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 발등 찍기 정책’이 한우고기 가격폭등 불렀다
정부 ‘제 발등 찍기 정책’이 한우고기 가격폭등 불렀다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6.07.29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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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J 인스티튜트, 2012년 한우농가 퇴출정책 지적
▲ 최근 ㎏당 1만9천 원을 넘어선 한우고기 가격 폭등은 지난 2012년 사육두수 줄이기에만 급급한 정부 정책 때문이란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축산자조금연합 제공

최근 한우가격 폭등의 원인은 지난 2012년 정부가 밀어붙인 빗나간 정책 때문이란 지적이 나왔다.

농촌경제연구단체 ‘GS&J 인스티튜트’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보고서 ‘한우정책이 한우산업의 발등을 찍지 않으려면’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한우고기 도매가격은 지난해 5월 이후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올라 올 6월 기준 ㎏당 1만9천 원을 넘어섰다.

이는 사상 최고치의 가격이다. 한우고기는 지난 2013년 5월 ㎏당 1만1384원에서 무려 68.2%나 올랐다. 송아지 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급등해 수송아지 400만 원 이상, 암송아지 320만 원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12년 12월 수송아지 152만 원, 암송아지 86만1천 원에서 3년만에 각각 3.8배, 2.7배 오른 것이다.

2020년 한우고기 ㎏당 2만4천 원

문제는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서 내년에는 ㎏당 2만 원 수준을 넘어서고 오는 2020년에는 2만4천 원 수준까지 오를 것이란 점이다. 송아지 가격도 2020년 수송아지 450만 원, 암송아지도 370만 원에 이를 전망이다.

GS&J는 이같은 한우가격 급등의 원인은 도축 두수의 지속적인 감소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는 또 핵심 도축자원인 수소 사육두수가 감소하고 암소는 도축률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수소 도축두수는 지난 2014년 초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올 들어서는 전년 동기 대비 20%, 암소는 10% 감소했다.

2세 이상 수소 사육두수는 올 6월 기준 전년 동기보다 10.7% 적었고 1~2세 수소도 올 3월까지 전년 동기보다 줄었기 때문에 2018년 3월까지 도축자원이 계속 감소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송아지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암소 도축률도 낮아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한우 가격이 폭락한 지난 2012년 정부가 한우공급과잉을 막는다며 송아지생산안정제를 개편, 가임암소 두수가 정해진 수준을 넘으면 안정자금 지원을 중단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개편 전에는 4~5개월령 송아지 평균가격이 165만 원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마리당 최고 30만 원까지 보전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개편 후 6~7개월령 송아지 평균가격이 185만 원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지급하되 가임암소 두수가 110만두 이상일 경우에는 보전액을 지급하지 않도록 했다.

한우가격 폭락에 단기처방 급급한 정부

개편 당시인 2012∼13년에는 송아지 평균가격이 185만 원에 못 미쳤으나 가임암소 두수가 125만 두를 초과해 보전금이 지급되지 않았고 지난해 말에는 가임암소두수는 110만 두 미만으로 감소했으나 송아지 평균가격이 마리당 300만 원에 달하면서 보전금 지급이 어렵게 됐다.

결국 가임두수가 발동기준 두수 이하일 경우 송아지 가격이 기준가격을 넘게 되고, 송아지 가격이 기준가격 이하일 경우 가임암소두수가 지급 기준을 넘게 돼 실제로 보전금을 지급할 가능성은 없게 됐다. 한우가격이 폭락한 2012년을 전후해 정부는 축산발전기금 300억 원을 투입, ‘한우암소감축장려금지원사업’까지 벌여 암소 10만여 마리를 감축했다.

이어 2013~2014년 한우농가 폐업지원으로 전체 12.5%에 달하는 2만여 호에 총 2161억 원의 지원금을 주고 폐업토록 했다. 당시 폐업농가는 대부분 사육 두수 20두 미만의 소규모 번식 전문농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에 앞서 지난 2008년부터 인공수정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암소 도축률이 증가하기 시작, 송아지 생산 두수도 2012년말에는 감소로 전환했다. 따라서 2011년부터 암소도축을 늘리지 않도록 하는 속도조절이 필요했으나 정부는 오히려 가속페달을 밟아 한우 자원을 급속이 줄이는 결과를 낳았다.

소고기 공급량 늘리려면 2년 6개월 필요

한편, 수소는 출산 후 도축되기까지 약 30개월 정도의 사육기간이 소요되는데 송아지가 탄생하려면 10개월의 임신기간이 필요하고 암송아지가 가임연령이 되려면 14개월 정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한우고기 가격이 올라 소고기 공급량을 늘리려면 적어도 54개월(2년 6개월) 정도가 필요하고 반대로 가격이 내리더라도 가임암소 두수 감소, 송아지 생산두수 감소를 거쳐 도축두수가 감소하기까지는 40개월 정도가 걸린다.

이에 따라 올 3분기 도축두수가 필요한 수준이 되려면 그만한 송아지가 30개월 전인 2014년 3분기에 출산됐어야 하고, 그만큼 송아지가 태어나려면 이보다 10개월 전인 2013년 4분기에 그에 상당하는 가임암소두수가 있어야 했다는 얘기다.

또 2013년 4분기에 그만한 가임암소 두수가 있으려면 이보다 14개월 앞선 2012년 2분기에 적정한 수준의 암송아지가 출산되고 2012~2013년에 암소도축을 적절히 조정했어야 했다.

정부는 2012~2013년 당시의 한우고기 가격이 아니라 4년 후인 현재의 수급을 전망하고 가임두수와 송아지 생산을 조절해야 했다. 하지만 당시 무작정 도축과 한우농가 퇴출을 밀어붙여 한우고기 급등 사태를 자초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GS&J는 앞으로 정부가 최근 한우고기 가격만 보고 암소두수 증가에 정책의 초점을 맞춘다면 또다시 가격폭락 사태를 빚게 될 것이라며 4~5년 후를 내다볼 것을 주문했다. 이미 송아지 생산두수가 올 2분기 전년 동기보다 5.0% 증가했고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사육두수 증가를 억제하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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