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제 정식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랜차이즈 오토야(大戸屋)의 맛이 떨어지고 있다고 현지 매체 ‘ZUU’가 전했다.
오토야는 대형빌딩 지하, 또는 2층에 입점해 직장 여성들이 혼자서도 부담없이 식사할 수 있는 정식집이다. ZUU는 오토야의 맛이 변화하게 된 이유로 창업자가 사망한 뒤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토야는 지난 1983년 미츠모리 구미 전 대표가 창업, 1990년대 초반에는 현재와 같은 외식 프랜차이즈의 기틀을 마련했다. 현재 오토야는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진출하는 일식 전문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지난해 7월 미츠모리 구미 전 대표가 폐암으로 사망하면서 후계구도를 둘러싼 분쟁이 시작됐다. 앞서 미츠모리 구미 전 대표가 사망하기 전인 지난해 6월 지주회사인 오토야홀딩스에 입사 한 아들 토모이토 구미 씨가 상무이사로 임명됐다.
하지만 미츠모리 구미 전 대표가 사망하면서 경영권을 차지한 쿠보타 켄이치 현 대표가 지난해 11월 토모이토 상무이사를 이사로 강등했고 토모이토 이사는 이에 반발, 올해 2 월 사임했다.
오토야는 올해 5월 중순에 발표한 임원 인사에서 이사 11명 중 8명을 새로 선임하고 쿠보타 켄이치 대표이사를 포함한 3명을 잔류시켰다. 새로운 선임된 이사에는 외식산업 경험이 없는 미츠모리 구미 전 대표의 친형 등이 포함됐다. 이같은 임원 인사에 미츠모리 구미 전 대표의 아내와 아들 토모이토 씨가 강력히 반발했다. 이들은 약 18%의 오토야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쿠보타 켄이치 대표는 “토모이토 전 이사가 이번 임원 인사에 합의한 뒤 며칠이 지나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토모이토 전 이사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쿠보타 씨와 대화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상무이사에서 이사로 강등한 이유에 대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지난 6월 열린 주주 총회에서는 쿠보타 켄이치 대표의 임원 인사안이 통과됐지만 찬성한 주주는 전체의 약 60%로 나머지 주주는 이에 반대하는 등 갈등의 불씨가 살아있는 상태다.
쿠보타 켄이치 대표는 인사뿐만 아니라 창업자와 아들 미츠모리 구미 씨가 주력했던 사업에 대해서도 방향을 바꾸고 있다. 미츠모리 구미 전 대표는 요리에 사용하는 채소를 직영농장에서 재배하는 등 신선한 식자재의 맛을 중시했다. 반면 쿠보타 켄이치 대표는 직영농장 방식의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야마나시 식물공장 사업에서 철수했다.
또한 프랜차이즈 본부에서 조리 교육을 병행하는 방식도 수익을 앞세워 바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즈모리 구미 전 대표 아시 오토야는 다른 외식 프랜차이즈와의 차별화로 ‘수제 정식’과 ‘다점포 전개’라는 콘셉트로 고객들로부터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현재 쿠보타 켄이치 대표의 방식은 맛보다 이익만 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최근 “오토야의 맛이 나빠진 것 같다”, “가격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는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ZUU는 “경영방침을 바꾸고 새로운 임원을 영입했다고 직접적으로 음식의 맛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앞으로 회사의 수익만 우선시한다면 지금까지의 충성고객들이 이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