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화, 중간 점검이 필요한 시기
한식 세계화, 중간 점검이 필요한 시기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7.2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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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규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교수/장수식품클러스트 단장
▲ 신정규 전주대 한식조리학과 교수/장수식품클러스트 단장

2000년대 중반 국가브랜드의 연장선상에서 한식의 중요성이 제기되면서 2007년 농림축산식품부가 ‘한식세계화 추진사업단’을 구성하고 ‘한식(韓食)세계화’를 추진한지 10여 년이 지났다. 

2008년 한식세계화 기본계획 수립, 한식세계화 정책 추진, 2010년 한식재단 설립, 2014년 한식정책 발전방안, 그리고 2016년 한식문화관 개관 등을 통해 한식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하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최근에는 대통령이 직접 한식세계화와 음식 관광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10년 동안 정부주도하에 추진된 한식세계화 사업의 성과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정책 입안 초기에 진행됐던 해외한식당 인증제, 한식산업 투자활성화, 한식문화 홍보 등의 사업에서 뉴욕 플래그십 한식당 개설 실패, 떡볶이 사업 부실 지원, 과도한 홍보예산 집행, 한식재단의 방만한 운영 등 두드러진 성과가 없고 오히려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있는 반면에 일부에서는 한식인력 양성, 한식에 대한 해외 인지도 향상, 한식 R&D 기반 확대, 콘텐츠 확대 등의 성과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렇지만 한식세계화 사업에 대한 평가는 성과보다는 실패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과거 우리는 ‘한류(韓流)’라는 분위기가 확산될 때 이러한 현상이 반짝하는 스쳐지나가는 문화적 현상이라고 했지만 한류는 동남아를 넘어 세계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적 코드로 여전히 확산돼 가고 있다. 그와 더불어 유튜브에서는 심심치 않게 우리 음식, 한식을 만들고 먹어보고, 호감을 표현하는 영상이 업로드돼 올라오기도 한다. 외국에 나가보면 과거에 비해 한식당이 늘어나고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그리고 한식당을 찾는 손님이 과거 한국인 위주에서 현재는 현지인이 함께 찾는, 또는 스스로 찾아가는 곳이 됐다.

이것이 한식세계화 홍보 정책의 공이라고 적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공헌한 바가 없지 않다. 인력양성의 측면에서 본다면 과거 외국으로 이민을 간 교민들이 한식당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들어서 한식을 공부한 젊은이들이 해외에 직접 한식당을 열고 운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한 해외 대사관저 조리사로서의 꿈을 꾸는 젊은이도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즉 한식세계화의 동력이 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식세계화 사업에서 지원한 인력양성과 함께 한식세계화 정책을 통해 한식의 인지도를 젊은 층에 향상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음이 분명하다. 또한 R&D의 측면에서 본다면 한식 레시피의 표준화, 콘텐츠의 발굴 및 자료화, 한식의 현지화를 위한 제품개발 등의 실적도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하나의 정책을 추진한지 10년 정도면 눈에 띄는 성과가 손에 잡혀야 한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음식과 음식의 문화는 국가와 민족의 삶과 문화가 내재된 것으로 국가와 문화를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것이다.

한 나라의 음식 및 음식문화를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긴다는 것은 그 국가에 대한 호의, 선호뿐만 아니라 그 나라에서 수십, 수백 년 동안 있어왔던 생활방식이나 문화와의 통합을 의미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음식과 음식문화는 다원적인 다양성을 갖고 있어 하나의 방향으로 수많은 세계인에게 두루 맞는 세계화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결국 오랜 시간과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식 세계화 추진 10년, 정부에서 정치적 관점에서 시작된 사업으로 많은 사람들이 실패한 정책이라고 평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성과가 있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식세계화는 이제 반환점을 향해 가고 있거나 도달했다고 보인다. 정확한 성과의 평가를 통해 실패한 부분을 보완하고 새로운 성과 도출을 위한 중간점검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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