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 되는 학교급식 비리… 해법은 위탁급식!’
‘되풀이 되는 학교급식 비리… 해법은 위탁급식!’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6.08.2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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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여주기식 실태점검… ‘그 나물에 그 밥’ 대책 마련에 급급

지난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로 구성된 학교급식 현장점검반이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선정고등학교 급식실을 찾아 위생관리 실태 등을 점검했다.

앞서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전국 초·중·고교 급식 실태에 대한 합동단속을 벌인 결과 유통기한 위반 등 모두 677건의 위반사례를 적발한데다 전국 5개 고교에서 727명의 학생이 식중독에 걸렸다고 발표한 지 하루만이다. 학교급식 현장점검반은 선정고의 급식 시설과 조리과정 등을 점검한 뒤 “위생관리가 철저해 지적할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날 점검한 선정고는 상대적으로 예산 사정이 좋은 사립학교인데다 3년 전 서울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급식소를 신·증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족한 예산에 낙후된 급식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대다수 학교는 둘러보지 않고 ‘눈가리고 아웅식’ 점검을 벌인 셈이다. 더욱이 하루 뒤인 25일 인천시 연수구와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고교에서 각각155명, 163명의 식중독 의심증세가 또 발생하는 등 당국의 조치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정부가 매년 학교급식 실태조사와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각종 비리와 위생불량 사례는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번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은 실태조사 결과와 함께 식재료 제조업체의 입찰담합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입찰비리 관제시스템’을 구축해 교육부, 농림축산식품부, 식약처 등 관련 기관이 정보를 공유토록 한다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번에 내놓은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의 중견 단체급식업체 관계자는 “정부는 학교급식 비리와 식중독 의심증세 등이 발생할 때마다 재발방지를 약속하면서 서둘러 대책을 내놓았다”며 “하지만 불과 1년도 안돼 같은 사례가 반복돼 왔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2006년 학교급식 질을 높이겠다며 학교급식 운영을 위탁운영에서 직영운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학교급식 환경 및 관리체계 개선 종합대책(2007∼2011년)’을 부처 합동으로 내놓았다. 이후 2011~2014년 식재료 공급체계 및 급식환경 개선과 학교급식 안전관리 매뉴얼 개발 보급 정책이 추진됐고 제한적 최저가 낙찰제를 의무화했다.

이번 입찰비리 관제시스템 구축은 이미 나와 있는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급식비리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저질급식 논란을 빚은 충암고의 경우 학교와 재단 고위층을 포함해 18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했으나 급식용역업체 대표만 구속됐고 충암학원 전 이사장과 전 교장, 행정실장 등은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한데 그쳤다.

단체급식업계에서는 급식에 대한 전권을 학교 측에 맡기는 직영급식제도를 원점에서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체급식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전문업체에 위탁, 학교 측과 학부모들의 정기적인 점검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단체급식업계 관계자는 “업계로서는 최저가 낙찰제 등으로 학교급식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서도 “그래도 안전하고 질 높은 급식을 위해서는 위탁급식을 진행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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