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산업과 농업의 협업은 소비자를 행복하게 한다
외식산업과 농업의 협업은 소비자를 행복하게 한다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8.2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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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진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 교수
▲ 김맹진 백석예술대학교 외식산업학부 교수

장맛이 좋아야 음식 맛이 좋다는 말은 우리 음식생활문화에서 익숙하다. 좋은 조미료가 음식 맛을 좌우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더라도 질이 좀 떨어지는 식재료를 사용해 조미료만 좋으면 음식이 맛있어진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좋은 식재료가 좋은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상식이다. 외식기업의 상품개발 담당자나 경영자가 좋은 식재료의 발굴에 노력을 많이 기울이는 이유이다.

방학동안 학생들과 비무장지대(DMZ)에 인접한 양구 펀치볼에 다녀왔다. 이곳에선 우수한 품질로 알려진 ‘펀치볼 시래기’가 생산된다. 펀치볼은 대암산 도솔산 등 해발 1천m가 넘는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사발모양의 분지로서 여의도 면적의 6배가 넘는다. 분지 내부에는 농지가 잘 발달돼 있다.

이곳을 방문하게 된 동기는 좋은 식재료의 생산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사용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우리 대학 외식산업학부 학생들이 8월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내에 있는 에이토랑의 운영팀으로 선정돼 여기에서 판매할 주메뉴의 식재료를 시래기로 선정하고, 시래기 생산지를 찾아 나선 것이다.

양구농협과 양구군의 관계자들은 시래기를 찾아온 대학생들을 처음 본다며 반가이 맞아줬다. 농협 사무실에서 미팅을 마치고 시래기 생산현장의 이모저모를 보여줬다. 시래기밭과 시래기 건조장, 저장창고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현장을 살펴봤다.

펀치볼은 산악지대로서 일교차가 크고 오염원이 없는 청정 지역으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시래기는 청결하며 섬유질이 부드러워 식감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래기 전용 무를 파종해 다른 지역보다 생육기간이 20여 일이나 짧은 55일 만에 무청을 수확하기 때문에 더 부드럽다고 한다.

시래기를 건조시키기 위해 널어놓은 모습은 겨울철 미시령의 황태덕장을 떠올리게 한다. 비무장 지대를 넘나드는 푸른 바람과 맑은 이슬이 무청의 줄기를 연하게 숙성시키는 동안 푸른 빛깔과 적절한 수분을 유지한 펀치볼 시래기가 탄생한다.                   

외식시장에 시래기가 붐을 이루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소비자들의 건강 지향적인 식생활 트렌드를 꼽을 수 있다. 소비자는 음식에 사용되는 식재료의 투명성(food transparency)에 높은 관심을 갖는다. 식재료가 어디에서 어떻게 생산됐는지, 생산과 가공 및 유통과정은 어떠한지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생산 환경이 우수하고 가공절차와 유통과정이 짧은 식재료에 대해 신뢰를 보낸다.  

시래기는 가을에 김장을 하고 남은 무청을 말려 채소가 귀한 계절에 국이나 나물로 먹었던 전통적인 식재료다. 그러나 이제는 섬유질과 칼륨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며 가공단계가 지극히 짧은 특성으로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훌륭한 먹을거리로 인식되고 있다.

펀치볼 시래기는 농민들이 생산하고 농협이 수매해 서울의 가락시장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에게는 농협에서 운영하는 경기도 하남의 직영 물류센터에서 공급을 맡아주기로 했다. 그야말로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의 실현이 가능했다.     

학생들은 외식산업과 농업의 협업이 왜 필요한지 깨달았을 것이다. 이들이 앞으로 외식산업 현장에서 근무하거나 훗날 경영자가 됐을 때에도 외식산업과 농업의 관계를 생각하며 건강한 음식으로 외식소비자를 행복하게 해 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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