밀리레스토랑도 당시 외식업계의 총아로 떠올랐다. 1988년 대농그룹이 들여온 코코스를 효시로 1992년 T.G.I프라이데이스, 스카이락(1994), LA팜스(1994), 데니스(1994), 씨즐러(1995), 플래닛헐리우드(1995), 토니로마스(1995), 베니건스(1995), 판다로사(1993), 칠리스(1997),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1997) 등 10개 업체가 외식거리를 메웠다.

이들 패밀리레스토랑은 2010년대  전후 다이닝 레스토랑 등이 인기를 끌면서 급속히 몰락,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가 최근 M&A 시장에서 매각되는 등 과거의 영화를 뒤로 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은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처갓집 양념치킨과 페리카나를 필두로 BBQ 등 프랜차이즈 본부가 잇따라 문을 열면서 지금까지 성장을 지속하는 외식업계의 화수분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기준 군소 치킨프랜차이즈 본부를 포함한 전체 가맹본부는 200여 개, 가맹점 수는 2만여 개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치킨 시장이 이미 과포화 상태라고 지적하지만 가맹본부 측에서는 아직 먹을거리가 남은 시장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많은 군소 브랜드가 끊임없이 등장과 퇴장을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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