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식중독·잇단 비리… 학생만 ‘몸살’
학교급식, 식중독·잇단 비리… 학생만 ‘몸살’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6.08.2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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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회 법질서안전관계장관회의’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는 “학교별로 급식 운영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 학교급식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국무총리실

최근 학교 급식에서 식중독이 연이어 발생하고 비리가 끊이지 않으면서 정부와 여당이 문제 해결에 나섰다. 하지만 재탕, 뒷북 대책이란 지적과 함께 직영급식으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는 그냥 둔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당정 협의를 갖고 최근 폭염에 따른 학교 급식 식중독 예방을 위해 학교급식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급식 노후 시설 교체를 위한 지원 예산도 편성하기로 했다.

급식 전용 사이트 개설 정보공개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당정 협의 후 “29일로 예정돼 있던 학교급식 관련 유관기관 합동점검을 24일부터 바로 전수조사해 대처하겠다”며 “급식시설은 학교 직영이 98%, 외주가 2%로 낡은 시설은 전부 대체할 수 있도록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적발된 급식 비리와 관련해 “불량 식자재 등을 사용한 업체에 대해서는 3진 아웃 또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등으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교육부(장관 이준식)는 지난 23일 비리 방지를 위한 학교급식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학교급식 전용 사이트 개설을 통한 급식 정보공개, 학생건강식단 개발·보급, 급식 비리 실시간 감시체계 마련, 식재료 검수 어플리케이션 개발·보급, 관리감독 강화 등이다.

식재료 공급업체 입찰담합 예방을 위해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입찰비리관제시스템을 구축해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전처리 업체의 위생 수준 제고를 위해 올 하반기에 위생관리 매뉴얼을 제작해 보급하고 오는 9월부터 170명 규모의 전국 학부모 급식모니터단을 구성해 현장을 점검하기로 했다.
 

▲ 학교급식 축산물 납품업체인 ‘○○○미트’는 ‘○○축산물공판장’에서 구입한 냉동돈육 ‘뒷다리’ 제품을 자신의 냉동고에 보관하면서 학교에서 주문한 크기대로 절단, 해동한 후 이를 냉장육으로 포장해서 46개 충남지역 초・중・고교에 공급했다.

영양사(교사)-업체 유착 여전

교육부의 이번 급식 개선방안은 잇단 비리 적발에 따른 조처이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은 지난 상반기 전국 학교 급식에 대한 실태 조사 결과 총 677건의 비리·법령위반을 적발했다.

생산·유통 단계에서 129개 업체에서 202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하고 입찰담합 등 45건은 수사의뢰, 157건은 행정처분했다. 학교에서는 471건을 적발, 관련자 382명은 징계 등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식재 전처리 과정의 위생관리 규정 미흡으로 인한 낮은 위생도가 지적됐고 식재 운반차량·보관 시설에 대한 허위 소독증명서 발급 사례도 적발됐다.

일반 농산물이 친환경으로 일반 축산물을 무항생제 제품으로 냉동육을 냉장육으로 변경하거나 유통기간 경과 식재 보관 등 식재료 품질 관리도 허술했다. 유령업체를 통한 입찰담합, 대리납품 등의 문제도 심각했다.

무엇보다 식재 납품업체와 영양사(교사) 등의 유착 관행이 여전했다. CJ프레시웨이, 동원홈푸드, 대상 베스트코 등 급식시장 60%를 차지하는 업체들은 자사 제품 구매량에 따라 최근 2년6개월간 3천여 개 학교 영양사(교사) 등에게 약 16억 원 상당의 상품권과 캐시백포인트, 영화관람권 등을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학교급식 계약 부적정(220건), 예산 집행 부적정(132건), 식재료 검수 및 위생·관리 부실(119건) 등의 문제도 드러났다.

최근 크게 증가한 식중독도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전국에 발생한 식중독은 192건에 2818명이 식중독에 걸렸다. 이 중 음식점에서 발생한 경우는 128건, 학교에서 발생한 경우도 20건이나 됐다. 지난 9∼22일 서울과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의 학교 9곳에서 730여 명의 학생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

서울 은평구 지역 5개 중고교에서 510명이, 경북 봉화에서는 고등학생 110여 명이, 대구에서는 두 개 고등학교에서 120여 명이, 부산에서는 한 학교에서 60여 명이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 여름철(6~8월) 학교 급식 발생 건수는 2014년 11건 1296명에서 지난해 17건 960명, 올해는 현재 기준 17건에 1284명이 발생해 해마다 1천명 안팎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교육부와 식약처는 학교 급식 식중독 대책을 발표했다. 학교의 자체 위생·안전관리 점검과 교육청의 실태 점검, 학부모 모니터단 구성, 급식소 및 식재료 업체 합동점검, 관계자 식중독 예방 교육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신속검사체계를 가동하고 식재료 납품현황을 연계해 발생 시 납품된 학교에 조기통보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급식계약 비리 실시간 감시체계를 구축해 관계기관과 공유하고 불법업체는 형사고발 및 학교급식 입찰참여 제한을 강화하는 등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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