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실질소득 감소, 외식업계 지속적인 불황 더해
국민실질소득 감소, 외식업계 지속적인 불황 더해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6.08.29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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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차 더 벌이져… 하위계층 소득감소, 영세 골목식당 직격탄
5월 임시공휴일 반짝 효과 이후 지출 더 줄여… 외식소비 감소
경기불안 심리에 금리 내려도 국민 저축률은 높아져


“밤 11시까지 영업하고 쪽잠을 잔 뒤 다음날 아침 9시 전에 나와 하루 14시간씩 일하는데 손님은 갈수록 줄어들기만 한다.” 지난해 11월 서울 광진구에서 한식당을 시작한 P씨의 하소연이다. 그는 줄어드는 고객을 잡기 위해 매월 새로운 메뉴를 추가하는 등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매출이 늘지 않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러한 외식업계의 불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가파르게 꺾인 매출 그래프는 시간이 갈수록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 외식업계의 불황은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지난 19일 발표한 ‘2016년 2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0만6천 원으로 전년 대비 0.8%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상승을 제외한 실질소득은 0.0% 증가로 제자리걸음하는 등 1년 전(2.3%)보다 크게 낮아졌다. 

실질소득이 사실상 줄어들면서 평균 소비성향 또한 함께 떨어졌다. 또 지속적인 금리인하로 이자소득이 하락하면서 재산소득(-9.8%)이 줄었고, 초ㆍ중등 명예퇴직 교원 감소로 퇴직수당(-75.7%)이 줄어들면서 비경상소득(-21.4%) 감소까지 이어졌다.
기획재정부는 “근로소득 증가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월세 비중 증가세가 둔화해 사업소득 증가율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소득의 빈부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국민소득의 분배상태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소득5분위 배율은 4.51배로 1년 전 같은 기간(4.19배)보다 상승했다. 이는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의 4.51배라는 뜻이다. 소득5분위 배율은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2분기만 보면 2008년 5.24배에서 금융위기 여파가 몰아친 2009년 5.16배였다가 2013년 4.68배, 2014년 4.58배, 2015년 4.19배로 낮아지는 추세였지만 다시 상승하고 있다.

소득5분위 배율이 상승한 것은 소득이 낮은 1·2분위 소득이 감소한 탓이다. 상위 계층인 3·4·5분위 소득증가율은 각각 1.3%, 2.4%, 1.7%인데 반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소득(-6.0%)과 2분위 소득(-1.3%)은 각각 줄었다.

기재부는 지난 2분기 가계소득이 증가한 기저효과와 임시·일용직과 고령층 취업자 둔화 등이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1분위 소득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기준 월평균 소비지출은 328만1천 원으로 전년 대비 같은 수준이었으나 실질적으로는 -0.8%로 줄었다. 소비에 쓴 돈은 그대로이고 실제 소비한 양은 오히려 줄었다는 의미다.

소비 지출은 곡물·유가 하락으로 외식을 포함한 식료품비와 주거·수도·광열비 등이 감소한 반면, 오락·문화·주류·담배 지출은 모두 증가했다. 특히 담배지출은 지난해 담뱃값 인상으로 10.9% 증가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담배 반출량은 2분기 9억5천만 갑으로 1년 전(7억9천만 갑) 보다 1억6천만 갑이 증가했다. 또 올해 연말정산제도가 바뀌면서 고소득 봉급생활자의 소득이 줄어든 것도 소비지출을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대기업 계열사의 총무부서 관계자는 “부차장급 이상은 매년 300만 원 이상의 연말정산 환급금을 받았으나 올해는 오히려 그만큼 다시 뱉어 내는 사례가 많았다”며 “목돈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3~4개월 분납토록 조정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연말정산 결과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직원들은 6~7월까지 실질소득이 감소한 셈이다.

또 이번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6일 임시공휴일 지정 등으로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오락·문화지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전국 외식업체도 일시적인 매출 증가 효과를 얻었으나 소비자들은 임시공휴일 이후 다시 허리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외식소비 감소 등 내수침체로 이어지면서 경기불황은 가속화되고 있다.

이번 통계청의 가계수지를 보면 월평균 처분가능소득(1.0%)과 흑자액(3.6%)은 늘었지만, 평균소비성향은 70.9%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평균소비성향 감소는 전반적인 경기전망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보다 저축을 늘리는 경향에 따라 더 심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민 총 저축율은 36.2%다. 기준금리가 1.25%로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지만 저축은 되레 전 분기 보다 1.8% 높아졌다. 이는 소비자들이 대부분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보고 지갑을 닫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실질국민소득이 사실상 줄어들면서 민간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며 “소비성향의 변화에 민감한 외식업체 등 자영업 비율이 많은 업종은 당분간 신규 투자를 늘리는 것보다 지출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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