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산업의 변화를 감지하라
외식산업의 변화를 감지하라
  • 관리자
  • 승인 2006.09.2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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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데스크/편집위원>
일반적으로 ‘외식’이라고 하면 집밖에서 음식을 사서 먹는 것을 말하고, 이를 사업화하는 형태가 ‘외식산업’이다. 그런데 요즘은 가정에서 직접 조리를 해서 먹는 ‘가정식’과 집밖에 있는 음식점에 가서 먹는 ‘외식’의 중간 위치에 있는 새로운 형태의 ‘중간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

아직 용어사전에 ‘중간식’이라는 말은 없다. 가정이 아니라 외부에서 조리 또는 반 조리된 음식물을 사서 가정에 가서 먹거나 약간의 조리 과정만을 거쳐 먹는 경우를 두고 영어로는 ‘take out’이라고 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중식(中食)’이라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가정대용식(Home Meal Replacement)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필자는 이를 ‘중간식’이라고 부르고 싶다.

‘테이크 아웃’이든 ‘中食’이든 ‘중간식’이든 용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외식산업의 진화를 주목하라는 것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외식업의 진화라기보다 ‘변형’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을지 모르겠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적 개념의 외식업은 가정이 아닌 집밖의 음식점에서 돈을 주고 음식을 사먹는 것을 말한다. 최근 들어 이런 전통적인 외식의 개념이 ‘파괴’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외식산업은 이제 음식점을 차려놓고 오는 손님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고객에게 ‘음식’이라는 ‘상품’을 파는 행위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접객 서비스업의 차원을 넘어 유통 서비스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 공산품의 유통이 과거에는 대리점이나 소매점을 통해 찾아오는 고객에게 물건을 파는 시대에서 무점포유통(TV홈쇼핑 또는 인터넷쇼핑몰)으로 진화했듯이 외식업도 이제는 점포 시대에서 무점포 시대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현상은 이미 국내에서도 실질적인 사례로 증명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매장 중심의 외식업체인 페밀리레스토랑들이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을 TV홈쇼핑에서도 판매, ‘대박’을 터트린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1월 업계 최초로 ‘폭립’ 제품을 홈쇼핑을 통해 판매한 베니건스는 6회에 걸쳐 무려 1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지금도 1주일에 한번(1회 방송 40분 정도) 판매할 때마다 평균 1억6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베니건스에 이어 빕스도 9월초부터 TV홈쇼핑에서 ‘바비큐폭립’을 판매하기 시작해 1회 방송에 역시 1억8천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국내 대표적인 고깃집의 하나인 삼원가든도 9월 12일과 21일 이틀 동안 ‘삼원가든 소불고기 세트’를 판매해 3천세트 매진을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외식업체들이 TV홈쇼핑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함과 동시에 광고비 투자 없이 자연스럽게 브랜드 홍보까지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고 있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필자가 볼 때 이런 현상은 하나의 이벤트로 끝날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내에서는 이제 웬만해서는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를 지불하면서 제한된 공간에서 외식업소들이 이익을 남기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매장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외식업이 아니라 ‘맛’과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인지도를 높여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상품’을 팔지 않는 이상 외식업은 ‘사업’이 아니라 ‘장사’의 수준에서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최근에는 음식의 맛이 주방장의 손맛에 따라 좌우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표준화를 통한 상향평준화가 이뤄지면서 굳이 ‘맛있는 집’을 발품을 팔아가면서 찾아가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됐다는 뜻이다.

일본 도쿄 시민들이 퇴근하면서 백화점 식품코너에 들러 반 가공 또는 완전 가공된 음식을 사서 가듯이 우리나라도 그럴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이미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외식업소가 단순히 음식을 먹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복합적인 문화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내 외식업소들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외식업소를 찾는 고객 중에 단순히 음식을 먹기 위한 고객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음식 제공 외의 차별화된 서비스가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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