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관리농산물(GAP)에 대한 이해
우수관리농산물(GAP)에 대한 이해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16.09.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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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 이철호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1980년대만 해도 과일을 먹다 농약냄새가 나서 뱉어버리는 경험을 한 사람이 많았다. 잔류농약에 대한 불안감이 심했던 시절이다. 콩나물 농약오염사건을 비롯해 수입 자몽의 알라파동(1989년), 수입 밀 농약오염사건(1992년) 등 기준치를 넘는 잔류농약 오염사건들이 계속해서 매스컴을 장식했다.

농약범벅이라는 말이 이때 나돌았다. 이 시절에는 일본에서도 소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식품 위해는 잔류농약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잔류농약에 대한 관리가 식품안전관리의 중요한 과제로 자리 잡게 됐다. 수입 곡물이나 과실류에 대한 잔류농약 검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중요한 업무이며 조금이라도 기준치를 넘으면 폐기되거나 반송 조치한다.

과채류의 잔류농약 관리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가져온 계기는 각 시도의 농수산물시장에 들어오는 모든 과채류에 대해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하면서 부터다. 그전까지는 일부 농민들이 수확한 과채류의 손상을 막기 위해 수확 철에 농약을 뿌리는 관행이 있었다. 그러나 집하장에서 잔류농약검사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농민들이 스스로 수확 철에 농약을 뿌리는 일을 삼가게 된 것이다. 이것이 우수관리농산물(Good Agricultural Practices, GAP) 생산 시스템의 시작이다.

GAP는 농민 스스로가 수확 전 일정 기간 동안 농약을 살포하지 않음으로서 잔류농약이 기준치를 넘지 않는 건전한 상품을 출하하는 것이다. 요즘은 대부분의 농약이 살포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공기 중에서 분해돼 독성이 거의 남지 않는다. 정부는 우리 농산물의 안전성을 높이고 국제 경쟁력을 갖게 하기위해 GAP 인증 제도를 꾸준히 교육 홍보해 왔다.

그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최근 식자재유통업체와 위탁급식업체들이 농식품부와 우수관리농산물 사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특히 아워홈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500여 개의 사업장을 보유한 위탁급식업체 ECMD와 연매출 4300억 원 규모의 식자재유통업체 푸드머스 등이 GAP 농산물 소비확대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우리 농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국가 식량안보를 책임지는 산업이 되려면 GAP 농산물 생산에 역점을 둬야 한다. 농산물 안전관리가 잘 되지 않을 때 친환경 유기농 산업이 존재 의미를 갖게 된다. 친환경 유기농업은 수확량이 적고 가격이 비싸며 우리나라 환경에서 실천하기 어렵고, 몸에 더 좋고 안전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미약하다. 일반농법과 유기농법의 수확량을 비교한 연구에 의하면 유기농업의 수율이 일반농업보다 약 40%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따라서 친환경 유기농은 국민의 식량공급을 책임질 수 있는 농법이 아니다. 우리나라 유기농 식품의 시장규모는 전체 식품시장의 5% 미만이며 극히 일부 특정부류의 소비층을 상대로 하는 식품이다.

우수관리농산물(GAP) 생산시스템은 조직적이고 효율적인 안전관리체계와 농민 교육 홍보를 통해 비교적 쉽고 저렴하게 달성할 수 있는 식량농업정책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GAP 시스템 구축을 성공적으로 이루고 안전한 농산물을 국민에게 공급하는 선진국 수준의 식품안전관리 단계에 와 있다.

최근 GAP마스터 교육을 받은 어느 영양교사가 쓴 칼럼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GAP 농산물이야 말로 학교급식 책임자로 일하면서 느껴온 문제들을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한다. GAP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학교급식에 도입해 우리나라 학교급식의 위생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러한 바람은 학교급식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식품산업 전반에서 요구되는 사항이며,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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