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강한 소주는 ‘내리막길’… 맥주는 ‘날개’
불황에 강한 소주는 ‘내리막길’… 맥주는 ‘날개’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6.08.1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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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대표적인 서민의 술로 자리매김하며 불경기에도 끄덕없던 소주가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든 장기적인 경기 불황과 청년 취업난 등에 따른 소비 감소, 주류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상반기 소주 출하량 감소

국세청과 업계의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소주 출하량은 69만2천㎘로 전년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는 전년에 비해 5.5% 성장해 올해와 대비됐다. 특히 지난 6월은 전년동기에 비해 3.2% 감소해 여름철 비수기와 불황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올해 소주 출하량 감소는 전반적인 소주 소비의 퇴조 양상을 나타내준다는 분석이다.

소주 출하량은 19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증가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08년 100만4천㎘로 정점을 찍은 뒤 이후 증감을 반복하면서도 전체적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 반등세를 보이던 소주 출하량이 최근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소주 출하량 감소는 전반적인 주류 소비의 침체와 저도주 선호 트렌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대한주류산업협회의 조사에 의하면 1인당 알코올 소비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2013년 기준 알코올 소비량은 9.12ℓ로 2012년에 비해 4.8% 줄었다. 특히 소주가 포함된 증류주의 감소폭이 커 2012년 6.07ℓ에서 2013년 5.67ℓ로 6.5%나 줄었다. 증류주는 대부분 알코올 도수가 높다.

반면 경쟁 주종 중 하나인 맥주는 고공행진이다. 알코올 소비량에서 맥주는 같은 기간 2.01ℓ에서 변동이 없었다. 맥주 출하량은 1994년 176만9천㎘에서 꾸준한 증가를 보이다 지난 2013년 206만2천㎘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4년 205만6천㎘로 소폭 감소했지만 최근 3년간 200만㎘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2014년 전체 주류 출고량 중 맥주 비중은 52.3%로 절반을 넘어선 반면 소주는 28.1%에 그쳤다. 1인당 주류 소비량도 맥주는 2010년 139.8병에서 2013년 148.7병으로 8.9병 늘었지만 소주는 같은 기간 66.4병에서 62.5병으로 3.9병 감소했다.

낮은 도수 선호 영향으로 과실주 및 탄산주 등 기타제재주(기타주류)의 인기도 소주에 위기 요인이다. 하이트진로의 올 상반기 판매 현황을 보면 기타주류의 판매가 급증했다. 상반기 이슬톡톡과 자몽에이슬, 청도포에이슬, 하이트 망고링고 등의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약 4배 증가했다. 하이트진로의 판매 비중은 소주 52%, 맥주 45%, 기타재제주 3%로 조사됐다. 기타주류의 비중은 지난해 1.1% 보다 약 3배 가량 늘었다.

지난 3월 출시한 탄산주 이슬톡톡은 4개월 만에 약 2천만 병이 판매되며 안착했다. 올 6월 내놓은 하이트 망고링고도 짧은 기간에 초기 물량 7만여 상자가 모두 판매됐다. 과일리큐르주인 자몽에이슬과 청포도에이슬은 올 상반기 기타주류 판매액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기타주류의 확대는 올해 주류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볼 수 있다. 하이트진로를 비롯해 각 주류회사들이 다수의 신제품을 선보여 상반기에만 10여 종이 출시돼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가볍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주류에 대한 소비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기타주류의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 중견업체 직격탄

하지만 주력 제품인 소주의 소비 하향세는 수익성 악화를 가져왔다. 처음처럼 등의 소주 브랜드를 생산하는 롯데칠성음료(롯데주류)는 주류 사업의 실적 부진을 음료 부문이 만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올 1분기 음료·주류 부문 전년대비 매출 성장률은 각각 6%와 2%로 주류부문 성장률이 음료보다 낮은 상황이 2개 분기동안 지속되고 있다. 주류 사업 성장세가 둔화된 것이다.

수익성도 음료부문은 비수기 영업이익률로서는 높은 수준인 7.4%를 기록했지만 주류는 7.2%로 음료 부분에 비해 낮았다. 맥주 클라우드가 시장에 안착했지만 비중이 작은 점을 감안하며 주력인 소주 부문의 부진인 셈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매출과 수익성 측면에서 주류 부문이 부진하고 음료가 양호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등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반면 무학과 보해양조 등 지역 중견업체는 소비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경남 지역 업체 무학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64억 원으로 전년의 같은 기간(143억 원)에 비해 55.2%나 감소했다.

전남 지역 업체 보해양조는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58억 원을 기록했으나 올 1분기 이익이 급감해 4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송치호 이 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소주출하량 부진은 소주산업에 우려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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